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맘때쯤 한 해를 정리하는 글을 작성하면서 1년을 되돌아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떠오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축된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국내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도 아주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시도는 꾸준히 있었으며, 특히 해외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지형 변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한 해이기도 했다. 또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건과 미국의 대선, 국내의 정치적 이슈 등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다른 제품의 출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앱스토리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한 해를 돌아보며 소비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스마트 디바이스를 카테고리 별로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2016년 최고의 스마트폰 고급형 부분의 선정은 2016년 10월 24일부터 10월 30일까지 7일간 앱스토리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사용했다.

애플 아이폰7/아이폰7플러스

앱스토리 매거진 연말 어워드에서 만년 2위 신세였던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6S/6S플러스로 1위 자리에 오르더니 그 여세를 몰아 올해도 아이폰7/7플러스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모두가 여전히 피처폰 시장에 안주하고 있을 때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활짝 연 장본인인 애플은 초반에는 경쟁자라는 단어가 무의미할 정도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독식해왔다. 하지만 사용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작은 디스플레이 크기를 고집하면서 후발주자들에게 시장을 많이 빼앗기는 상황도 맞이했지만, 아이폰6부터 투트랙 전략을 채택하면서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올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7/7플러스는 이전 모델인 아이폰6나 아이폰6S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디자인과 3.5mm 이어폰 단자의 제거로 출시 전에는 다소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새롭게 채택한 블랙과 제트블랙 컬러가 초반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특히 플러스 모델에만 채택된 듀얼 카메라로 피사계 심도 표현 기능을 지원해 D-SLR 못지않은 아웃포커싱 사진을 제공한다. 또한 홈버튼을 물리버튼이 아닌 압력 감지 방식의 고정형으로 변경되었으며, 대신 탭틱 엔진을 넣어서 눌림에 대해 반응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아이폰이 지원하지 않은 방수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아이폰 마니아들의 오랜 염원이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아이폰7은 올해 출시 일자를 앞당기고 사상 최고의 완성도로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1위 자리를 크게 위협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갤럭시노트7의 발화로 인한 조기 단종으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삼성 갤럭시S7/S7엣지

애플 아이폰7/7플러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삼성 갤럭시S7/S7엣지는 지난 2015년 앱스토리 어워드에서 3위를 차지한 갤럭시S6 시리즈의 후속모델이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대표 모델이 갤럭시S 시리즈이고, 그다음으로 출시된 모델이 갤럭시노트 시리즈이지만 실제로는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더 많은 인기를 얻어 항상 그 뒤를 이어 순위에 오르던 갤럭시S 시리즈가 올해는 갤럭시노트의 낙마로 때아닌 어부지리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시리즈가 2위와 3위에 오르면서 지지율이 나누어져 각각 20%대를 차지한 바 있지만, 삼성 고급형 스마트폰의 한 축을 담당하던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발화와 조기 단종 이슈로 올해 디바이스 어워드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삼성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지지가 갤럭시S7 시리즈로 몰리면서 1위 아이폰7 시리즈의 지지율 39%에 근접한 37%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선호도를 모두 합친 수치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올해 1분기에 출시된 모델이라는 시기적인 요소와 함께 갤럭시노트7의 단종 과정에서 제조사 측의 매끄럽지 못한 처리 과정이나 만족스럽지 못한 보상책으로 인해 타 제조사로 눈을 돌린 소비자들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LG V20

애플과 삼성 때문에 지난해 3위 밖으로 밀려났던 LG는 올해 V20으로 3위를 차지했다. LG 역시 올해 상반기에 플래그십인 G5를 출시하고 하반기에 V20을 출시해서 지지율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야심 차게 준비한 G5의 모듈 구조 포기를 선언하고 V20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V20은 점차 스마트폰 디자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는 일체형 구조를 채택하지 않고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구조를 고집해 일체형 구조의 불편함을 호소하던 사용자들을 끌어모았으며, 듀얼 카메라를 채택해 실내외에서 더욱 넓은 영역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어 화각에서도 훨씬 큰 이점을 발휘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네 개의 DAC를 탑재해 원음에 가까운 고음질 사운드를 제공하면서 멀티미디어 성능에서 더욱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LG는 더욱 개선된 사운드를 위해 뱅앤올룹슨과의 협업을 통해 사운드를 튜닝했으며, 함께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도 B&O PLAY와 공동 개발해 패키지의 상품가치를 한층 높였다. 재생뿐만 아니라 녹음 기능에서도 스튜디오급 고음질 사운드 녹음을 지원하는 V20은 얼마 전 미국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