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에어팟 3세대, 에어팟 프로가 출시됐다. 짧아진 마이크와 커널형이라는 점이 돋보였지만, 유독 눈에 띄는 기능이 있다면 단연 노이즈캔슬링이었다. 공개 직후에는 시큰둥하던 반응도 실제 노이즈캔슬링 후기가 올라오면서 완전히 반전됐고, 덩달아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래서 오늘은 꽤 훌륭한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하면서, 믿고 구매할 만한 브랜드,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갖춘 완전무선 이어폰들을 다양하게 찾아봤다. 참고로 국내외를 통틀어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하는 완전무선 이어폰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소니 WF-1000XM3

그간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이라 하면, 단연 손꼽히는 브랜드가 바로 소니였다. 지금에 와서 완전무선 이어폰 제품군 중 노이즈캔슬링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아직 소니가 유일하다. 헤드폰 시장에서 노이즈캔슬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보스라면, 완전무선 이어폰 시장에서는 소니가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소니 WF-1000XM3은 최신 노이즈캔슬링 기술의 총집합으로 더욱 향상된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선보인다. 각 이어버드 앞뒤로 탑재된 듀얼 마이크가 노이즈를 더욱 많이 포착하며, 이렇게 포착된 노이즈를 QN1e(전용 HD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를 통해 감쇠시킨다. 최신 프로세서로, 사운드 왜곡을 최소화하고 전력 사용량은 전작보다 줄였다.

▲​최신 HD 노이즈캔슬링 프로세서로 더욱 향상된 노이즈캔슬링을 즐길 수 있다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이지만, 음악 청취 중 누군가가 말을 걸 때도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대화가 가능하다. 소니 WF-1000XM3가 지원하는 ‘퀵 어텐션’은 이어버드 위에 손가락을 올리면 음악 볼륨이 줄면서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으로, 실시간 제어가 가능해 아주 유용하다. 제품과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적응형 사운드 제어’도 가능하다. 이는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파악해 소리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애플 에어팟 프로

소니가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 마니아층에서 언급되던 브랜드라면, 애플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을 대중에 널리 알린 제품이다. 완전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애플 에어팟의 3세대 모델로, 노이즈캔슬링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자랑인 제품이다.

▲​애플 에어팟 프로

에어팟 프로 역시 소니 WF-1000XM3와 마찬가지로 이어버드에 외향 마이크, 내향 마이크 등 총 2개의 마이크를 내장해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구현했다. 외향 마이크는 주변 소리를 감지해 소음을 분석하고, 이렇게 분석된 소음에 상응하는 안티노이즈를 발생시켜 외향 마이크를 통해 노이즈를 소멸시키는 원리다. 에어팟 프로에 탑재된 최신 H1칩이 소음 신호를 초당 200회가량 지속적으로 분석해 소음을 제거한다.

▲​사용자에게 꼭 맞는 이어팁 착용을 권고해 더욱 완벽한 노이즈캔슬링 구현에 신경 썼다

에어팟 프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어팁에 있다. 에어팟 프로만의 소프트&하드 이어팁이 크기 별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애플 디바이스와의 연동으로 이어팁 밀착 정도까지 체크할 수 있다. 이어팁이 너무 꽉 맞거나 헐렁하면 ‘착용 조정 또는 다른 이어팁으로 시도’ 안내를 통해 더욱 완벽한 노이즈캔슬링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사용자마다 제각각인 귀 내부의 상황까지 신경 쓴 모습이 눈에 띈다.

화웨이 프리버즈3

화웨이 역시 애플에 이어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을 공개하고 나섰다. 삼성이나 구글처럼 스마트폰 제조사지만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일상 속에서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완전무선 이어폰을 내놓던 화웨이지만, 이번 프리버즈3는 뭔가 독특하다. 노이즈캔슬링 완전무선 이어폰인 것도 지금 시점으로는 앞서나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인데, 여기에 커널형이 아닌 오픈형을 적용했다는 점은 더욱 눈에 띈다.

▲​화웨이 프리버즈3

화웨이는 전작 프리버즈 시리즈에서 줄곧 오픈형을 고수해왔다. 기존 에어팟과 닮은 모양새 때문에 아류로 취급받긴 했지만 나름 쓸 만하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프리버즈3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오픈형 이어폰이라는 점과 동시에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한다는 사실 그 자체 때문이다. 어찌 보면 물과 기름 같은 조합이라, 노이즈캔슬링이 제대로 구현되겠냐는 의심이 많다. 하지만 프리버즈에 적용된 노이즈캔슬링은 ANR이니, 이어버드 형태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항변도 잇따른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이자 오픈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화웨이 프리버즈3 역시 일반적인 노이즈캔슬링 원리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이라면 사람이 말할 때 발생되는 뼈의 진동을 감지하는 골전도 센서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통화 시 목소리를 마이크로 감지할 뿐만 아니라 뼈의 진동으로도 감지할 수 있어, 상대방에게 더욱 선명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버즈

아마존 에코버즈는 국내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직구로 구매할 경우 129.99달러(한화로 약 15만 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노이즈캔슬링 기술의 원조라 불리는 보스의 기술이 탑재됐다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샀다. 에어팟 프로와의 노이즈캔슬링 및 음질 비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완전무선 이어폰이기도 하다.

▲​아마존 에코버즈

보스가 개발한 노이즈캔슬링 기술은 대표적인 액티브(능동적) 타입이다. 앞서 설명한 완전무선 이어폰들을 포함, 대부분의 헤드폰, 이어폰 등에 적용되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이 바로 이를 기반으로 한 ANR(Active Noise Reduction, 액티브 노이즈 리덕션)다. 때문에 에코버즈에 보스의 노이즈캔슬링 기술이 적용됐다는 것만으로 단번에 믿고 사도 될 만한 완전무선 이어폰이 된 것이다.

▲​에코버즈에는 보스의 액티브 노이즈 리덕션 기술이 적용됐다

에코버즈에는 유닛당 무려 3개의 마이크가 탑재됐다. ‘에어팟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선명하고 깨끗한 통화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 ‘아마존 알렉사’ 앱을 이용해 매우 세부적인 제품 설정이 가능하다(미국 계정 필요). 에어팟 프로와 마찬가지로 이어팁 착용 테스트를 제공하며, 주변 소음 허용 및 통화 시 내 목소리 볼륨 조절 등의 설정을 제어할 수 있다. 이어버드 터치 컨트롤도 원하는 대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지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