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야심 차게 준비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난 스마트 글라스 부분에 애플이 새롭게 시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애플이 구글 글라스와 같은 증강현실을 적용한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난 11월 15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팀 쿡 체제로 변환한 이후에 뚜렷한 인기 제품을 출시한 적이 없는 것이 스마트 글라스 개발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앞서 팀 쿡은 이전에도 스마트 글라스에 대한 깊은 관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애플이 스마트 글라스에 치중하는 이유와 이 글라스에는 어떤 성능이 탑재될 것인지를 시장 루머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왜 스마트 글라스인가?

항상 선두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애플이지만 사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안주하고 있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우선 주력 수익원인 아이폰의 경우 경쟁자인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최근에는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더욱이 애플이 주력하는 프리미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든 상황이다.

또한 아이폰을 뒷받침하는 아이패드와 맥북의 매출은 점점 하락하는 추세이며 차세대 먹거리로 알려졌던 애플워치도 생각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이폰을 서포트 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이 필요해졌으며, 마침 올해 증강현실 기반으로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 GO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연동 방식 형태? YES

애플의 스마트 글라스가 아이폰과 연계된다는 것은 시장 유머 중 가장 확실한 부분이다. 구글 글라스가 독립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은 아이폰과의 무선 연동을 통해 스마트 글라스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아이폰에 표시되는 이미지, 미디어, 알림 등이 사용자 세팅에 따라 애플 글라스에 그대로 노출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형태를 취하게 되면 기술 구현을 위한 모바일 프로세서, 스토리지 등 별도의 부품이 필요 없기 때문에 구글 글라스에 비해 수려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고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증강현실 기능 도입? YES

애플 글라스에 증강현실 기능 도입 또한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애플은 이와 관련된 특허를 출원했는데, 사용자가 근처에 위치한 흥미로운 곳을 탐색하거나 웹에서 무언가를 검색할 때 스마트폰 카메라나 유사한 비디오 캡처링 디바이스를 통해 실시간 비디오 피드를 전달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또한 팀 쿡 역시 언론 인터뷰 등의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을 밝히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1차적으로 애플 글라스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용화 단계이다? NO

일부 매체에서는 애플의 스마트 글라스가 이미 상용화 단계로 내년에 출시가 가능하다고 추측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은 샘플 제작을 위해 near-eye 디스플레이 공급회사에 일부 수량을 주문한 걸로 알려져 이런 추측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핵심 부품인 휴대용 OLED 디스플레이가 활성화되는 시기가 2018년이라는 점에 기인하면 내년 출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증강현실 환경에 필요한 직접적인 정보에 대한 특허와 스마트 안경에 대한 다양한 특허들을 취득해 놓은 상태이고, 배터리나 오디오 시스템의 소형화 등 기술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실용적인 제품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시리와 연동? YES

애플의 스마트 글라스가 시리와 연동된다는 루머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본 기자는 시라와의 연동은 진행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이미 증강현실 기기의 선두주자 격인 Microsoft의 HoloLens와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최근 비브랩스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삼성전자 대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플 글라스에도 특화된 시리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명한 아이폰과의 연동이 확실시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시리를 사용하여 AR과 연동시킨다면 사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애플 글라스의 출시 시기는?

사실 유출된 스펙이나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기 때문에 애플 글라스의 출시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휴대용 OLED 디스플레이 문제로 인해 2017년 출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이 최근 매출 둔화로 인한 새로운 사업 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며, 팀 쿡도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출시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현재 테스트가 진행 중이고 구글 글라스에서 거론된 단점을 보완하고 애플만의 특화된 기술의 도입까지 예상한다면 2018년 이후에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인성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