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의 단골 소재였던 로봇이 어느덧 현실로 다가왔다.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유럽 최대 국제 전자제품 전시회인 IFA는 전자·가전 기술의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로도 평가받는데, 올해 IFA 전시장엔 유독 많은 로봇들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제 로봇은 단순 마케팅 차원의 기술 과시가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발전 중인 신성장 동력임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분위기였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으로 꼽히는 로봇 산업. 과연 어디까지 발전했고 앞으로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이번 IFA 2016에 등장한 로봇들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빨래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Laundroid

aundroid.sevendreamers.com | Laundroid

빨래 개는 시간이 아깝거나 귀찮은 사람이라면 런드로이드(laundroid)에 주목해보자. 일본의 로봇 기업 세븐드리머스가 개발한 이 제품은 빨래 정리를 대신해주는 로봇으로, 외관은 냉장고처럼 생긴 형태이다. 사용법은 세탁기에서 나온 옷가지들을 아무렇게나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기계 안에 옷의 형태를 인식하고 이를 분류하는 센서와 인공지능이 있어 건조기에서 나온 빨래들을 그대로 넣으면 알아서 다 정리해주는 것이다.

셔츠와 바지, 수건 등 옷 종류별로 분류되어 깔끔하게 개어진 빨래들은 최종적으로 각기 다른 수납함에 가지런히 포개져 정리된다. 세븐드리머스 마케팅팀에 의하면 사람이 일생 동안 빨래를 개고 정리하는데 약 9,000시간을 소비한다고 하니 수명이 80세인 사람으로 가정했을 때 이 로봇을 이용하면 인생에서 1.2%의 시간을 다른 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세븐드리머스는 파나소닉과 협업해 내년 중 미국과 일본에, 2018년에는 유럽 시장에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365일 깨끗한 유리창, Windowmate

RF (www.mywindowmate.com) | 979,000원

아무리 높은 고층 빌딩이라도 유리창 안팎을 매일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했다. 서비스 로봇 전문 기업 RF가 출시한 윈도우메이트(Windowmate)는 유리창 내·외부에 본체를 부착한 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유리창의 너비와 높이를 인식해 청소를 해주는 로봇이다. 본체에 영구자석이 내장되어 있는 형태이며 강한 네오디뮴 자석을 사용해 청소 중은 물론 청소 후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전용세제를 자동으로 분사하며 청소하고 전원이 꺼지더라도 창문에 붙어있기 때문에 안전하며 청소를 마친 후에는 알아서 초기 부착 위치로 돌아와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윈도우 메이트에 장착된 청소 패드는 손쉬운 사용을 위해 탈부착으로 개발됐다. 이 청소 패드는 1㎠당 3만 5000가닥의 ‘울트라 퓨어 마이크로 화이버(초극세사)’로 제작돼 유리 표면의 더러움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전체적으로 곡선형의 디자인이며 색상은 미드나잇 블루, 화이트, 체리브라운, 골드의 4가지로 구성됐다.

알아서 척척 배달 도우미,

GoCart Ver 2.0 & GoCart Mini

www.yujinrobot.com | 고카트 Ver 2.0 & 고카트 미니

9월 초 열렸던 IFA 2016에 국내 최초로 자율 주행 배송 로봇 고카트(GoCart) Ver 2.0과 고카트 미니를 출품한 유진로봇이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카트는 병원이나 실버타운 등에서 유용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율 주행 로봇이다. 시간대별로 의료 샘플, 약품, 스낵, 음료, 식사 등 저용량 물류를 배송한다. 뿐만 아니라 린넨, 폐기물과 같은 고용량 물류 배송까지 가능하다.

고카트는 각종 센서와 카메라로 공간을 분석해 실내 평면과 층간을 자율 주행으로 이동하고 사람이나 장애물을 인식해 충돌을 피하는 등 원활한 운반 서비스 수행이 가능한 로봇이다. 현재 시제품을 개발해 스페인 요양 시설 ‘아베마리아 파운데이션’에서 현장 테스트를 마쳤다. 연내 사업화를 목표로 대형 실버타운이 많은 미국, 유럽, 뉴질랜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특정 시간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이나 식사 배달 같은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면 직원은 감정 교류나 인간적 소통에 집중할 수 있다”면서 “로봇이 사람의 단순노동을 대체해 인건비를 아끼면서 요양 시설 운영 효율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홈을 위한 Ubot

www.haier.com │ Ubot

차세대 수익창출원으로 스마트홈이 손꼽히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기술 기업들까지 대거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홈이란 간단히 버튼을 클릭해 온갖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중국 하이얼(Haier)이 내놓은 제품이 유봇(Ubot)이다. 유봇은 개인 비서(Personalised Assistant)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로봇으로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유홈(uHome)에 맞게 설계된 제품이다.

유봇은 집안의 누수나 가스 누출, 화재 등의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고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로 집안 보안을 책임지며 도둑의 침입을 알리는 방범 기능을 수행한다. 불을 대신 꺼주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도 있는데 심지어 표정이나 행동으로 아이들의 감정 변화를 감지해 책의 주제를 고른다고 한다.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몸이 불편할 때는 대신 외부에 전화를 걸어 상태를 알릴 수도 있다. 유봇은 중국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다.

작고 귀여운 외관의 Xperia Agent

www.sony.com │ Xperia Agent

엑스페리아 에이전트(Xperia Agent)는 일본 기업 소니가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제품이다. IoT(사물 인터넷) 관련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를 표방하는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는 홈 자동화를 위한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사용자의 일상생활에 편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소형 로봇이다. 음성 인식 및 제스처 인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명령을 수행하고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비서(Personalized Assistant) 역할에 기본적인 콘셉트를 두고 있다.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는 소니의 음성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여러 음성 명령들에 응답이 가능하고 사용자를 인식하여 집의 전등을 켜는 등 가정 내 전자기기 제어를 지원한다. 이번 IFA 2016에 등장한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는 스마트 커피 머신을 통해 자동으로 커피를 내리게 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본체에 디스플레이 화면을 장착하는 등 지난 MWC에 소개됐을 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직 정식 제품화는 되지 않은 상태로 출시일 등은 미정이다.

내 안에 프로젝터 있다, 가변형 이동 로봇 Tipron

tipron.cerevo.com │ Tipron

티프론(Tipron)은 일본 아키하바라 기반의 로봇 회사 세레보(Cerevo)가 개발한 제품으로 빔프로젝터 기능을 갖춘 가정용 로봇이다. 가장 큰 특징은 3m 거리를 확보하면 원하는 위치로 자동으로 이동하여 80인치 크기의 프로젝터 화면을 구현해준다는 점이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알아서 충전소로 이동하여 충전하는 똑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충전 시간 2시간에 작동 시간 2시간으로 매우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평소에는 40cm 크기로 접혀 있고 프로젝터를 쏠 때는 80cm로 확장하며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720p HD 해상도를 지원하며 밝기는 250루멘 정도다. 키스톤 보정과 자동 초점 기능을 지원하고 스피커와 무선 랜도 달려 있다. 조작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 제어할 수 있으며 앱을 통해 일정을 미리 설정해주면 정해진 시간에 지정 위치로 이동하기도 한다. 트위터와 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연동 기능도 지원한다.

레고가 진화하면 로봇이 된다? JIMU Robot

www.ubtrobot.com │ JIMU Robot

지난 9월 3일(현지시간) 오후 IFA 2016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중국에서 온 유비텍(UBTECH)의 부스에서는 어린이 20여 명이 색색의 블록을 조립해 펭귄이나 기린 등 동물을 만들고 있었다. 자칫 '가전 전시회에 웬 레고 장난감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모습이었지만 그것은 분명 단순한 블록이 아닌 로봇이었다. '지무(JIMU)'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조립한 레고 블록에 모터와 제어박스를 연결하고,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직접 코딩해 움직이게 하는 로봇 제작 키트다.

유비텍 관계자는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하면 조립부터 코딩까지 직접 해볼 수 있다"며 "요즘은 어린이들도 코딩을 배우기 때문에 교육 차원에서 부모들이 많이 구입한다" 고 말했다. 코딩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앱 상의 기록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대로 로봇을 움직이면 된다. 키트의 종류는 4가지이며 가격은 종류별로 $99부터 $499 까지다.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