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 번 열리는 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브라질에서 열리기 바로 직전인 8월 2일 미국의 뉴욕에서는 삼성의 2016년 두 번째 언팩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여섯 번째 제품이자 새로운 기능으로 대폭 변경된 갤럭시 노트7을 공개했다. 여섯 번째지만 7이라는 숫자를 달고 태어난 갤럭시 노트7은 기존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어떤 점을 그대로 승계했고 또 어떤 점을 새롭게 갖추었을까? 약 일주일간 사용 후 느낀점을 기록해보았다. 참고로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블랙 색상으로 국내 미출시 제품이다. 동영상 리뷰는 4회로 나눠서 8월 16일부터 하나씩 오픈 될 예정이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앱스토리 티비캐스트로 방문하여 구독바란다. http://tvcast.naver.com/appstory

삼성 갤럭시 노트7 기본 사용기 및 스펙 1편

플래그십은 엣지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삼성 갤럭시 노트7의 외형상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도 엣지 디스플레이의 채택이다. 삼성은 2014년 갤럭시 노트 엣지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로 엣지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갤럭시 S 시리즈에만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이후에도 계속 플랫 디스플레이 모델만 선보여 왔다. 하지만 드디어 갤럭시 노트7에서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게 된 것이다.

갤럭시 노트7의 엣지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6엣지나 갤럭시S7엣지와 마찬가지로 좌우가 휘어져 있는 듀얼엣지 디스플레이지만 갤럭시S7엣지에 비해 굽혀진 부분, 즉 엣지 부분은 좀 더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엣지 부분은 갤럭시 노트 엣지부터 갤럭시S6엣지, 갤럭시S7엣지, 그리고 갤럭시 노트7에 이르면서 굽어진 각도는 더욱 급격해지고 엣지 영역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다. 갤럭시S6엣지의 경우 뒷면은 완전히 평평한 형태였지만 갤럭시S7엣지는 디스플레이 부분만큼은 아니지만 후면도 마치 듀얼엣지처럼 양 옆이 곡면으로 되어 측면이 더욱 얇게 보이면서 그립감도 높아졌다. 갤럭시 노트7에 와서는 전면 양 옆의 곡면만큼 후면도 똑같은 길이로 휘어져 있어서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는 전후면이 완전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두께는 더욱 얇게 느껴지고, 그립감도 한결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노트7(좌)과 갤럭시S7엣지(우)의 측면 비교

갤럭시 노트7의 상단에는 유심 트레이가 삽입되어 있는데, 트레이에는 마이크로SD도 함께 삽입할 수 있는 겸용 트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5에서 저장공간 확장 기능이 제거되어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최대 256GB까지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최대 256GB의 마이크로SD 사용 가능

하단부에는 충전단자가 갤럭시 노트 시리즈 최초로 USB type-C가 채택되었다. USB type-C는 상하 방향성이 없어 케이블을 연결하기에 한결 편리하며, 케이블만으로도 두 기기를 서로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USB Type-C 단자 채택

지문인식에 이어 홍채인식까지

지문인식이 처음 스마트폰에 도입된 후 점차 많은 제조사들이 지문인식 기능을 채택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플래그십만의 하나의 특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보급형에까지 지문인식 기능이 채택되기 시작하면서 플래그십의 마케팅적인 장점으로 내세우기엔 너무나 대중화된 기술이 되어버렸다. 이후 또 다른 생체인식 기술이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일본에서 세계 최초의 홍채인식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주목 받는 생체인식 기술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삼성에서도 갤럭시 탭 아이리스 태블릿PC에 홍채인식 기술을 채택해서 출시한 바 있으며, 자사의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갤럭시 노트7에도 채택하게 되었다.

갤럭시 탭 아이리스가 후면에 홍채인식 카메라를 내장해 상대방의 홍채를 인식해 업무상 본인확인 용도로 사용한 것과는 달리 갤럭시 노트7의 홍채인식은 지문인식과 마찬가지로 소유자가 잠금이나 주요 보안 기능을 해제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홍채인식 카메라 역시 전면부에 위치해 있다. 갤럭시 노트7의 전면 상단부를 보면 음성통화용 스피커 양쪽으로 카메라같은 것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스피커 오른편에 있는 가장 큰 원형은 기존 스마트폰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전면 카메라이다. 스피커 왼편의 원형이 홍채인식 카메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른편 끝부분이 홍채인식 카메라의 위치이며 스피커 왼편에 있는 것은 홍채인식 시에 사용되는 적외선 조명이다.

두 개의 써클 포인트에 눈을 위치하기도 전에 빠르게 인식하여 잠금해제 된다

홍채인식을 실제로 사용해보면 화면 상단에 나타나는 두 개의 동그라미에 눈을 위치시키면 인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동그라미에 눈이 위치하기도 전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홍채를 인식해 잠금이 해제된다. 홍채인식은 지문인식과 동시 또는 각각 선택해서 잠금 해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문이 최대 4개까지 저장할 수 있어 여럿이 함께 사용할 경우 최대 네 명의 지문을 등록해 쓸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한 명의 홍채만 등록할 수 있다. 홍채 인식 화면은 기본 설정처럼 동그라미 두 개를 표시할 수도 있지만, 동물 등 재미있는 이미지를 선택해 인식 화면을 꾸밀 수도 있다.

하지만 지문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할 경우 잠긴 상태에서 지문인식 센서가 내장된 홈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보안 해체 과정이 완료되지만, 홍채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하려면 홈 버튼을 누르고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린 후 서클 포인트에 눈동자를 맞추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문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나 잠금 해제 이외의 좀 더 강력한 보안을 요하는 용도 이외에는 주 보안 해제 용도로 쓰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드디어 노트도 방진방수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 중 최초로 방진방수 기능을 갖추었던 갤럭시S5는 충전단자를 커버로 막아 물의 유입을 막았다. 이후 단자를 막지 않고도 방진방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 향상되었지만 갤럭시S 시리즈와는 달리 S펜의 삽입부로 인해 내부의 노출 가능성이 더 높은 노트 시리즈는 여전히 방진방수 기능을 채택하지 못했다. 하지만 드디어 갤럭시 노트7에는 방진방수 기능이 채택되었다.

갤럭시 노트7의 방진방수 기능은 S펜에까지 적용되어 대다수의 방진방수 스마트폰이 수중에서는 터치 기능을 쓸 수 없어 물리버튼만을 눌러서 사진을 찍는 정도만 활용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갤럭시 노트7은 수중에서 S펜을 이용해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기 기능까지도 쓸 수 있다. 이제 수중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은 물론이고, 메모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재미있는 S펜의 새로운 기능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S펜 역시 더욱 새롭게 변경되었다. 우선 펜팁의 두께가 1.6mm에서 0.7mm로 상당히 얇아졌으며, 필압도 2048 단계에서 4096 단계로 두 배 섬세한 압력감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S펜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을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는 에어 커맨드에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동영상을 움직이는 GIF로 저장하는 기능과 번역 기능이 눈에 띈다.

번역 기능은 인터넷 서핑 중이나 문서를 읽는 도중에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S펜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사전을 찾듯이 번역이 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안에 있는 글자까지도 인식해서 번역할 수 있으며, 총 37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움직이는 GIF 만들기는 스마트 셀렉트에 추가된 기능으로, 동영상을 재생하는 도중에 재미있는 영상의 일부를 잘라 일명 ‘움짤’로 만들 수 있다. 사용 방법은 캡처할 영역을 지정하고 필요한 부분만 녹화하는 방식이다. 녹화된 영상은 갤러리의 Animated GIF 폴더에 GIF 확장자로 저장되어 언제든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7으로 생성한 움직이는 GIF

카메라와 S펜, 문제점은 없나?

바로 전작인 갤럭시 노트5가 출시되었을 때 가장 큰 논란은 S펜 게이트로, S펜을 실수로 수납부에 거꾸로 끼워 넣었을 때 펜이 중간쯤 들어가다가 걸려서 빠지지도, 들어가지도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강제로 S펜을 뽑으려고 하면 안쪽의 걸쇠가 부러지면서 S펜의 추출 자동 인식 기능이 실행되지 않아 사용에 큰 불편이 발생하기도 했다. 초기의 이 문제에 대해 결국 삼성전자는 무상수리를 제공했으며, 이후 문제를 해결한 부품을 사용하면서 S펜 게이트를 막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떻게 대비했을까?

갤럭시 노트7의 S펜을 거꾸로 삽입해보니 팁의 반대쪽 머리 부분에서 걸려서 아예 들어가질 않아 S펜 게이트는 발생하지 않았다.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렵지만, 정밀 측정을 해보면 S펜의 몸체보다 머리 부분을 약 0.4mm 넓게 만들어서 아예 반대방향으로 넣을 수 없게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S펜의 역삽입은 불가능

갤럭시 노트7의 하드웨어는 많은 부분 갤럭시S7과 동일한데, 카메라 사양 역시 갤럭시S7과 동일한 듀얼픽셀 1200만 화소이다. 그런데, 갤럭시S7은 출시 초기 카메라의 왜곡 현상으로 인해 한동안 문제가 된 바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는 사라졌지만 같은 하드웨어가 채택되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 다행스럽게도 갤럭시S7의 초반에 지적되었던 왜곡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 왜곡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의 성능은 갤럭시S7과 마찬가지로 발군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 성능의 자세한 비교는 별도의 기사로 다룰 예정이다.

갤럭시 노트7의 성능은?

갤럭시 노트7의 하드웨어 사양은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 중 최상위급에 속한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나 엣지 디스플레이 채택뿐만 아니라 성능상으로도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판매 모델은 엑시노스8890 옥타코어 프로세서에 4GB 램을 탑재했으며, 일부 해외 지역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채택해서 출시된다. 엑시노스8890의 국내판과 스냅드래곤 820의 해외판간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성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동급으로 설명하고 있는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채택한 소니의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를 비교대상으로 하여 몇몇 벤치마크 앱으로 성능을 측정해보았다. 단, 테스트에 사용된 기기는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제품이 아닌 테스트용 샘플이기 때문에 성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결과를 보아야 할 것이다.

성능비교 전에 먼저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성능을 측정해보았다. 배터리 성능 테스트는 GeekBench의 Battery Test를 이용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약 12시간 가량 배터리 테스트가 진행되었으며, 배터리 스코어는 7230점으로 상당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비슷한 점수로는 갤럭시S7엣지가 동등한 7000대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시스템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하는 Antutu Benchmark 결과이다.

결과를 보면 비교대상인 소니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에 비해 3D 성능은 다소 낮게 나타났으나, 2D 그래픽 성능인 UX 항목이나 CPU 항목 등 나머지 항목에서는 큰 차이로 높은 점수를 기록해 총점 134950으로 더 높은 성적을 거뒀다. 다음으로는 마찬가지로 시스템 전반의 성능을 측정하는 Basemark OS II를 이용한 테스트이다.

이번에도 그래픽 성능은 비교대상보다 약간 낮게 나타났지만 시스템과 메모리 항목에서 크게 앞서 총점 2670점으로 2254점을 기록한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는 프로세스의 성능을 측정하는 GeekBench 3의 테스트 결과이다.

GeekBench 3의 싱글코어 점수는 스냅드래곤 820을 채택한 엑스페리아 X 퍼포먼스의 2245점보다 조금 낮은 2161점을 기록했지만, 쿼드코어인 소니에 비해 두 배 많은 옥타코어의 엑시노스를 채택해 멀티코어 점수에서는 소니의 5296점보다 1000점 이상 높은 6479점을 기록해 멀티코어를 사용하는 앱에서는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3D 그래픽 테스트를 위한 3DMark 테스트 결과이다.

OpenGL ES 2.0을 사용해 720p 해상도로 테스트하는 Ice Storm Unlimited 항목과 OpenGL ES 3.1을 사용해 1440p 해상도로 테스트하는 Sling Shot using ES 3.1 항목 모두 엑시노스 8890의 갤럭시 노트7이 약간씩 낮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 성능 테스트 결과가 소비자의 손에 쥐어지는 양산품과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동일한 성능이라면 스냅드래곤 모델에 비해 동급 엑시노스 모델의 GPU 성능이 약간 낮다고 볼 수 있다.

제원표

완전체로 진화하고 있는 노트

일부 사용자들은 갤럭시 노트7의 디자인이 기존 갤럭시S6 및 갤럭시S7의 엣지 모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 디자인적인 혁신이 없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며, 동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 스마트폰 최초의 홍채인식 기능이나 노트 시리즈 최초의 방진방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혁신’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최상급의 성능과 흠잡을 데 없는 만듦새, 뛰어난 사진촬영 결과물 등 스마트폰이 갖춰야 할 거의 모든 점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경쟁사인 애플의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당히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볼만 하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다양한 구매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기다려온 갤럭시 노트7의 만족스러운 기능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구매 혜택까지 더해 구매욕을 자극받게 되었다. 플랫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노트를 기대한 소비자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지만 이 정도면 차기 모델이 정말 기대된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