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 과거가 아닌‘지금’이다
MOTOROLA RAZR

올해 하반기 안드로이드 진영 최고의 이슈였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한때는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을 그야말로 좌지우지했던 모토로라는 과거에 집착했고, 뒤늦게 진영을 재정비하였으나 놓쳐버린 호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랬던 모토로라가, 자신들의 제2의 전성기를 화려하게 꽃피웠던 ‘레이저’를 다시 들고 찾아왔다. 스타일을 중시한, 획일화된 안드로이드 진영에 확실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모토로라 레이저’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http://www.razr.co.kr│출고가 799,700원

상단부에는 USB단자와 HDMI단자가 위치해 있다. 이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전작 아트릭스처럼 마이크로HDMI 단자가 채택되어 있다는 점은 실로 고무적. 이 외장포트를 통해 레이저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아트릭스 이상의 엄청난 확장성을 경험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페이지 확장성 항목에서 확인 가능하다.

가장 얇은 곳을 기준으로 이 제품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7.1mm의 얇은 두께를 가지고 있다. 거기다 카메라가 위치해 있는 제품 상단을 제외한 부분 모두가 굴곡 없는 평평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7.1mm의 얇은 두께가 제품 전반에 걸쳐 유지되어 있어, 실제 체감되는 얇기는 수치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이다.

제품 뒷면에는 내구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신소재 케블라 섬유를 사용했다. 아울러 뒷면 상단에는 800만 화소의 1080p 촬영을 지원하는 고성능 카메라가 위치해 있다.

타 디바이스에서는 일반적으로 배터리 커버 안쪽에 위치시키는 유심 슬롯과 MicroSD 삽입부를 측면으로 옮겨왔다. 측면의 삽입부는 오픈되어 있지 않고 사진과 같이 덮개로 덮여있다. 외부의 충격으로 유심카드가 뽑히거나 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불편한 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바로 MicroSD의 삽입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 메모리의 모델에 따라 덮개가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생각보다 큰 불편함을 안겨준다. 참고로 유심카드는 아이폰4/4S와 같은 마이크로유심을 이용한다.

제원은?

벤치마킹 데이터

쿼드런트 벤치마킹 앱을 통한 제품의 성능 측정 시 레이저의 점수는 2430점이었다. 동사의 전 제품이었던 아트릭스의 쿼드런트 벤치마킹 점수는 약 2600점(측정 시 2616점), 경쟁제품인 갤럭시S2의 쿼드런트 벤치마킹 점수는 약 3000점 내외(LG유플러스향 제품 측정 시 3121점)였다. 측정 시 해당 점수는 개별 디바이스의 상태 및 측정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며,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되기도 하니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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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 기대도

60점

어느덧 모토로라의 제품에서 ‘명품’ 이미지는 많이 희석돼 버렸다. 그런 모토로라가 구글과 힘을 합쳤다. 거기다 그리운 ‘레이저’라는 펫네임까지 다시 들고 나왔다.모토로라의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20점 최근 제품들의 부진한 성적표에 기대도하락
-10점 발매된 플래그십 제품들의 급격한 유통가 하락은 모토로라 제품의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10점 경쟁사들과는 달리 금번 신제품도 4G LTE 대응 제품이 아니라는 데에 대한 실망감

디자인 총평

케블라 섬유를 통해 구현한 믿음직한 내구성과 부들부들한 감촉, 거기에 더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7.1mm의 두께는 실로 매력적이다. 출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폰이었던 아이폰4가 9.3mm, 한국에서 가장 슬림한 갤럭시S2가 8.9mm였는데, 이 제품은 그런 얇기경쟁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상식적인 두께를 가지고 출시된 것이다. 아울러 굴곡을 제거하고 평평하게 설계된 전후면 디자인은 남성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다소 넓은 베젤이 못내 아쉽지만, 디자인 면에 있어서는 모토로라의 옛 영광을 재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느껴진다.

디스플레이

모토로라 레이저의 디스플레이는 이전 모토로라 제품들의 그것보다 훨씬 화사하고 선명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이 쨍한 색감의 비결은 모토로라 레이저가 채택하고 있는 Super AMOLED Advanced 덕분이다. 전면의 디스플레이 커버는 코닝사의 고릴라 강화유리를 탑재하고 있어 생채기가 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의 해상도는 아트릭스와 같은 qHD(940x540). 다소 변태적인(?!) 이 해상도 때문에 아트릭스는 앱 호환성에 있어 많은 곤혹을 겪었지만, 고해상도의 단말기가 급격히 많아진 지금에서는 앱 호환성 면에 있어서도 크게 개선이 된 상황이다. 이와 같이 디스플레이의 품질은 우수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의 크기다. 물론 4.3인치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지금도 큰 편이긴 하지만, 베젤의 넓이 때문에 실제 크기보다는 다소 작게 느껴진다.

UI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은 이전까지 모토블러UI라는 고유의 UI를 사용해 왔다. 모토로라 고유의 UI는 경쟁사들의 그것과는 달리 모토로라의 고유의 감성을 담고 있지 않은, 흡사 안드로이드 기본 제공 UI와 같은 다소 심심했던 것이 사실. 그랬던 UI가 확 바뀌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본 제품은 모토로라의 새로운 UI인 Improved UI를 탑재하고 있다. 이 UI는 시대착오적 모토블러UI와는 달리 경쟁사의 것을 참조한 부분이 많이 엿보인다. 최적화가 잘 되어 부드럽고 독특하며 감성적이다. 몇몇 기본메뉴들은 가로세로 화면전환까지 지원하여, 여러모로 경쟁사들의 그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 노력했다는 점들이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 메뉴의 스타일이 화이트 색상으로 잡혀 있다는 점은 유감이다. AMOLED 디스플레이는 화이트 색상 표현 시의 배터리 효율이 좋지 않건만, UI의 기본 색상을 화이트 배색으로 가져간 것은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사후지원

지금까지의 모토로라 코리아의 사후지원은 뛰어나되, 만점감은 아니었다. 플래그십 제품의 사후지원 및 대처는 빨랐지만 한 세대 전의 스마트폰 기기에 대한 사후지원은 안일했다(모토로이의 반쪽 프로요 업그레이드가 대표적). 하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시장에서는 구글과 모토로라가 합병함에 따라 여러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구글의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 직접참여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든가, 갤럭시 넥서스 이후의 넥서스 시리즈는 모토로라가 맡게 될 것이란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 여러 예측들의 기본 근간에는 ‘모토로라=구글’이라는 공식이 깔려있다. 구글과 모토로라가 손을 잡은 이상 모토로라 레이저의 소프트웨어적 사후지원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현재 레이저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

확장성/액세서리

확장성에 있어서 모토로라의 전작 아트릭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수성을 보였다. 특히 랩독을 통한 랩탑으로의 확장은 혁신적이었고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아트릭스와 같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랩독이 역시 출시될 예정이며(아쉽게도 아트릭스와 호환되지는 않는다. 레이저 전용), 멀티미디어독처럼 쓸 수 있는 기본독도 제공한다. 또한 부족한 배터리 성능을 채워줄 수 있는 외장형 배터리팩을 출시 후 일정 기간 동안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휴대성/그립감

두 말 할 필요 없는 제품의 두께는 물론, 배터리 포함 127g의 무게는 최적의 휴대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얇은 두께를 위해 희생된 것이 다소 많아 보인다. 이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4.3인치의 디스플레이는 식상한데다, 거듭 강조하지만 제품을 얇게 만들기 위해 경쟁제품들에 비해 다소 넓게 설계된 베젤이 그립감을 저해한다. 경쟁 제품들에 비해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부담이 큰데다, 얇은 두께기 때문에 쥐고 있기가 불안하다.

콘텐츠

시대는 ‘유무선연동’을 외치고 있다. iCloud를 필두로, 앱 콘텐츠 전쟁의 주요화두는 유무선연동이 되었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이 iCloud에 대응할 수 있는 ‘모토캐스트’를 탑재하고 있다. PC와 모바일 디바이스 간의 자유로운 데이터 연동을 지원하는 모토캐스트 하나 만으로도 모토로라 레이저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배터리 성능

밝기 50%로 별다른 조작 없이 1시간 동안 스트리밍 동영상을 재생한 결과, 모토로라 레이저의 배터리는 전체의 20%가 소모되었다. 갤럭시S2로 동일 환경에서 테스트 시 소모된 배터리는 전체의 15%로, 이는 경쟁 제품에 비해 약 30% 정도 뒤지는 것이다. 실생활에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여타 제품에 비해 자주 충전해야 될 것으로 생각되며, 아울러 배터리 내장형이라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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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토 평가

70점

얇은 두께와 세련된 디자인은 이 제품에 저절로 눈길이 가게 만든다. 화사하고 넓어진 액정은 동사의 전작보다 매력적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새로울 것이 없는, 오히려 경쟁 제품들에 비해 뒤지기까지 하는 스펙은 실망감을 가져다준다. 거기다 지금은 모든 통신사가 4G에 주력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LTE 단말기에 집중하고 있는 때건만, 이 제품은 ‘3G’ 단말기다. 냉정하게 말해 안타깝지만 ‘스타일’ 외에는 주목할 부분이 없다. 물론 뒤집어 말하자면 그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 될 제품이기도 하다.

월간 앱스토리│이재선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