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MP3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어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된 아이팟을 내놓은 애플은 이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휴대전화 시장을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새롭게 뒤바꿔 놓았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아이패드를 공개해서 태블릿PC 시장도 새롭게 만들어내면서 스마트 IT 시장의 범접할 수 없는 최강자 자리에 오른 애플은 그 이후 계속해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최고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패드의 신모델 아이패드 에어2는 에어라는 이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진정한 ‘에어’스러운 외형과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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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얇게, 더욱 세련되게
아이패드 에어2의 디자인은 전작인 아이패드 에어와 큰 차이가 없다. 가장자리 모서리를 다이아몬드 커팅한 형태나 전원 버튼은 거의 그대로다. 달라진 점은 볼륨 버튼이 아이폰6의 볼륨 버튼과 동일하게 홈을 판 위에 배치해서 좀 더 덜 돌출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무음/화면 회전 잠금 버튼이 제거되었으며 하단에 있는 라이트닝 단자 양쪽의 내장 스피커도 작은 구멍이 2열로 나있던 형태에서 아이폰6와 마찬가지로 큰 구멍이 1열로 나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후면 카메라는 렌즈 주변에 금속 테두리가 노출되어있던 것이 사라졌다. 상단과 후면 중간쯤에 있던 듀얼 마이크는 볼륨 버튼 위와 후면 카메라 옆으로 이동했다.

▲아이패드 에어2(상)와 아이패드 에어(하)

대략적인 주요 하드웨어적인 변화를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양 비교표를 보면 우선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디스플레이 자체 사양은 동일하다. 크기도 세로와 가로폭은 동일한데, 두께는 7.5mm에서 6.1mm로 약 18% 더 얇아졌다. 무게 또한 가벼워져서 아이패드 에어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 얇아진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로 이제 정말 부담 없는 휴대가 가능하게 되었고 에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무색해졌다. 참고로, 최초의 아이패드는 13.4mm의 두께에 680g의 무게였으니, 두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 아이패드 에어(우)와의 두께 비교 / 아이폰6플러스(우)와의 두께 비교

▲ 아이패드 에어2(좌)와 아이패드 에어(우)의 디스플레이 비교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디스플레이의 수치상 차이는 없다. 같은 크기에 같은 해상도, 동일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으며, 명암비와 휘도 역시 동일하다. 하지만 유리 커버와 터치센서, LCD 이렇게 세 개의 레이어로 되어있던 것을 아이패드 에어2는 하나로 통합해 레이어 사이의 미세한 공간을 없앴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던 내부의 반사도 사라져서 더욱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손이나 터치펜으로 화면을 터치할 때에 화상과의 거리감을 더욱 줄여서 실제 그림에 손을 대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여기에 반사 방지 코팅을 적용해서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드디어 채택된 터치ID

▲ 터치ID

내장된 충전식 리튬 폴리머 배터리는 8690mAh에서 7340mAh로 용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용시간은 기존과 동일해서 최적화와 칩셋 제조공정 개선으로 얻은 절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처럼 전력 소비량을 줄였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낮추면서도 사용시간은 똑같이 유지할 수 있으며, 또 그만큼 무게를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아이패드 에어2가 외형상으로 확연히 달라진 점은 바로 터치ID의 채택이다. 이미 아이폰에서는 아이폰5S 시절부터 채택된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는 아이폰5S 이후에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에 당연히 추가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을 뒤엎고 채택되지 않아 아이폰 라인업에만 사용하고 아이패드 라인업에는 적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루머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에서 한 번 쉬고 다음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2에 이르러서야 터치ID를 내장해서 역시나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제대로 공략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강력해진 프로세서 파워
프로세서는 A7에서 A8X로 바뀌었는데, A7이 듀얼코어였던 것에 비해 A8X는 트리플코어로, 당장 코어 수부터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A8X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사용된 A8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프로세서로, 아이패드 에어에 사용된 A7의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10억개 수준이었고 아이폰6의 A8이 20억개 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아이패드 에어2의 A8X는 30억개나 된다.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의 A7에 비해 A8X 프로세서 성능은 40% 빨라졌으며 그래픽 성능은 2.5배 이상 향상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로세서만 바뀐 것이 아니다. 아이패드 에어2에 이르러서 드디어 사용자들의 숙원이었던 램 용량 증가가 이루어졌다. 대다수의 고사양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2GB의 램을 탑재하고 또 3GB를 사용하는 제품들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에까지 1GB 램을 고집했었다. 물론 첫 아이패드에는 256MB라는 놀랍도록 작은 램을 사용했었던 것에 비하면 1GB도 장족의 발전이지만 아무리 신(神)의 솜씨로 최적화한 신적화를 적용해서 램 용량 부족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들 심리적인 램 용량 마지노선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드디어 2GB 램’은 새 아이패드를 기다려온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아이패드 에어와 마찬가지로 아이패드 에어2에는 모션 보조 프로세서가 장착되어 있다. A7에는 M7이 들어갔던 것처럼 A8X를 위한 모션 보조프로세서인 M8이 사용되었는데, 센서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전담해서 A8X 프로세서의 부담을 줄여주고 전력 효율까지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패드 에어2에는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자이로스코프 센서와 가속도계, GPS, 나침반 센서가 내장되어 있으며 기압계가 추가되어서 총 5개의 센서 정보를 M8이 담당하고 있다.

카메라, 튀어나오지 않았다

▲ 아이폰6플러스(상)와 비교한 카메라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 지금까지는 없던 절연테이프를 붙인 것 같은 후면 디자인과 함께 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아이폰을 바닥에 반듯하게 눕히지 못하는 문제로 사용자들은 경악한 바 있다. 다행히 아이패드 에어2의 카메라는 튀어나오지 않았다. 아이폰6보다 더 얇은 두께에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지만 아마도 아이패드 에어2에 아이폰6 수준으로 높은 사양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되었다면 똑같이 카툭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어쨌든 아이패드 에어2의 후면 메인 카메라는 이전 모델에 비해 해상도도 높아졌으며 이전에는 아이폰에서만 지원하고 아이패드에서는 지원하지 않던 연사 모드와 초당 120프레임 슬로 모션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게 되어 더욱 다양한 환경에서 원하는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 아이패드 에어2(좌)와 아이패드 에어(우)의 카메라 성능

화질도 아이패드 에어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서 아이폰5S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테스트 결과 노이즈 제거 능력 등 화질이 많이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정한 차이는 성능

▲ 아이패드 에어(상)와 아이패드 에어2(하)

아이패드 에어2의 성능이 실제로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벤치마크 테스트 툴을 사용해보았다. 비교 대상은 아이패드 에어를 사용했으며 우선 Geekbench를 통한 프로세서 성능 비교이다.

싱글코어 성능 차이는 약 25% 향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멀티코어에서는 두 배 가까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작클럭 차이와 함께 듀얼코어인 A7과 트리플코어인 A8X의 근본적인 코어 수 차이로 볼 수 있다.
Antutu 테스트 결과도 60% 가까운 성능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앱토평가 90점

성능과 디자인 모두를 잡다
간사한게 사람의 마음이랬나? 아이패드 에어를 처음 구입해서 지금껏 사용하면서 무겁거나 두껍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지만 아이패드 에어2를 얼마간 사용하고 나니 기자의 아이패드 에어는 왜이리 두껍고 무겁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전히 아이패드 에어도 슬림한 편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보지만 엄청난 성능 차이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큰 성능 향상이 있으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낮아진 것은 기술의 발전 때문일까? 어쨌든 이제 아이패드 에어2는 너무 얇아서 휘어질지도 모르니 내 아이패드 에어가 더 튼튼하다고 자기 암시를 걸어야 할 시간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