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스타 폰의 역사
기사 입력시간 : | 박마리아 기자
효리폰, 권상우폰을 기억하는가? 그동안 사람들은 어려운 휴대전화 이름보다는, 광고 모델 이름을 따 부르곤 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면서, 이렇다 할 스타폰은 등장하지 않았다. 제조사들은 스타 마케팅보다는 스마트폰의 뛰어난 성능이나 디자인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물론 스마트폰 광고에는 꾸준히 당대 최고 스타들이 등장하며 호응을 얻긴 했으나 ‘○○폰’으로 불린 제품까지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불현듯 등장한 ‘설현폰’을 시작으로, 하나 둘 스타 이름을 딴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스타들의 이름을 딴 휴대전화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짚어보자.
효리폰
삼성전자 SPH-V4200
가로로 돌아가는 회전식 화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애니콜 가로본능 시리즈. 삼성전자는 2003년 솔로 데뷔에 성공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섹시 댄스 가수 이효리를 광고 모델로 채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이효리, 권상우, 에릭과 함께한 뮤직드라마 방식의 ‘애니모션’ 시리즈 역시 크게 히트해, 휴대전화 광고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다.
권상우폰
삼성전자 SPH-V4400
지금은 웬만한 휴대전화가 1000만 화소를 넘나들고 있지만, 10년 전에는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가 200~300만 화소 수준이었다. ‘권상우폰’은 당시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2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해 디카폰, 캠코더폰 등으로 불렸던 휴대전화로, 권상우가 투우사로 등장해 360도 공중회전을 선보이는 CF로 화제를 모았다. 75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 1000대씩 팔려나갔다고.
문근영폰
삼성전자 SPH-V6900
삼성전자는 유독 광고 모델에 힘을 써온 듯 보인다. 2004년 ‘효리폰’, ‘권상우폰’에 이어 이번에는 ‘문근영폰’이다. 2005년 애니콜 블루투스폰 광고에는 문근영이 대학생으로 등장해, 흥겹게 춤을 추다가 전화가 울리자 귀에 착용하고 있던 블루투스 헤드셋을 어깨로 살짝 눌러 전화를 받는다. 블루투스의 자유분방한 느낌을 잘 살린 이 광고 이후 ‘문근영폰’은 큰 인기를 얻었다. 비록 광고에 등장하는 블루투스 헤드셋은 별매였지만.
나상실폰
스카이 IM-S110k
한예슬이 기억상실증 환자 ‘나상실’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유명해졌다. 스카이 최초의 KTF 모델이며, 흰 색으로 먼저 출시되었으나 이후 나상실이 사용한 분홍색 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2배로 급증했다고. 스백십(IM-S110k의 애칭)의 슬림한 디자인과 은은한 핑크빛은 지금 봐도 여심을 홀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고아라폰
삼성전자 SCH-W270
다시 애니콜이다. ‘고아라폰’은 2007년 출시돼 2009년까지 휴대전화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끈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트렌드에 맞는 깔끔하고 슬림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고아라가 CF에 너무 예쁘게 나오는 바람에 ‘슬림폴더 HSDPA폰’이라는 긴 이름보다는 ‘고아라폰’으로 불리며 국민폰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여가지 색상을 추가해 다시 출시하기도 했다.
베컴폰
모토로라 V9m
‘왕년에’ 모토로라는, 세계적으로 최악의 실적을 거둘 때에도 한국 시장에서는 꽤 인기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100만 대 이상 팔려나간 레이저 스퀘어드(V9m)는 우리나라에 닭벼슬 머리 열풍을 불고 온 섹시한 축구 선수 베컴이 광고에 등장해 ‘베컴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8k 금테를 두른 럭셔리 에디션이 출시될 때에는 우리나라에 직접 방문해 프로모션을 펼치기도 했고, 이후 출시된 ‘베컴폰2’ 광고에서는 “난 둘 돠!”라는 한국어를 선보이며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비키니폰
LG전자 LG-SH640
2008년 출시된 비키니폰은 ‘비키니’라는 이름처럼 디스플레이가 상?하단 두 개로 나뉜 휴대전화다. 핫한 혼혈 모델 제시카 고메즈가 등장해 비키니를 입은 채 CF에 등장해, ‘위 아래 짝까지 맞춰주는 비키니폰’이라는 카피로 육감적인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연아폰
삼성전자 SPH-W7700
‘연아의 햅틱’으로 잘 알려진 햅틱은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채용하며 이름까지 바뀌어 출시된 휴대전화다. 개발 당시 이름은 ‘햅틱 미니’였다고. 당시 스무 살이었던 김연아를 모델로 내세운 만큼 젊은 세대, 특히 10~20대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연아의 햅틱’은 블로그처럼 휴대전화에 일상을 기록하고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풀터치스크린폰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의 인기에 힘입어 불황 속에서도 하루 평균 개통 3천 대를 기록하는 등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손연재폰
LG전자 LG-F300K
설현폰
SKT 루나
설현은 2015년부터 SK텔레콤의 ‘이상하자’ 캠페인 광고에 얼굴을 비추었다. 마케팅 담당자 역시 ‘모험’이라고 칭할 정도로 새로운 얼굴,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과감하게 진행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신 브로마이드 품귀 사태로 화제가 된 설현은 이후 SKT 전용단말 루나 CF 모델로 발탁되며 제대로 빛을 발했다. ‘누군가를 미치게 만들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카피의 루나폰은 ‘설현폰’으로 불리며 단숨에 화제가 되었고, 설현 역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하니폰
레노버 펩플러스
루나가 ‘설현폰’으로 인기를 끌자, 레노버는 대세의 아이콘, EXID 하니를 앞세워 신제품을 출시했다. ‘하니폰’ 팹플러스는 레노버가 한국에 처음 선보인 스마트폰으로, 4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과 6.8인치 대화면으로 1~3차 물량이 완판되는 등 소소한 인기를 끌었다. 전파인증 문제로 아쉽게 판매를 중단하긴 했지만, ‘하니폰’이라는 이름은 어느 정도 알렸다. 한편 레노버는 2016년 하니폰의 후속작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쯔위폰
화웨이 Y6
설현, 하니에 이어 등장한 스타는 바로 트와이스의 중화권 멤버 쯔위다. LG유플러스 모델이 된 쯔위는 LG유플러스 단독으로 출시된 화웨이 Y6 광고에 등장해,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터졌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두고 중국에서 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어쩔 수 없이 광고를 중단했고 ‘쯔위폰’이라는 타이틀은 흐지부지 되었지만, 이와 상관없이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설현폰2
SKT 쏠
이번엔 래쉬가드다. 한겨울에 수영복이라니, 다소 계절감을 잃어버린 듯 하지만 뭐 어떤가? 무려 설현인데. SKT는 자체기획 보급형 스마트폰 쏠(Sol)을 선보이며 이번에도 역시 ‘설현’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제품 자체보다는 아무래도 한겨울에 선보인 설현의 래쉬가드가 더 화제였지만, 아무튼 쏠은 ‘설현폰2’로 불리며 하루 평균 약 1500대씩 개통, 출시 일주일만에 1만 대를 판매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박마리아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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