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일단 휘는 플렉서블 스마트폰
LG G플렉스

삼성의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라운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반응은 최악이었다. 플렉서블 스마트폰이라 홍보했으나 휘어지지 않는 스마트폰이란 혹평에 꼬리를 내렸으며 어느새 ‘갤럭시 기와’라는 굴욕적인 별명까지 가지게 되었다. LG G플렉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 커브드 스마트폰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냐는 혹평이 대기 중인 상태였다. 하지만 G플렉스가 실제 공개되자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휘어진’이 아닌 ‘휘어지는’ 리얼 플렉서블 스마트폰의 등장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으며 후면 셀프힐링 기술은 스마트폰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G플렉스는 과연 준비된 플렉서블 스마트폰일까? 신기술의 시발점에 있는 G플렉스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www.lgmobile.co.kr | 출고가 : 999,000원

●G2와 같은듯 다른 디자인
카메라 위치나 로고 등을 보면 전체적으로 LG G2가 살짝 휜 형태라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후면버튼의 배치도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스피커가 하단측면이 아닌 후면에 배치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 바닥에 놓으면 커브드로 인해 일반 스마트폰처럼 소리가 막히진 않겠지만 두 손으로 쥐고 사용할 시 스피커를 가려 소리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후면버튼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G2 정도의 두께라면 조작하기에 불편함이 없지만 G플렉스는 6인치 패블릿이다. 가로 길이도 G2의 70.9mm보다 10mm 이상 긴 81.6mm다. 따라서 버튼을 찾아 손가락이 해매는 경우가 다반사다.

색상은 삼성에서 간혹 채택하는 그레이실버를 사용했는데 휘어진 모습과 컬러를 보면 마치 초승달을 연상케 해 제품의 콘셉트와 완벽하게 매치되는 느낌을 준다.

●디스플레이, 휘는 건 Up! 보는 건 Down…
G플렉스에 채택된 디스플레이는 LG의 주무기인 IPS가 아닌 OLED다. IPS-LCD는 유리기판을 사용하므로 휘어지는 소재로는 부적합하기 때문. 그래서 얇은 플라스틱 패널 위에 OLED 소자를 입히는 방식의 Curved P-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것이다. 탄력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일반 강화유리 스마트폰보다 충격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단, 깨짐 현상이 줄어든 것이지 깨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6인치로 대화면을 자랑한다. 이너베젤도 사라졌기에 깔끔한 느낌이다. 하지만 Full HD가 아닌 HD 해상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화질은 LG’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민망한 수준이다. ppi가 245 수준으로 도트가 튀는 현상이 눈에 띄며 최대 밝기로 올려도 선명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보호필름 한 겹을 입혀놓은 꼴이다.

LG에선 타 사의 OLED가 펜타일인 반면, 자사는 ‘리얼 RGB’을 사용해 제대로 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밝혔다. 440ppi 수준의 OLED도 제조할 수 있다 자신감을 내비췄다.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정작 나온 G플렉스가 이 정도 수준인데 말이다. 차기 제품이 더 뛰어난 디스플레이로 출시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G플렉스는 만점짜리 디스플레이라 할 수 없다.

●평이한 스펙, 램 2GB는 아쉬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기본 하드웨어 스펙은 준수한 편이다. 최신 퀄컴 스냅드래곤800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GB 램, 32GB 저장공간, 13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단, 최신 패블릿들이 3GB램을 탑재한 것을 생각하면 모자란 감이 든다.

●휘는 건 자유지만 탈착은 아니란다
휘어지는 소재 채택으로 기존 강화유리 스마트폰보다 충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SD카드 미지원과 배터리 일체형과 같은 단점이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외형상으론 휘어지는 G2지만 기능적으론 휘어지는 넥서스5라 봐도 무방하다.

●한손 그립은 불편, 두손 그립은 출중
LG에선 휘어져 있는 형태와 최소화된 베젤로 인해 그립감이 탁월하다 강조했지만 한 손으로 쥐었을 때는 생각보다 좋진 못하다. 크기부터 이미 6인치 패블릿인데다 무게도 177g으로 무겁기 때문. 이는 삼성 갤럭시노트3의 168g과 팬택 베가 시크릿노트의 190g의 중간수준이다.

반면 가로로 돌려 두 손으로 쥐었을 때의 그립감은 훌륭했다. 화면의 집중도도 일반 스마트폰보다 높으며 안정적이다라는 느낌이 단번에 들었다.

●제원은?

●벤치마크 테스트

벤치마크 앱인 ‘Antutu Benchmark’를 사용해 측정했으며 31,060점의 점수를 획득했다. 갤럭시노트3의 33,770점보다 약간 낮아 2위를 기록했다. 비교해보면 2D그래픽 부분만 갤럭시노트3보다 우수하며 나머지 처리속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벤치마크 점수가 제품의 모든 성능을 대변해주지 않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보면 된다.

●플렉서블, 장점은 무엇?

G플렉스가 대중들에게 처음 공개되었을 때 ‘진정한 플렉서블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삼성 갤럭시라운드와 달리 휘어지는 소재를 채택했으며 좌우가 아닌 상하방식을 택해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플렉서블은 사용자에게 있어 어떤 장점이 있을까? LG가 홍보하는 G플렉스의 장점과 대조하여 평가해보기로 했다.

충격에 자유롭다!

탄성도가 높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웬만한 충격에는 손상이 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면 디스플레이를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사용함으로써 낙하충격에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100% 깨지지 않는다고 볼 순 없지만 LG의 기술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활용점수는 95점, 매우만족이다.

휘어도 펴진다, 그래서?

G플렉스에서 가장 이슈가 된 펴지는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봤다. 바닥에 대고 손바닥으로 힘있게 눌러보니 화면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휘어졌다. 내부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휘어지는 소재로 채택되었기 때문. 하지만 휘어지는 것도 한계가 있으며 특별한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휘어진다, 그 뿐이다. 활용점수는 40점, 의미없음이다.

휘어서 통화하기에 좋다?

상하로 휘어졌기 때문에 전화통화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실사용에서는 그저 그런 느낌이다. 일반 스마트폰이 편평함으로 인해 통화가 불편한 경우가 없을뿐더러 눈에 확 띄는 통화품질 향상도 보여주지 않는다. 귀에 가져다대도 입과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워낙 부피가 커서 귀에 대면 입에서 떨어진다.

휘어서 보고 즐기기에 좋다!

화면이 상하로 휜 형태를 갖춘 G플렉스는 일반 스마트폰보다 몰입도가 높음을 강조하고 있다. 가로모드에서는 게임의 경우, 횡스크롤 장르는 일반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레이싱과 같은 전면 집중형 장르에는 몰입도가 상당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영화와 같은 멀티미디어 감상은 사용자 개인의 몰입감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월등했다.

세로모드로 웹서핑을 즐길 경우 상하스크롤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자연스럽게 터치의 밀착감도 한층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실히 화면이 좌우로 휜 갤럭시라운드보다 상하로 휜 G플렉스의 활용도가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활용점수는 80점, 만족이다.

●오 놀라워라! 셀프힐링
플라스틱이건 금속이건 오래 사용하면 크고 작은 스크래치 발생을 피할 수가 없다. 그래서 디자인을 생각해서 구매한 스마트폰이라 해도 두꺼운 케이스를 입혀야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기술이 바로 셀프힐링이다.

스크래치 테스트

셀프힐링의 원리는 표면 흠집을 고밀도 분자구조가 채우는 방식으로, 기존보다 부드러운 분자구조를 사용해 상처가 지속되지 않고 다시 원래대로 복원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미 닛산이나 인피니티 등 고급 자동차의 표면에 사용된 바 있으며 스마트폰으로는 G플렉스에 최초로 적용된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 셀프힐링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었을까?

실제로 G플렉스에 스크래치가 날 각오를 하고 직접 철브러쉬로 후면을 긁어서 실험해봤다.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 육안 상 눈에 띄는 스크래치가 생겼다. 그리고 2분 정도 시간이 경과되고 스크래치 부분을 슥슥 문질러보자 거짓말처럼 스크래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메인 기술인 플렉서블보다 더 혁신적이고 실용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G 시리즈 전통기능
G2와 뷰3에 적용된 LG만의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G플렉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테스크슬라이더

최대 3개의 앱을 제스쳐로 멀티태스킹할 수 있는 테스크슬라이더

노크온

화면중앙을 톡톡 두드려 끄고 켤고 있는 노크온

큐슬라이드

최대 2개의 앱을 윈도우 형태로 실행가능한 Q슬라이드

게스트모드

미리 설정된 앱만 남에게 보여주는 게스트모드

큐메모

화면에 그대로 메모가 가능한 Q메모

캡쳐올

웹페이지 전체 캡쳐가 가능한 캡쳐올

●G플렉스만의 빛나는 기능
기존 G시리즈의 소프트웨어 기능과는 별개로 G플렉스만의 유용한 기능들이 가득하다.

듀얼윈도우

화면을 상하로 나눠 동시에 실행 및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앱 별 크기와 위치변경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삼성 갤럭시노트3 멀티윈도우와 비교했을 땐 드래그&드롭 미지원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스윙잠금

화면의 기울기, 시간대에 따라 화면 위치와 낮, 밤이 바뀌는 기능이다. 잠금해제 때도 하늘과 물 속에서의 패턴 형태가 다른 것이 인상적이다. 실용성을 보면 화면이 휘었다는 걸 강조했을 뿐 크게 유용하지 않다.

Q시어터

잠금화면 중앙을 중심으로 손가락 2개를 좌우로 펼치면 Q시어터가 실행된다. 마치 극장 막이 펼쳐지듯 각종 멀티미디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런 기능이 포함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 디텍션 인디케이터

후면의 전원버튼LED를 활용한 기능으로 후면셀카 촬영 시 얼굴이 화면에 인식될 경우, 초록색LED로 표시해주는 기능이다. 활용도가 높다.

어전트 콜 얼럿

동일한 사람이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올 경우, 전원버튼LED가 빨간 색으로 깜빡거리는 기능이다. 뒤집은 채 다른 업무에 집중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 타이머

사진 촬영 시에도 타이머를 설정하면 LED가 깜빡거려 다른 스마트폰보다 안정적인 셀프타이머 촬영이 가능하다.

앱토평가
79점
삼성 갤럭시라운드의 기술을 가볍게 누른 G플렉스는 차세대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창출해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휘어진’이 아닌 ‘휘어지는’이란 수식어가 가능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충격에 강한 구조, 후면의 셀프힐링 기술은 타 스마트폰에선 느껴보지 못한 기술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플렉서블 스마트폰의 완성형이 아니란 점에서 이 제품의 구매를 추천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낮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부피로 인한 휴대의 불편함,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가격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기능을 강조했지만 화면이 상하로 휘었을 때의 이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결정적이다. 갤럭시라운드와 마찬가지로 2014년 차기 제품을 기대해보는 것이 좋겠다.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신효송 기자

신효송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