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계의 슈퍼스타, 가장 진보한 기술에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삼성 갤럭시S 시리즈의 최신 모델 갤럭시S8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만일 여러분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그리고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그중에서도 플래그십을 고집한다면 지금쯤 당연히 갤럭시S8을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되자마자 구입해서 남들보다 먼저 쓴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출시 초기에 구매하는 것을 꺼리게 될 때도 있다. 그 이유가 단지 가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갤럭시S8을 당장 사지 말아야 할 이유 다섯 가지를 꼽아보았다.

꺼진 배터리도 다시 보고 싶다면

삼성 갤럭시S8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더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삼성은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각각 출시해 경쟁사가 감히 넘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교체 주기를 가져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책임질 갤럭시노트7이 출시 직후 연달아 발화하면서 우려를 불러왔고, 발 빠른 리콜 조치 후 새로 교체된 단말기에서도 똑같은 발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 사용자 및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지금껏 아주 가끔씩 외부 충격 또는 비정품 부속의 사용 등으로 스마트폰이 불탄 적은 있었지만, 갤럭시노트7처럼 동일 모델이 단기간에 동일한 패턴으로 발화된 케이스는 없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느낀 공포와 실망은 더욱 컸다.

발열이나 버그 등으로 고통받기 싫다면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AP이다. 엑시노스나 기린 등과 같이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조해 자사의 스마트폰에만 채택하는 것이 아닌, 범용적인 AP이면서 성능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스냅드래곤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자사의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얹은 모델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갤럭시S8에도 당연히 스냅드래곤 모델과 엑시노스 모델이 출시된다. 그런데, 갤럭시S8에 들어가게 될 퀄컴의 AP는 스냅드래곤 835로, 아직까지 시장에 이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없는 상태다. 즉, 갤럭시S8에 최초로 적용되어서 출시된다는 이야기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 요소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이 처음 선보였을 때, 모두들 알려진 뛰어난 성능만을 기대했지, 그 뒤에 숨겨진 무시무시한 발열량은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전자기기에서 발열은 안정성을 떨어트리는 주된 원인이 되며, 특히 능동적인 냉각장치를 넣지 못하는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에서 불안정한 동작과 함께 성능 하락까지 가져오게 된다. 결국 스냅드래곤 810은 실패한 AP가 되었으며,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차기 하이엔드급 AP가 출시되기 전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전 모델인 스냅드래곤 808을 계속 사용하기도 했다. 퀄컴에서는 스냅드래곤 835에 대해 발열량도 줄어들고 성능은 높아졌다고 하지만, 스냅드래곤 810때에도 열이 많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 필드에 풀리기 전에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용은 스냅드래곤이 아닌 엑시노스 8895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프로세서라는 점은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이 불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일 스냅드래곤 810의 뜨거운 심장에 한번 데인 적이 있는 사용자라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봄은 어떨지.

컬러 마케팅에 당하기 싫다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색상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이제 흔한 마케팅 방식이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본 색상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누구나 탐낼만한 색상을 찾아내고 있고, 소비자들도 이번에는 어떤 색상이 나올까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짜증 나는 컬러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너무나 탐나는 색상을 선보이면서 출시 국가별로 이 나라는 이 색을 제외하고, 저 나라는 저 색을 제외하기도 하며, 어떤 색상은 초기에 내놓지 않다가 나중에 추가하기도 한다.

갤럭시노트7 역시 블랙 오닉스 모델을 처음부터 공개했지만, 출시 초반에 국내에서는 실버 티타늄과 골드 플래티넘, 블루 코랄 3종만 내놓았다가 약 2개월 후에 블랙 오닉스를 출시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내가 찜 해둔 색상 모델이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처음에는 공개되지도 않았던 색상이 나중에 추가로 출시되었는데 그 색상이 너무나 맘을 사로잡아 출시 초반에 산 내 단말기는 꼴도 보기 싫어질 수도 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금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용량 장사에도 당하기 싫다면

스마트폰에는 앱을 깔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저장하는 용도의 저장공간이 있다. 단일 용량으로 출시되는 제품도 있지만, 두세 가지 용량을 내놓고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들도 많아지고, 사진이나 동영상 해상도도 높아지고 게임 등 앱의 퀄리티도 높아지면서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저장공간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대용량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가끔 초기 출시 때에는 내놓지 않던 대용량 모델을 나중에 추가로 내놓는 경우가 있다. 갤럭시노트5도 32GB와 64GB 만 내놓았다가 나중에 128GB 모델을 출시해서 용량 장사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물론 용량 문제는 가장 영향을 덜 받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64GB 만 해도 상당히 대용량이며, 갤럭시S8에는 마이크로 SD 슬롯이 있기 때문에 부족한 저장공간은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더 대용량 모델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 기다려보자. 하지만 대용량 모델은 꼭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나중에 산 친구가 더 싸게 사면 배 아플 것 같다면

그렇다. 시작할 때 가격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결국은 돈 문제가 빠질 수는 없다. 스마트폰은 가격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 제조사와 통신사는 스마트폰 단말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격인 출고가를 정하고, 통신사는 여기에 공시 지원금을 책정해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또, 여기에 판매처에서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이 붙기도 한다. 단말기의 출고가도 단종될 때까지 동일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빠르게 변동되지는 않고 한참 지나야 조금씩 인하되기 때문에 초반에 구매했다고 해서 크게 억울하지는 않다. 하지만 공시 지원금은 수시로 변동되기 때문에 하루 차이로 내가 산 금액과 내 친구가 산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그게 정말 하루 차이라면 배가 아픈 게 정상이다.

물론 공시 지원금이 한 달 만에 배가 아플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질 것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면 좀 많이, 꽤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기다려서 공시 지원금이 올라가고 난 뒤에 산다면 이미 최신 모델이 아니게 된 다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은 초기 구매자나 예약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선물이나 혜택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으니 조금 비싸게 샀어도 조금은 위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는 것이 목표라면 기다려보자. 경쟁사의 경쟁 모델이 출시될 때가 되면 지원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