아이폰7이 기대와 우려 속에서 9월 16일 정식 출시되었다. 공개 직후 크게 변하지 않은 디자인과 획기적으로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흥행 실패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예약 판매량은 전작을 뛰어넘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블랙 모델은 초고속으로 매진되었고, 제트블랙은 아예 11월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렇게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7, 국내 출시일은 현재 정해지지 않았지만 앱스토리가 출시 직후 입수해 약 1주 가량 사용해보았다. 과연 아이폰7은 사용자들에게 어떤 느낌을 전해주고 있을까? 우선 동영상을 통해 아이폰7을 만나보자.

아이폰7의 새로운 블랙, 뜯어보고 만져보고

드디어 출시, 외형은?

스마트폰의 선택에 있어서 성능이나 기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갖 기능을 다 집어넣고도 외형이 지나치게 평범하면 그 기능이 반드시 필요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선택을 망설이게 된다. 아이폰 시리즈는 디자인에 있어서는 그 동안 대체로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고, 넘버링이 바뀌는 2년에 한번씩은 완전히 변화한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아이폰7은 2년 전 출시된 아이폰6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외형으로 출시 전부터 그다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과연 어떤 외형이길래 그런지 직접 확인해보자.

아이폰7의 전면을 보면 아이폰6나 아이폰6S와 크게 다르지 않다. 테스트에 사용한 아이폰7은 아이폰6S에는 없는 블랙 모델로, 아이폰6S의 스페이스 그레이와 동일하게 전면부가 검정색이지만 다른 점은 측면과 후면도 모두 검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전면에서 보았을 때에는 가장자리 색상이 살짝 다른 점을 빼면 구분하기 어렵다. 아이폰6S와 동일한 색상인 실버와 골드, 로즈골드의 경우라면 가장자리의 색상까지 동일해서 전면부만 보아서는 더더욱 구분하기 어렵다. 아이폰6S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아이폰6와 완벽하게 동일한 디자인으로 인해 아이폰6S임을 알리기 위해서는 새로 추가된 색상인 로즈골드를 선택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아이폰7임을 확실히 알리려면 블랙이나 제트블랙을 구입해야 할 것 같다.

아이폰7(위)과 아이폰6S(아래)

하지만 색상을 제외하고도 외형상으로 확 달라진 부분이 있으니, 후면부에서 눈에 거슬리던 절연선의 변화이다. 절연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측면에서 후면으로 넘어오면서 두 갈래로 갈라졌던 형태가 한 갈래로 바뀌면서 특히 눈에 거슬리던 부분이 사라지고 후면의 가장자리를 따라 자리잡고 있던 부분만 남아서 조금은 자연스러워보인다. 게다가 블랙과 제트블랙 모델은 절연선도 동일한 블랙 색상으로 처리되어 마치 절연선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아이폰6S(좌)와 아이폰7(우)의 절연선 변화

거의 보이지 않는 블랙 모델의 절연선

정말 사라진 이어폰 단자

아이폰7이 정식으로 공개되기 전 유출되는 다양한 정보 중에는 엉터리 정보도 많고, 결국엔 진짜로 판명된 정보도 많았다. 그 중에서 3.5mm 이어폰 단자가 사라질 것이라는 설은 이미 루머 단계부터 사용자들의 많은 반발을 불러왔기 때문에 과연 정말 제거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 루머는 사실이었다. 아이폰7의 하단부를 보면 아이폰6S가 라이트닝 포트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3.5mm 이어폰 단자와 마이크 홀이, 왼편에는 스피커 홀이 있었던 것과는 달리 이어폰 단자가 제거되고 양쪽이 대칭을 이루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어폰 단자가 정말 없어졌다

그렇다면 음악은 어떻게 듣지?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함께 제공되는 번들 이어버드(이어팟)가 3.5mm 잭이 아닌 라이트닝 커넥터로 변경되어 라이트닝 포트에 직접 연결하고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그럼 이전에 사용하던 3.5mm 잭 이어폰과 헤드폰은 이제 쓸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라이트닝 포트를 3.5mm 이어폰 단자로 변환해주는 어댑터가 기본 제공된다. 그러면 이어폰을 연결한 상태로 동시에 충전은 할 수 없는 것일까? 이런 상황을 위한 액세서리가 이미 시중에 나와있지만, 기본 구성품만으로는 그렇다. 이어폰 사용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는 없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해주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변환 어댑터가 제공되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이어폰을 쓰는 데엔 불편함이 없었다.

기본 제공되는 라이트닝 이어팟

기본 제공되는 라이트닝-3.5mm 변환 어댑터

다만 3.5mm 이어폰을 직접 연결하지 못하고 어댑터를 중간에 끼워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도 있고, 접점 불량에 의해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3.5mm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면서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아이폰7 본체의 스피커가 스테레오가 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하단 스피커밖에 없었지만, 음성통화 때 사용하는 수신부 스피커도 이제는 음악 감상이나 동영상 감상을 할 때 스피커로 동작하게 되어 두 군데에서 스테레오로 사운드가 재생된다.

실내외에서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 더 나은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안팎으로 바뀐 카메라

사실 외형상의 변화는 추가된 색상, 절연선, 하단 3.5mm 이어폰 단자의 삭제 이외에도 하나 더 있다. 바로 후면 카메라다. 금속 링으로 감싸져서 아주 살짝 튀어나와 있던 아이폰6S의 후면 카메라와는 달리 아이폰7의 후면 카메라는 후면 하우징 자체가 카메라 가장자리를 감싸면서 부드럽게 돌출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카메라 렌즈의 직경도 더욱 커졌으며, 돌출된 높이도 더 높아져서 더더욱 ‘카툭튀’가 되었다.

아이폰6S(좌)보다 더 커지고 더 돌출된 아이폰7(우)의 후면 카메라

후면 카메라 옆에 있는 플래시도 자세히 보면 바뀌었다. 아이폰6S에서 두 개의 LED가 사용된 트루톤 플래시는 이제 네 개의 LED를 사용한 쿼드LED 트루톤 플래시로 진화했다.

듀얼LED 트루톤 플래시가

쿼드LED 트루톤 플래시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카메라는 이렇게 외형만 바뀐 것이 아니라 내부도 바뀌었다. 우선 후면 카메라의 해상도는 기존과 마찬가지고 1200만 화소지만 렌즈 밝기가 f/2.2에서 f/1.8로 훨씬 밝아졌고, 전작에서는 플러스 모델에만 적용되었던 광학 손떨림 보정 기술, 즉 O.I.S가 7 시리즈에서는 4.7인치 모델에도 적용되었다. 렌즈의 구성도 5매에서 6매로 늘어났다. 전면 카메라는 전작과 동일한 f/2.2 조리개를 가지고 있지만, 화소수가 500만 화소에서 700만 화소로 늘어났다.

700만화소로 늘어난 전면 카메라

홈버튼의 변화

아이폰7에서 외형상으로 변화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홈버튼이다. 지금까지의 아이폰 홈버튼은 물리적으로 눌려지는 진짜 버튼이었다. 한 번의 변화가 있었기는 했지만 이는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가 내장된 점이기 때문에 진짜 눌리는 버튼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7은 이제 눌리지 않는다. 이 점도 이미 출시 전 루머로 알려졌던 부분인데, 완전히 매끈한 전면부에 터치 방식의 홈버튼으로 바뀐다는 소문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이폰7의 홈버튼은 실제로 눌러서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튀어나오는 기존의 물리적 버튼이 아닌 터치형 버튼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버튼부가 전면과 완전히 일체형으로 된 것은 아니고 기존과 마찬가지로 금속 링을 기준으로 살짝 함몰된 형태이다. 이 부분을 누르면 터치가 인식되면서 동작하는 구조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 없는 홈버튼

그렇다면 눌린 느낌은 전혀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아이폰7의 홈버튼에는 아이폰6S의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3D터치와 마찬가지로 탭틱 엔진이 적용되어서 눌렀을 때 진짜 물리적인 버튼처럼 눌리는 느낌이 진동으로 전달된다. 또한 압력을 감지해서 살짝 터치하는 것과 깊게 누르는 것을 구별한다. 탭틱 엔진으로 전해지는 진동의 강도는 3단계로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중간 단계가 기존 물리 버튼의 느낌과 가장 흡사했다. 처음에는 약간 눌려지는 실제 버튼의 느낌과는 달라서 어색했지만 조금만 사용해보면 탭틱 효과가 다소 재미있기도 하고 느낌이 나쁘지 않아 쉽게 적응되었다. 오히려 버튼 사이로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갈 염려가 없으니 조금 더 안심이 되기도 한다.

드디어 방진방수

아이폰 사용자들이 다른 안드로이드 경쟁 모델들에 비해 아쉽게 생각하던 기능 중 하나는 바로 방진방수 기능이다. 그 동안 애플은 아이폰에 방수 기능을 넣지 않아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가 물을 엎지르거나 갑자기 비가 오기라도 하면 안주머니에 단말기를 숨겨야만 했다. 하지만 드디어 아이폰7에는 방진방수 기능이 추가되었다. 아이폰7에 방진방수 기능이 추가되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유심 트레이다. 기존 유심 트레이는 단순히 금속으로만 이루어져 있던 것과는 달리 아이폰7의 유심 트레이는 안쪽으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씰링이 추가되어 있다.

씰링이 있는 아이폰7 유심 트레이(좌)와 씰링이 없는 아이폰6S 유심 트레이(우)

하지만 아쉽게도 완벽 방수는 아니다. 아이폰7의 방진방수 등급은 경쟁상대인 삼성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7의 IP68 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IP67 등급이다. 앞에 오는 숫자가 먼지에 대한 보호 등급이고, 뒤에 오는 숫자가 물에 대한 보호 등급이기 때문에 방진 수준은 동일하고 방수 등급만 차이가 난다. 7등급은 최대 1m 깊이의 물 속에서 일시적인 침수를 견딜 수 있는 수준이며, 8등급은 정확한 수심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7등급보다 더 깊은 수심에서 계속해서 보호됨을 뜻한다. 즉, 아이폰7의 IP67은 먼지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보호되지만, 물에서는 최대 1m까지 일시적인 침수를 막아주는 수준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물에 빠뜨렸을 때 재빨리 건지면 문제가 없고 약한 수압의 물로 씻는 정도도 견딘다는 의미다. 애플 역시 아이폰7의 방수를 생활방수로 규정하고 있으며, 침수에 의한 손상은 보증에서 제외됨을 밝히고 있다. 1m 이내 깊이에서 수중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만일 침수되어서 고장 난다면 무상 보증은 불가능하다.

성능은 어느 정도?

넘버링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외형상으로는 사실 사용자들이 바라던 수준의 풀 체인지는 없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제법 큰 변화가 있다.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가 A9에서 A10 퓨전으로 바뀐 것이다. 동작클럭도 1.8GHz에서 2.2GHz로 높아졌지만,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로 바뀐 점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개의 고성능 코어와 두 개의 고효율 코어가 필요에 따라서 동작해 고사양이 필요치 않은 작업을 할 때에는 고효율 코어만을 사용해서 전력 소비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이폰7의 프로세서, A10 퓨전

그렇다면 실제로 아이폰6S와 성능 차이가 어느 정도 날까? 간단하게나마 전작과의 성능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해보았다. 테스트를 위한 앱은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Antutu Benchmark를 사용했다.

결과를 보면 아이폰6S가 130000점대 점수인 것에 비해 약 30000점 이상 높은 150000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랭킹에서의 점수를 보면 PC급의 성능을 자랑하는 아이패드 프로와 비슷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약 1주 가량 사용해보니 아이폰6S도 아직까지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지만, 아이폰7은 더욱 부드러운 동작과 빠른 앱 로딩 등을 보여주었다.

제원표

여전히 구매욕 자극하는 얄미운 애플

아이폰7을 출시되자마자 입수하여 약 1주일 가량 사용해본 느낌은 애플이 참 얄미울 정도로 사용자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혁신이 없다거나 디자인이 똑같다는 평가가 분명 있지만, 구매욕을 자극하는 새로운 색상과 기존에 지원하지 않던 방진방수와 같은 기능의 추가로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당기는 느낌이다. 더불어 확연히 높아진 성능은 불만을 갖지 못하게 한다. 이쯤 되니 오히려 기대가 된다. 경쟁모델과의 직접적인 속도 비교는 어떨지, 카메라 화질이나 기능 비교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사용자들도 이런 점들이 궁금하지 않을까?

앱스토리에서는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해드리기 위해 성능 비교와 카메라 비교를 연이어 공개할 예정이니 관심 있게 지켜보시길 바란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