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부진을 거친 후 내놓은 LG의 새로운 야심작 G5는 모듈 구조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배터리를 하부로 빼내는 형식의 변화만이 아닌, 다양한 모듈을 교체 장착함으로써 새로운 기능과 성능을 부여할 수 있는 이 방식은 G5와 함께 공개한 초기 모듈인 캠 플러스 모듈과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이 있었기 때문에 인기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참고 : 지금 G5를 주목해야 하는 5가지 이유) 그렇다면 이 모듈을 어떤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어떤 장점을 제공할까? 캠 플러스 모듈과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직접 사용해보며 장단점을 확인해보자.

디지털 카메라로 변신 – 캠 플러스 모듈

구성품과 구조

G5의 캠 플러스 모듈은 이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성능상의 이득은 별로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내장된 배터리로 인해 사용시간이 늘어난다는 정도랄까? 물론 이것만으로도 색다른 장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머지는 성능이 아닌 기능상의 업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구성품을 살펴보자.

캠 플러스 모듈의 구성품

캠 플러스 모듈의 구성품은 아주 심플하다. 간략한 사용 설명서와 캠 플러스 모듈 본체뿐이다. 설명서에는 버스트샷 지원에 대한 안내도 있는데, 연사 기능은 차후 G5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알리고 있다. 4월 14일 현재까지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 하단부는 기본 모듈보다 약간 길기 때문에 장착 시 G5의 전체 길이는 조금 늘어난다. 캠 플러스 모듈의 배터리 장착부는 기본 모듈과 동일하며, 그 뒤쪽으로 그립이 위치해 있다.

캠 플러스 모듈의 배터리 그립 부분 측면에는 셔터 버튼과 동영상 촬영 버튼, 그리고 LED배터리 인디케이터가 있고, 모서리 코너 부분에는 줌 인/아웃 휠이 자리하고 있다. 캠 플러스 모듈의 하단부에는 카메라 온/오프 버튼과 USB 포트, 마이크 홀과 스피커가 보인다. USB 포트와 마이크 홀, 스피커는 기본 모듈에 있는 것과 동일한 구성이다.

G5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 기본 모듈을 G5 본체에서 빼낸 후 배터리를 분리해서 캠 플러스 모듈의 배터리 삽입구에 끼우고 모듈을 다시 G5 본체에 끼워 넣으면 장착이 완료된다.

향상된 그립감, 보조배터리 역할도

모듈 장착 후의 모습은 아주 슬림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모습과 흡사하다. 모듈의 그립부는 G5 본체의 후면을 약 1/3 가량 덮고 있으며, 가죽 느낌의 엠보싱을 넣은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그립감을 높여주고 있다.

캠 플러스 모듈을 장착하고 나면 그립감은 나아질까? 사실 눈으로 보기만 했을 때에는 그립 형태가 워낙 단순한 네모 형태라 그립감 향상에 그다지 기대가 들지 않았지만 얇은 두께의 G5 본체만 쥐고 사진을 찍을 때에 비하면 월등히 나아진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얇은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할 때에는 안정감이 부족해서 두 손으로 잡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G5의 광각 촬영을 할 때에는 후면 카메라가 있는 쪽의 손가락이 살짝 화면에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하다가 아차 싶을 때가 있다. 캠 플러스 모듈을 장착하면 한 손에 쥐고도 안정적이어서 두 손으로 잡고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다.

예상보다 안정적인 그립감

캠 플러스 모듈의 그립부 안에는 1200mAh의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 G5 본체에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별도로 충전이 가능하며, 연결된 상태에서 충전하면 본체의 배터리와 함께 충전된다. 또한 캠 플러스 모듈을 G5에 장착해둔 상태에서 캠 플러스의 배터리가 G5를 충전시켜서 쉽게 이야기하면 1,200mAh의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둔 상태가 된다.

메인 배터리 충전까지

실사용, 장점과 단점

캠 플러스 모듈을 G5에 장착한 상태로 사용해보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그립감은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다. 그립부로 인해 두께가 상당히 두꺼워지지만, 평상시처럼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녀보니 휴대에 큰 불편은 느껴지지 않았다. G5가 잠김 상태이거나 다른 앱을 사용하고 있을 때에도 캠 플러스 모듈의 카메라 온/오프 버튼을 눌러주면 곧바로 카메라가 실행되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 점은 상당히 편리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불편한 점이 있다. 사진을 찍은 후 촬영된 사진을 확인하고 다시 사진 촬영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보통의 디지털 카메라는 셔터 버튼을 살짝 눌러주면 되는데, G5의 캠 플러스 모듈은 촬영 사진 확인 상태에서 셔터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작동을 하지 않는다. 촬영한 사진을 확인하는 상태는 이미 카메라 앱에서 빠져나가 갤러리나 포토 앱을 실행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사진 촬영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카메라 온/오프 버튼을 다시 눌러주거나 화면을 터치해 카메라 아이콘 또는 뒤로가기 아이콘을 눌러줘야 한다. 본체가 잠금 모드일 때 카메라를 실행한 상태라면 촬영된 사진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카메라 온/오프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G5 본체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반셔터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점을 잡고 구도를 변경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일반적인 사용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편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화면에서 초점을 잡고 싶은 위치를 터치해서 중앙이 아닌 원하는 어느 곳이든 초점을 잡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획기적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줌 인/아웃 다이얼이 적당한 위치에 있어서 한 손만 사용해서 촬영할 때 줌을 조절하기 편리한 점도 장점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을 할 때에는 디지털줌이기 때문에 화질 저하가 발생해 줌 기능을 잘 사용하지 않아 줌 다이얼이 그다지 필요치 않지만, G5는 후면에 표준 및 광각 두 개의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어서 두 카메라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줌 다이얼이 필요하다. (참고 : 갤럭시S7 vs G5 카메라 비교, 승자는?) 하지만 여기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우선 다이얼의 회전이 아무런 느낌 없이 헛도는 것처럼 회전한다. 약간의 걸림이 느껴져야 더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줌 인/아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줌 인/아웃 다이얼을 밝기 조절 등의 다른 용도로 지정하는 기능이 없다. 캠 플러스 모듈의 버튼과 다이얼은 애초 지정된 기능으로만 동작한다. 즉, 커스터마이징은 불가능하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장점으로 볼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캠 플러스 모듈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볼륨 버튼이나 화면상의 터치 셔터 버튼이 모두 그대로 동작한다는 점이다. 약간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아마도 캠 플러스 모듈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세로 촬영 시에는 모듈의 셔터 버튼보다는 볼륨 버튼으로 촬영하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에 기능을 모두 살려둔 것으로 보인다.

G5와 캠 플러스 모듈로 촬영한 샘플 이미지

DAP 부럽지 않다 -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구성품과 구조

캠 플러스 모듈과 함께, 어쩌면 G5 모듈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정식 명칭 'LG Hi-Fi Plus with B&O Play'는 확실한 성능 향상을 가져다 주는 모듈이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구성품은 캠 플러스 모듈보다는 좀 더 다양하다.

간략한 사용 설명서와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본체, OTG 케이블, 그리고 휴대용 파우치가 제공된다. 파우치에는 구석에 B&O 로고도 마킹되어 있어 상당히 고급스럽다. 보통 기본 모듈을 대신해 장착한 상태로 다니기 때문에 파우치에 넣고 휴대하는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G5에 장착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서 그런 용도를 위해 휴대용 파우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하단에는 기본 모듈과 마찬가지로 USB 포트와 마이크 홀, 스피커가 자리하고 있으며, 기본 모듈에는 없는 3.5mm 헤드폰 단자가 있다. G5 본체의 상단에도 3.5mm 헤드폰 단자가 있는데,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기능을 사용하려면 이 모듈에 있는 헤드폰 단자에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연결해야 한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상단에도 하단과 동일한 USB 포트가 있는데, 이 것은 DAC 입력 포트이다. 용도는 잠시 후 소개하겠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장착하려면 우선 모듈의 위쪽 캡을 분리해야 한다. 캡을 분리하면 드러나는 배터리 고정부는 기본 모듈과 동일한 형태이다.

캡을 분리하고 배터리를 장착한 후 G5 본체에 삽입해주면 설치는 완료된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무광 검정의 플라스틱 재질이라 금속 소재의 G5에 장착하면 투톤이 되면서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실버 모델에 장착했을 때에는 1세대 아이폰의 후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전면에 있는 B&O 로고 때문인지 좀 더 색다른 느낌이다. 모듈의 길이는 캠 플러스 모듈보다 좀 더 길어서 G5 본체의 길이는 가장 길게 늘어나게 된다.

청음 - 음질 차이 확연히 느껴져

하이파이 모듈을 사용하기 위한 별다른 설정은 필요치 않다. 모듈을 연결하고 모듈의 헤드폰 단자에 헤드폰 또는 이어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되며, G5 상단 상태바에 하이파이 로고가 표시된다. 이 상태에서 음악을 재생하기만 하면 된다. G5의 소리/알림 설정에 있는 고급 설정의 32bit Hi-Fi DAC 항목은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이 활성화된 상태에서만 설정 가능한데, 연결된 음향기기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자동으로 설정해주며, 볼륨을 75단계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좌우 각각 소리 설정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음질 향상이 확연히 느껴질까? 물론 향상이 느껴지지만 G5 자체의 음원 재생 능력도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완전히 달라진 음질을 기대했다면 약간 실망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향상된 음질은 분명 느껴진다. 성능이 좋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함께 사용한다면 좀 더 확연히 느껴질 것이다.

뛰어난 호환성, 더욱 느껴지는 음질 향상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또 한 가지 장점은 G5 이외의 기기와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기기와 연결할 때에는 함께 제공되는 캡을 씌운 상태로 OTG 케이블을 이용해서 연결하면 된다. 대다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마이크로USB 단자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제공되는 OTG 케이블을 이용하면 연결이 가능하다. 이 때에도 별다른 앱이나 드라이버의 설치도 필요치 않고 자동으로 인식된다. 다른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할 때에는 음질 향상의 차이를 좀 더 느낄 수 있다.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뿐만 아니라 PC에도 연결할 수 있다. PC와 연결할 때에는 G5와 함께 제공되는 USB 타입C-표준 USB 케이블을 이용하면 된다. 단, PC에 연결할 때에는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정상적으로 인식 가능하다. PC에도 고성능의 사운드카드를 장착해서 쓰는 경우에는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연결하지 않아도 좋은 음질을 얻을 수 있지만 별도의 고성능 사운드카드를 장착하지 않고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를 이용한다면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음질 향상이 상당히 확연하게 느껴진다. 내장 사운드를 이용하다가 고가의 사운드카드를 장착한 뒤의 변화보다 더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출력도 더 높아져서 더욱 강력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PC에 설치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의 별매 가격은 18만9천 원이며, 뱅앤올룹슨 H3 이어폰이 포함된 패키지의 경우 46만8천 원에 책정되어 있다. 이 중에서 H3 이어폰 포함 패키지는 초기 구매자들에 한해 28만9천 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즉,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 구매자에게 H3 이어폰을 10만 원에 제공한 셈이다. B&O H3가 국내에서 병행수입품도 최저가 20만원대 중후반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초기 구매자들은 H3를 구매하면 모듈을 무상으로 받은 셈이다. H3가 포함되지 않은 모듈만의 가격도 다른 휴대용 USB DAC의 가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메리트 있는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성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겠지만, 일단 한 번 들어보면 구매 욕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