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가, 진정한 패블릿폰을 논하다
베가 NO.6

팬택에게 있어 2012년은 뼈아픈 한 해로 기록되었다. 베가레이서2를 필두로 S5, R3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연달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은 얻지 못했다. 이로 인해 21분기 만인 지난해 3분기에 적자를 기록, 국내 스마트폰 2위 자리마저 LG전자에게 내주고 만 것이다. 제품 자체로는 타 스마트폰들과 큰 차이점이 없었다. 다만, 브랜드 입지를 고려하지 않은 높은 출고가, 하드웨어로나 소프트웨어로나 부실한 사후지원이 적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가격이라는 경쟁력을 더한 신제품을 타 제조사보다 먼저 출시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6인치급 Full HD 스마트폰 베가 넘버6(이하 넘버6)가 기사회생의 묘책이 될 것인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 주목하고 있다.
www.ivega.co.kr | 출고가 : 849,000원

디스플레이
국내 최초로 1920X1080 Full HD 해상도가 탑재된 넘버6의 디스플레이는 한 마디로 ‘괴물’급이다. 예전에 아이폰3GS에서 4로 넘어갈 때의 충격보단 덜하지만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폰트’다. PC버전 홈페이지를 확대하지 않아도 가로, 세로 완벽하게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강점. 최대 확대했을 때 폰트의 깨짐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전자의 IPS보단 밝기가 미세하게 떨어지며 삼성전자의 AMOLED보단 월등히 밝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터리
작년 베가레이서2 공개 시 최대용량의 배터리를 자랑했으나 3일도 못 가 다른 스마트폰의 용량에 밀린 팬택이었다. 하지만 타 제조사의 출시 시기가 어중간한 틈을 타 드디어 국내 최대 용량의 3,14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용량만큼이나 크기도 육중할 정도다. 충전 속도 또한 2A를 지원하기 때문에 2시간 만에 완전충전이 가능하며 R3와 마찬가지로 2포트의 동시충전기를 지급하고 있다. 충전기 크기가 줄어든 것은 덤이다.

카메라
후면은 R3와 동일한 소니 Exmor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자연스러운 색감 연출을 위해 블루필터를 장착했다. 이로 인해 선명한 화질의 촬영물을 남길 수 있다. 전면 카메라 또한 초당 30프레임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영상 및 셀카 촬영에 최적이다.

상, 하단
상, 하단은 돌기가 있는 무광 플라스틱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세로는 관계없지만 가로화면으로 볼 때 그립감을 살려주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상단에는 이어폰 단자, 하단에는 충전단자, 마이크, DMB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다. DMB단자가 하단에 위치한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

디자인
화려한 베가레이서2부터 각진 S5, 심플한 R3까지 팬택은 최근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기종마다 변화시키고 있다. 이번 넘버6는 심플함에 샤프한 포인트를 약간 심어준 형태로 정의할 수 있다. 모서리는 각진 형태로 되어있으나 후면을 라운딩 처리해 샤프한 느낌을 절제시켰고 전면 상, 하단에는 예전 베가 시리즈의 상징인 라운딩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다. 하지만 크기가 크기인 만큼,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아름답다고 보기엔 어려울 듯 하다. 또 한 가지를 들자면 접합부분 사이가 넓어 이물질이 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제원은?

OS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프로세서	퀄컴 스냅드래곤 S4 Pro 1.5GHz 쿼드코어
RAM	2GB
메모리	32GB
디스플레이	5.9인치 1920x1080 IPS
네트워크	LTE, 3G, Wi-Fi, 블루투스4.0
배터리	3,140mAh
크기/무게	158.6mm X 83.2mm X 9.9mm, 209g
카메라	후면 1300만 화소, 전면 200만 화소
기타	후면터치 기능

벤치마크 테스트

벤치마크 앱인 ‘Antutu Benchmark’를 사용해 측정했으며 20,166점의 점수를 획득했다. 차트 상 가장 높은 점수이며 동일한 하드웨어 스펙을 지닌 옵티머스G와 넥서스4보다 앞섰다. 최적화의 공이 상당히 컸음을 증명하는 자료이며 실사용에선 점수보다 퍼포먼스가 높거나 낮을 수 있으니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

UI
베가R3의 Flux 1.6 UX의 업그레이드버전인 1.7을 채용했다. 얼핏 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한 손으로 사용가능함과 동시에 패블릿으로의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원 핸드 컨트롤’을 통해 키패드와 다이얼러를 좌우로 이동시킴으로써 한 손 사용이 편리해졌으며, 9개의 기능을 작은 창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 미니 윈도우’, 리스트와 상세화면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태블릿 뷰’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한 탓인지 대화면, 고해상도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첫째로 아이콘과 폰트. 독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콘들은 모두 4개 1줄로 제한되어 있는데다 지나치게 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고의 해상도에 걸맞는 밀집도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태블릿PC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 앞서 말했듯이 멀티 미니 윈도우, 태블릿 뷰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일부 앱들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도가 떨어진다. 게다가 예전 테이크 제품의 ‘듀얼스크린’에서도 보여졌던 기능이었기에 색다를 것도 없다.

즉, 한 손 철학은 강조하되, 사용자가 아이콘크기 및 간격은 물론, 폰트도 세부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어차피 실사용은 사용자의 몫이기 때문에 제조사의 기준을 너무 강조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이콘이 작건, 두 손으로 쓰건 그 건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이다.

최적화
베가R3와 동일한 하드웨어 스펙에 4.1젤리빈 OS를 탑재한 넘버6는 뛰어난 최적화 능력을 보여줬다. 앱구동, 과도한 멀티태스킹, 화면 스크롤에도 전혀 끊김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착 달라붙는 터치감이 팬택의 기술력을 증명해주고 있다. 단, 재부팅 후 초기 버벅임은 여전히 존재했다.

웹서핑
기존 1280계열 해상도의 스마트폰들은 PC웹서핑을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가 낮은 해상도로 인한 폰트 깨짐인데 이로 인해 확대, 축소를 번거롭게 해야만 했다. 하지만 넘버6에서는 더 이상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울 필요가 없다. 1920X1080 고 해상도는 가로는 물론, 세로에서도 확대 없이 모든 글자를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웹서핑 기능 하나만으로도 넘버6를 구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애플리케이션
이 부분은 넘버6 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Full HD 스마트폰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바로 앱 호환성인데 현재 네이버지도,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과 같은 대표 앱들의 경우, 호환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해상도가 늘어나버렸기 때문에 화면이 작게 표시되거나 터치패드 위치가 엇갈릴 때가 있었다. 이러한 호환성 문제는 개발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한두 달 내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멀티미디어
720p, 1080p 고해상도 동영상을 넘버6로 구동해봤다. 두 동영상 모두 문제없이 재생되었으며 래터박스없이 쾌적한 감상이 가능했다. 다만, Full HD 해상도의 선명함은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1280해상도의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게임
캐주얼게임으론 최근 인기와 논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 고사양3D게임으론 ‘아스팔트7’을 구동해봤다. 두 게임 모두 빠른 실행속도와 쾌적한 그래픽 성능을 자랑했다. 고사양3D게임의 경우, 발열이 존재했으며 특히 후면 V터치에서 심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V터치
덩치 큰 패블릿폰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V터치 기능은 넘버6 만의 특장점이다. 후면터치를 이용해 상하좌우 스크롤, 전화받기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인식률도 뛰어나기 때문에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V노트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뷰2와 같은 노트기능을 강조한 스마트폰에 대응하고자 V노트 기능을 탑재했다. 멀티레이어 기능과 각종 수식과 도형그리기, 필기인식 등이 가능하며 손가락으로도 섬세하게 그려지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결국 전용펜이 없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시중의 뭉툭한 터치펜으론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앱토평가
83점
6인치 급 대화면, 선명한 Full HD 해상도, 다양한 신기술들이 접목된 넘버6는 확실히 팬택의 야심작이라 불릴 만 하다. 의외로 불필요한 기능이라 생각했던 후면터치 기술도 실제로 체험해보니 유용함을 넘어서 향후 스마트폰들의 표준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출시시기와 가격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타 제조사가 준비중인 틈을 타 기습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데다 최근 이슈가 되는 출고가 및 보조금 논란을 조금이나마 잠식시키고자 가격을 낮춘 것은 분명 플러스 요소다. 하지만 이에 반해 단점도 명확히 드러나는데 가장 먼저 태블릿용 기능. 어떻게 사용하든 스마트폰이란 기준을 벗어날 수 없게 제한적인 UI로 구성한 것이 아쉽다. Full HD 해상도라면 행 당 아이콘 6~7줄을 부여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폰트의 경우도 더 작고 세밀하게 갖췄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기타 태블릿 기능들도 몇몇 앱들을 위한 기능일 뿐이다. 결국 넘버6의 흥행을 돋구기 위해선 이러한 불만들을 잠식시킬 소프트웨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월간 앱스토리 신효송 기자

김병준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