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된 묵직한 사운드
페니왕 왕버드 이어폰

두툼한 부피와 크기에서 비롯되는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강력한 사운드로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이파이 헤드폰 브랜드 페니왕. 그런 페니왕이 기존 헤드폰 위주의 제품 라인업에서 벗어나 자사 최초의 이어폰인 왕버드(Wang Buds)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페니왕 왕버드가 주목을 받는 이유에는 페니왕 최초의 이어폰이라는 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타사 이어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디자인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넉넉한 크기만큼 좀 더 큰 드라이버 유닛이 탑재될 수 있고, 대형 공기실을 갖고 있기 때문에 헤드폰 수준의 풍부한 음량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페니왕 왕버드. 과연 어떤 특징을 보여줄지 앱스토리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hu.co.kr/vqnf1w | 소비자가 : 139,000원

이어폰 역사상 전례가 없던 독특한 디자인

왕버드는 페니왕 최초의 이어폰이지만 역시 페니왕 제품이라 부를 만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왕버드는 여러 디자인적인 특징을 갖고 있지만, 우선 헤드 부분의 지름이 2cm인 데서 첫 번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기존 이어폰의 헤드 지름이 대부분 1cm 안팎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왕버드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버드의 이러한 커다란 크기는 기존 페니왕의 헤드폰인 3003 ANC나 2003 시리즈 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헤드 부분에 적용된 물결 무늬도 페니왕 헤드폰의 헤드 밴드에서 볼 수 있었던 디자인 아이덴티티이기도 하다. 지름이 큰 대신 두께를 꽤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크기가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막고 있으며,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탓에 무게 또한 매우 가볍다. 또한 헤드와 커넥터에는 멋스러운 페니왕 로고가 필기체로 새겨져 있어 다소 부족한 고급스러움을 만회하고 있다.

작지만 알찬 구성

왕버드의 구성품은 작은 종이 박스 안에 알차게 담겨져 있다. 자석으로 닫혀있는 덮개를 열면 왕버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그 밑에는 파우치와 매뉴얼이 들어 있다. 파우치 안에는 여분의 실리콘 이어팁이 들어 있어 사용자의 마음을 뿌듯하게 해준다.

사용자를 배려한 4가지 실리콘 이어팁

기본적으로 오픈형이면서도 커널형을 지향하는 왕버드는 부피가 큰 탓에 귀에 정확히 고정되지 않으면 쉽게 빠질 염려가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수많은 사용자의 귀 모양과 크기를 만족시켜줄 4가지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을 기본 제공해 사용자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왕버드에는 기본적으로 S 사이즈의 이어팁이 장착되어 있으며 자신의 귀 크기에 따라 손 쉽게 이어팁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 단, 이어팁의 재질상 먼지가 잘 묻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새로운 방식의 삼각형 형태 케이블

많은 이어폰 제조사들이 케이블의 줄꼬임 현상을 막기 위해 플랫 형태나 케블라 소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 현 시대 이어폰의 트렌드다. 하지만 페니왕 왕버드는 이런 트렌드에서 벗어나 케이블 단면이 삼각형 형태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왕버드의 삼각형 형태 케이블은 플랫 케이블보다 부피를 적게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고, 실제로 줄꼬임 현상도 적기 때문에 왕버드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커다란 크기이기에 가능한 왕버드만의 듀얼 드라이버

왕버드의 기술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타 이어폰에 비해 큰 부피를 갖고 있는 덕분에 큰 사이즈의 드라이버를 장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의 사이즈가 15.4mm로 일반 이어폰에 비해 매우 크며, 이 때문에 매우 탄탄한 중저음을 완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커다란 사이즈의 우퍼와 달리 고음을 맡는 트위터는 일반적인 9mm 사이즈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퍼와 트위터 사이에 넉넉한 크기의 공기실을 만들어 뒀기 때문에 소리의 흐름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헤드폰 수준의 풍부한 공간감과 음감을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무난한 통화 음질

왕버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전용 제품을 지향한다. 따라서 리모컨에는 iOS 스마트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볼륨 조절 버튼이 자리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사용 가능한 재생/정지 버튼도 함께 위치하고 있다. 버튼 뒷면에는 전화통화를 위한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는데, 통화 품질이 썩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급하게 사용할 시에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단단한 착용감과 완벽한 차음성

앞서 언급한대로 왕버드는 4가지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을 제공하는데 이어팁의 재질이 부드럽고 각 사이즈마다 크기 차이가 확실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의 귀 크기에 맞게 이어팁을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귓바퀴 밖으로 이어폰이 튀어나오는 탓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실리콘 이어팁이 귀에 단단히 고정되기 때문에 아주 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귀에서 왕버드가 빠질 일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단단한 고정력은 자연스럽게 차음성을 높여주고 사용자로 하여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Sound

Hiphop

Eminem - The Monster
리한나가 피처링을 한 에미넴의 ‘The Monster’는 풍부한 음감이 특징인 왕버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곡 초반에 들려오는 리한나의 보컬에서부터 확실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런 특징 덕분에 보컬음의 울림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이후 들려오는 에미넴의 속사포 랩은 중저음의 비트음에 묻힐 만 한데도 꽤 정확하게 보컬과 배경음악을 분리시켜 준다. 덕분에 중저음의 묵직한 사운드 속에서 에미넴과 리한나의 조화로운 보컬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3분 이후부터 시작되는 절정부분에서는 각종 효과음과 보컬의 공간감이 극대화돼 마치 콘서트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Rock

Queen - Bohemian Rhapsody (Live at the Montreal Forum)
영국의 대표적인 록 그룹 퀸의 명곡인 ‘Bohemian Rhapsody’의 라이브 버전이다. Bohemian Rhapsody의 특징인 락의 거친 음색과 감미롭고 부드러운 오페라의 하모니가 왕버드에서 충분히 구현되는 느낌이다. 커다란 우퍼 유닛의 탑재로 인해 중저음 성향이 강할 것 같았던 왕버드는 리드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허스키한 고음을 충분히 소화해 매우 시원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한 보컬과 악기음을 꽤 명확하게 분리해서 들려주며, 라이브 버전의 특징인 관중들의 간헐적인 함성 소리를 잘 전달해주고 있다.

Classic

Janusz Olejniczak - Nocturne in C-sharp Minor(1830)(The Pianist OST)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그린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 OST에 첫 번째 트랙으로 잔잔한 피아노 선율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다른 악기 없이 오로지 피아노 한 가지로만 곡 전체가 구성되기 때문에 음향기기의 성능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왕버드는 앞서 여러 보컬과 악기가 조화를 이룬 곡과는 달리 다소 아쉬운 사운드를 들려줬다. 왕버드의 기본 성향이 중저음 위주인 탓에 피아노의 맑고 청아한 음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곡 자체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문에 왕버드로 이러한 독주곡을 감상할 때는 별도의 이퀄라이징이 필요해 보인다.

Pop

Idina Menzel - Let It Go(겨울왕국 OST)
올 겨울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겨울왕국 OST의 대표곡인 ‘Let It Go’를 왕버드로 감상해봤다. 극 중 엘사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의 버전이기 때문에 극 중의 전율과 감동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한데, 왕버드는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곡 초반에 시작되는 피아노 선율부터 이디나 멘젤의 보컬이 그 어떤 곡보다 귀에 밀착되는 느낌이었고, 1분이 지난 후부터는 보컬 음이 극대화되는 느낌을 잘 전달해준다. 다만 다른 곡보다 중저음의 묵직함을 잡아주는 느낌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는 보컬이 부각되는 곡의 특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원은?

앱토평가
88점

페니왕은 독특한 디자인과 특유의 음감 때문에 연예인을 비롯해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리고 이제는 그러한 인기를 이어폰에서도 이어나가고자 하는 것이 왕버드를 통해 엿보이고 있다. 일단 왕버드는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구매자의 시선은 끌어 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향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음질 부분에서 기존 이어폰과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을 크게 느낄 수 없는 것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왕버드의 음질 자체는 매우 훌륭하고 만족스럽지만, 이미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이어폰을 찾고 있는 얼리어답터나 묵직한 중저음 성향의 이어폰을 추구하는 구매자들에게는 왕버드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김준혁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