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쓰임새가 돋보이는 고성능 컨버터블 PC
레노버 씽크패드 요가

수많은 노트북 제조사들이 태블릿PC에게 빼앗기고 있는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컨버터블 PC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레노버는 요가라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며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레노버의 요가 시리즈는 노트북의 디스플레이 부분을 360도 회전시켜 노트북에서 태블릿PC까지 4가지 모드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미 지난 여름 아이디어패드 요가를 통해 그 진가를 확인시켜준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레노버의 대표 노트북 시리즈인 씽크패드(ThinkPad)에 요가 기능을 적용시킨 씽크패드 요가(ThinkPad Yoga)를 선보임으로써 강력한 퍼포먼스와 디자인을 갖춘 모델을 찾고 있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www.lenovo.com/kr/ko/ 판매가 : 1,999,000원(S240 20CD0038KR)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관

고급 소재인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품 전체를 감싸 경량화와 내구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다른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전체적인 컬러를 블랙으로 처리함으로써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하지만 손에 와 닿는 느낌은 마그네슘 합금보다는 고급 플라스틱의 느낌이 강해 눈으로 보는 것만큼 고급스러운 질감을 느낄 수는 없다. 또한 각 부품 간의 조립 품질이 치밀하지 못하고 다소 헐거워 보이는 점도 다소 비싼 가격을 생각하면 아쉽게 느껴진다. 양 측면에는 전원과 볼륨 조절 버튼, 그리고 각종 포트가 어지럽게 위치하고 있지만 블랙 컬러를 사용하는 덕분에 이런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아 디자인을 크게 해치고 있지는 않다.

간단한 구성품

씽크패드 요가의 패키지 박스는 제품의 안정적인 보호를 위해 크게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구성품은 꽤 소박하다. 제품 본체와 충전을 위한 케이블, 각종 매뉴얼이 구성품의 전부다.

괜찮은 디스플레이, 하지만 터치 감도는…

12.5인치의 넉넉한 크기와 Full HD 해상도(일부 모델은 1366 x 768 해상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 등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쾌적한 사용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다. 전면에서의 색감 표현이나 선명도, 밝기 등은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지만 상하좌우 시야각은 IPS 패널을 사용한 것 치고는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씽크패드 요가의 디스플레이는 10포인트 멀티터치를 지원하는데 터치패널의 완성도는 최신 모델임을 고려해볼 때 큰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다. 터치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반응속도도 즉각적이지 못해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보다는 함께 제공되는 와콤 디지타이저 펜 사용을 추천한다.

씽크패드 요가 최고의 아이템, 와콤 펜

씽크패드 요가 중에서도 최고 사양 모델에만 기본 제공되는 와콤 디지타이저 펜은 필압이 조절되지는 않지만 씽크패드 요가의 활용도를 120%이상 끌어올려주는 유용한 도구다. 터치 감도가 손가락을 이용할 때보다 더 정확하기 때문에 그림 그리기나 메모 용도뿐만 아니라 앱을 실행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터치스크린 사용이 불편한 사람들이 크게 반길 것으로 보인다. 본체 안에 깔끔하게 수납되는 점도 씽크패드 요가의 완성도를 높는 부분이다. 펜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5점으로 매우 만족스럽다.

데스크톱PC 수준의 키보드

백라이트가 지원되어 조명이 부족한 상황이나 한밤 중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 타이핑 감은 펜타그래프 방식을 사용해 쫀득쫀득한 감각을 선사한다. 키 사이의 배열이나 각 키의 크기도 데스크톱PC 키보드 수준으로 적절하기 때문에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이런 키보드 자체의 만족도와는 별개로 프로그램이나 앱과의 반응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편은 아니기에 아쉬움을 남긴다. 상단에는 별도의 기능 키를 배치해놔 씽크패드 요가와 윈도우8.1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키보드 자체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다.

있으나 마나 한 트랙패드

트랙패드의 면적 자체는 꽤 넓지만 터치 감도의 정확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기에 사용을 꺼리게 된다. 또한 트랙패드를 이용해 마우스 기능을 활용할 때 이질감이 들고 터치패드를 클릭할 때의 유격이 너무 깊은 점 또한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부분이다. 트랙패드의 만족도는 매우 불만족이며 비추천하고 싶은 기능이다

제원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완성도가 부족한 윈도우8.1

윈도우8에서 사라졌던 '시작' 메뉴가 다시 돌아온 8.1 버전은 분명 윈도우8보다는 사용하기 편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데스크톱PC와 모바일 기기 사이 중 어떤 쪽에 더 집중을 해 개발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애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앱 종료 방식과 멀티 뷰 기능을 트랙패드나 마우스로 사용하기는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울트라북 모드에서도 어쩔 수 없이 디스플레이를 터치해야만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윈도우8 고유의 타일 UI에 적응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이전 윈도우 버전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반응 속도는 새로운 윈도우 운영체제를 반기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윈도우8.1의 만족도는 50점 정도로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생하는 발열과 소음

일상적으로 씽크패드 요가를 사용할 때는 발열이나 소음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나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작업을 지속하거나 고사양 게임을 10분 정도 하다 보면 소음이 다소 커져 조용한 장소에서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발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발생하기는 하지만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다. 다만 태블릿PC 모드로 사용할 경우, 발열구가 디스플레이 뒷부분에 의해 가려지기 때문에 발열이나 소음이 노트북 모드보다 더 심해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 부럽지 않은 퍼포먼스

씽크패드 요가의 퍼포먼스를 확인해보기 위해 고사양 레이싱 게임인 ‘아스팔트8:에어본’과 ‘헤일로:스파르탄 어썰트 라이트’를 실행해 보았다. 12.5인치 크기의 대형 태블릿PC인 만큼 조작하는데 많은 힘이 필요하지만 4세대 인텔 코어 하스웰 프로세서와 8GB 램을 바탕으로 한 싱크패드 요가의 퍼포먼스는 안드로이드 스마트기기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가속도 센서의 정확도도 뛰어났으며 그래픽 처리 능력과 반응 속도도 흠 잡을 데 없었다. 다만 앞서 말한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발생하는 발열과 소음은 아직 윈도우8.1과 앱, 그리고 기기 간의 최적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게임 외에도 앱 실행 속도나 앱 간 작업화면 전환 등에서도 답답함을 느끼기 힘든 모습을 보여줬다.

퍼포먼스 부분은 100점 만점에 90점으로 대체로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발열과 소음이 발목을 잡고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배터리 성능

씽크패드 요가의 정확한 배터리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조사 발표로는 1회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배터리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디스플레이 밝기를 최대로 유지하고 볼륨은 중간으로 맞춘 뒤 Full HD 화질의 애니메이션을 30분과 1시간 재생시켜 봤다. 결과는 30분 후에는 92%가 남았고, 1시간 후에는 84%의 잔량을 보여줘 영화 감상에서는 제조사 발표만큼의 배터리 성능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어서 배터리 성능은 무난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돌비 사운드

돌비 디지털 플러스 사운드가 적용된 씽크패드 요가의 사운드는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 그 가치가 드러난다. 기본 탑재되어 있는 이퀄라이저 설정 앱을 사용해 ‘개방’이나 ‘풍부’로 설정을 맞춤 다음 영화 감상을 했을 때 ‘노멀’ 모드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스피커는 본체 뒷부분에 조그맣게 위치하고 있지만 매우 풍부하면서도 공간감 있는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음악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사운드에 대한 만족감은 매우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형식적인 장식 요소, 카메라

후면에는 카메라가 없고 전면에만 720p HD 화질의 카메라가 적용되어 있지만 일상적인 촬영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또한 화상통화 시 사용하기에도 화질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씽크패드 요가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우수한 성능이나 가격을 생각했을 때 후면 카메라와 좀 더 좋은 화질의 전면 카메라가 장착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용만족도는 매우 불만족, 비추천이다.

4가지 모드 중 3가지만 유용

씽크패드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노트북과 태블릿PC 모드를 기본으로 스탠드와 텐트 모드 등 총 4가지 모습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중 태블릿PC 모드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데, 특히 태블릿PC 모드로 변환 시 키보드가 잘못해 눌림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키보드가 눌리지 않는 ‘리프트 앤 록’ 시스템을 도입한 점은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그러나 본체 옆 부분에 위치한 전원과 볼륨 조절 버튼의 크기가 너무 작아 태블릿PC에서 사용하기 불편한 점은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다.

아쉬움을 남기는 휴대성

씽크패드 요가의 12.5인치 디스플레이와 1.58kg의 무게는 휴대성을 방해하는 요소다. 물론 씽크패드 요가를 울트라북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는 이 정도 무게와 크기는 적당한 수준이지만 타사의 컨버터블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무게와 두께 면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비교 대상을 태블릿PC로 확장시키면 씽크패드 요가의 휴대성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