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어블 인터뷰

개발사 이름 : 리니어블

임직원 프로필 : 문석민 대표

한양대에서 전자전기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근무

이베이코리아에서 스카이프(Skype) 관련 신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한 마케터로 근무

엔지니어링과 마케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회사인 리버스(Reverth) 창업

리버스의 실패 이후 엔젤 투자를 받아 리니어블 설립

문석민 대표

Q 우선 리니어블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리니어블은 스마트 밴드와 모듈, 앱으로 구성된 미아방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영어 단어 라인(LINE)과 에이블(ABLE)을 조합해 만든 회사명은 ‘연결’이란 개념을 토대로 만들었다. 2014년 11월 해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에서 리니어블 밴드를 선보인 후, 공식 출시되기도 전에 2만 5천 여 개의 제품을 선판매하면서 'The king of affordable wearables(가장 합리적인 가격의 웨어러블 기기)'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는 2015년 6월 정식 출시 되었으며, 현재 전세계 66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Q 리니어블 밴드는 어떤 제품인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리니어블은 최신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한 근거리 위치 측정 방식을 통해 밴드를 착용한 아이가 리니어블 앱이 설치되어있는 부모님의 스마트폰으로부터 20-30m정도 벗어나게 되면 알람이 울려 미아 발생을 사전에 예방한다. 리니어블 밴드는 인체 무해한 실리콘 재질로 제작되었고 100% 방수·방진 기능을 통해 놀이공원, 워터파크 등 야외 나들이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1만 원에 제공되고 있다.

전용 앱에서는 아이 주변 사람들을 보호자로 초대할 수 있으며,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7개의 리니어블 밴드를 등록해 관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처 알림을 듣지 못해 아이가 시야 밖으로 벗어났을 경우, 아이 주변 리니어블 앱 사용자들을 통해 아이의 최근 위치를 확인하고 도움 요청도 할 수 있다.

Q 리니어블 밴드와 비슷한 타사의 제품이 있다면 이와 비교해서 리니어블 밴드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리니어블의 핵심 기술은 크라우드 소싱 GPS다. 리니어블 밴드는 블루투스를 통해 지속해서 고유의 신호를 보낸다. 아이가 시야 밖으로 벗어났을 경우, 아이 주변 리니어블 앱 사용자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찾을 수 있다. 주변 사용자들이 설치한 리니어블 앱이 사라진 아이의 밴드 신호를 감지해 보호자에게 아이 위치를 전송하는 것이다. 리니어블은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미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리니어블의 미션이다. 또한 타 미아방지 제품들의 경우 대부분 GPS 기반이기 때문에 기본 기기 가격도 수십만 원을 호가할 뿐 아니라 통신비 등 추가적인 지출도 만만치 않다. 리니어블은 100% 방수, 방진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따라서 통신, 배터리 등 추가적인 비용 지출 없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Q 리니어블 밴드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아이가 부모의 눈앞에서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5초다. 미아가 발생하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의미다. IT가 발달했지만 한 해 발생하는 국내 실종아동 수 는 약 2만 명에 달한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미아 방지용 제품을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시판하는 제품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리니어블은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을 위한 스마트밴드 ‘리니어블’을 제작했다.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제작한 제품인 만큼 국내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홈페이지를 보니 올해 새로운 모델이 출시된 것 같은데, 기존 모델과 어떤 점이 다른가?

최신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한 리니어블 밴드 1.1은 블루투스4.0(BLE) 프로토콜 기반의 근거리 무선통신인 비콘과 개별 블루투스 기기들을 연결해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페어링 두 가지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기존 비콘 수신 방식 제품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애플 iOS는 물론, 샤오미 MiUI 등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에서 훨씬 정확한 아이 이탈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밴드는 몇몇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통신 문제로 인해 가까운 거리에서도 이탈 알림이 종종 발생하는 오경보(false alarm) 문제가 있었다. 특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밴드에서 나오는 비콘 신호를 듣지 못해 귀를 막아버리는 현상인데, 페어링 방식을 통해 근거리에서의 신호 안정성이 월등히 높아짐으로써 더 이상 오경보가 울리지 않게 됐다. 새로운 알고리즘들도 추가됐다. 아이와 휴대폰의 상태에 따라 알람 조건이 변화하는 알고리즘과 신호가 불안정한 거리에서 아이와 끊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는 끊붙현상을 막는 알고리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들을 통해 훨씬 안정적인 서비스가 됐다.

Q 스마트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앱을 모두 개발했는데, 그 과정을 듣고 싶다.

리니어블은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탄탄한 기획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다.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이탈과 마지막 위치를 확인하자는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해 아무도 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3~4명의 팀원이 레퍼런스 없이 맨 땅에 헤딩하면서 제품을 만들었다. 완성된 현재의 밴드 형태가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수정 작업을 거쳐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리니어블 밴드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경험과 만족감을 주기 위해 길이 조절이 가능한 형태가 아닌 일체형 밴드로 제작됐다. 또한 100% 방수·방진을 제공하기 위해 배터리를 내장 설계했다.

앱의 경우 현재 버전이 약 네 번째 버전이다. 진행은 크게 아이디어 표현 → 적합한 옷 입히기 →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없애기의 단계로 진행됐다. 제품이 실제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데이터를 수집해나갈 수 있었고,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앱도 변경해갔다. 첫 번째 버전을 만들 때 신경 쓰지 못한 시각적 디자인도 정비됐다.

초기 앱은 기획과 디자인을 한 사람이 담당하고 개발도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고민하고 아이콘을 정비할 시간보다 메인 화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아이콘을 눌러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나서야 단순 이메일, 댓글 소통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통해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었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더 깊게 이해한 뒤 부족했던 부분들을 정비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재 버전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만들어야 했던 지난 버전들보다 훨씬 여유로운 일정으로 완성도 높게 만들어졌다.

Q 소프트웨어만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비해 하드웨어까지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만의 고충이 있을 것 같다.

하드웨어 제품의 경우 한 번 제품을 양산하면 대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제품을 쉽게 수정하기 어렵다. 생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도 하다.

Q 펀딩을 완료한 후에도 제품 출시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상품화에 실패하는 스타트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리니어블은 출시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도 궁금하다.

2014년 11월 인디고고, 2015년 1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성공 후, 리니어블은 2015년 2월 인디고고(해외)와 와디즈(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국내에는 지난 6월 정식 출시했다.

크라우드 펀딩 성공에 앞서 비즈니스 모델의 유효성을 고민해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에서의 성공이 비즈니스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대표 성공사례인 오큘러스VR은 페이스북에 20억 달러에 인수됐지만 반대로 8시간 만에 100만 달러를 조달한 게임 콘솔 오우야(OUYA)는 자금난을 겪었다. 단지 펀딩을 위한 성공 비결을 익힐 것이 아니라 자기 사업의 본질인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국내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펀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반응과 성과는 어땠는지, 그리고 국내외 해외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리니어블은 인류 보편적인 아이템이다. ‘아이들을 함께 지키자’는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의 후원으로 국내외 모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인디고고에서 약 8000명이 참여해 4만 883달러(약 4572만 원) 펀딩에 성공한 후, 와디즈에서 후원자 1897명의 참여로 33,340,500원으로 펀딩에 성공했다.

Q 크라우드 펀딩 이외에 투자 유치 실적이 있다면?

본엔젤스, 동문파트너즈 등 국내 VC들로부터 총 1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Q 초기 기획단계부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처음 인디고고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런칭하고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새벽 내내 핸드폰에서 페이팔 결제 알림이 계속 울리는데, 전세계에서 리니어블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우리를 지원해 주고 있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다.

Q 후속 모델이나 또 다른 제품 개발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5월 19일 개봉한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3가지 색상의 스마트밴드가 5월 말 출시 예정이다. 또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협력해 치매 노인 실종 방지를 위한 성인용 제품도 출시 예정이다. 현재 경기권 경찰 인력 및 관련 기관에서 리니어블 앱 설치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Q 리니어블의 올해 목표는?

리니어블은 미아 방지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앵그리버드 밴드를 포함해 다양한 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신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아마존에 공식 입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으로 글로벌 판매망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