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터치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휴대전화의 화면은 단지 정보를 디스플레이해주는 역할만 할 뿐이었고, 입력은 모두 키패드의 버튼을 이용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화면은 정보 디스플레이와 입력의 기능을 통합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별도의 키패드가 필요 없어지면서 기존 키패드의 공간까지 화면을 확장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화면에 나타나는 화상 키보드를 눌러서 문자를 입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면을 스크롤하고 확대 또는 축소하는 등의 멀티터치 기능으로 더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꺼운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면 정교함도 떨어지고, 화면을 더 많이 가리는 단점도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터치펜이다. 스마트폰에 펜이 추가되면 더욱 정교한 입력과 연필이나 볼펜을 사용하는듯한 필기감도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중에서 갤럭시노트는 이러한 펜을 주요 입력장치로 기본 채택한 라인업이다. 펜의 추가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디스플레이까지 갖추면서 원래 삼성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의 인기를 넘어 이제는 갤럭시의 대표적인 플래그십으로 자리잡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어떻게 시작되고 또 어떻게 발전해왔을까?

2011년 9월

갤럭시노트의 탄생

첫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2011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되었다. ‘Something Big is coming’이라는 티저 영상으로 먼저 공개되었던 첫 갤럭시노트는 힌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큰 화면이 가장 특징적인 제품으로, ‘Phone? Tablet? It’s Note!’라는 슬로건처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경계를 노트라는 명칭을 이용해 패블릿 시장을 새롭게 연 스마트폰이다. 대화면과 함께 또 하나의 특징은 스타일러스 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노트 이전에도 5인치대의 큰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나도 큰 화면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노트는 단순히 화면만 키운 것이 아닌 대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S펜과 그에 따른 추가 기능을 부여하여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갤럭시노트의 성공에는 단순 터치가 아닌 압력감지 기능이 들어있는 와콤 기술이 큰 몫을 하기도 했다.

2012년 2월

태블릿도 노트로, 갤럭시노트 10.1

갤럭시의 노트 시리즈는 스마트폰 전용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삼성은 2011년 공개한 갤럭시노트에 이어 2012년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래스에서 10.1인치의 갤럭시노트를 공개했다. 5.3인치의 갤럭시노트도 당시에는 스마트폰으로써는 엄청난 대화면이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태블릿PC만의 장점을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갤럭시노트 10.1은 일반 개인용도 보다는 기업체의 업무용 등으로 타깃을 설정했다. 또한 S펜도 더욱 개선되어 갤럭시노트의 256단계 필압을 1024단계로 확장시켜 더욱 섬세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2012년 8월

S의 빈 자리를 메운다, 갤럭시노트2

첫 갤럭시노트가 공개된 지 약 1년만에 두 번째 노트인 갤럭시노트2가 공개되었다. 일정상으로도 차기작이 나올 시기였지만 삼성의 입장에서는 같은 해 봄에 출시된 명실상부한 삼성의 대표 모델 갤럭시S3가 초고속 가격 하락으로 굴욕을 당한 후 부진을 노트 시리즈로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노트2에 큰 기대를 걸었다. 개선된 디스플레이는 크기도 5.5인치로 더욱 커졌으며, S펜 역시 갤럭시노트 10.1과 마찬가지로 1024단계의 필압 감지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또한 펜을 화면 위에 띄운 상태로 호출하는 에어뷰 기능으로 더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다.

2013년 2월

패블릿과 태블릿의 경계, 갤럭시노트 8.0

노트의 태블릿PC 버전인 갤럭시노트 10.1이 발표된 지 딱 1년이 지난 시점, 동일한 장소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두 번째 노트 태블릿인 갤럭시노트 8.0이 공개되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에는 8인치 크기로 변경되면서 갤럭시노트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는 패블릿 시장과 갤럭시노트 10.1이 위치한 태블릿PC 시장의 중간에 포지션을 두게 되었다. 크기는 8인치로 작아졌지만 해상도는 갤럭시노트 10.1과 동일한 1280x800으로, S펜은 크게 바뀌지 않은 1024필압을 갖추었다.

2013년 9월

이제는 풀HD, 갤럭시노트3

2013년 공개된 세 번째 노트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3는 디스플레이가 5.7인치로 더욱 커지고 해상도 역시 기존의 720p에서 드디어 1920x1080 풀HD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와 함께 램 용량도 3GB를 갖추는 등 성능 면에서도 큰 폭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디자인도 그 유명한 가죽 느낌의 후면 배터리 커버 패턴과 가장자리 스티치 형상으로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추게 되었으며, 갤럭시S 시리즈의 연이은 부진을 대신하는 진정한 갤럭시 플래그십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디스플레이도 그 동안 색감과 밝기에 지적을 받아오던 점을 크게 개선해 이전 모델들에 비해 훨씬 밝고 정확한 색감을 제공했다.

2013년 9월

업그레이드의 결정판, 갤럭시노트 10.1 2014 에디션

첫 태블릿 노트인 갤럭시노트 10.1을 공개한지 약 1년 반 만에 갤럭시노트3와 함께 선보인 갤럭시노트 10.1 2014 에디션은 갤럭시노트3와 동일한 프로세서와 램을 채택했으며 전작과 동일한 10.1인치 디스플레이에 해상도는 네 배 높아진 2560x1600의 초고해상도를 갖춰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발표 날짜와 주요 하드웨어 사양만 갤럭시노트3와 같은 것이 아니라 후면의 가죽 패턴 및 스티치 디자인까지 갤럭시노트3와 동일하게 가져오면서 멋진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2014년 1월

생산성의 정점, 갤럭시노트 프로 12.2

삼성은 2014년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또 하나의 색다른 노트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노트였던 10.1인치를 넘어서는 12.2인치로, ‘프로’라는 단어까지 새로 추가된 갤럭시노트 프로 12.2이다. 더욱 커진 디스플레이는 4분할 멀티 화면을 지원하며, 전용 키보드 커버를 연결하면 노트북 대용으로도 손색 없다. 대화면으로 인터넷 강의를 보는 용도나 업무용으로도 평가가 좋았으며, 디자인이나 하드웨어 사양은 갤럭시노트3와 흡사해 성능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업무용 타깃에 맞춰 한컴오피스가 기본 제공되었다.

2014년 1월

첫 보급형 노트, 갤럭시노트3 네오

파생 모델 없이 1, 2, 3편을 연달아 내던 갤럭시노트 스마트폰의 첫 변종으로 선보인 갤럭시노트3 네오는 첫 보급형 노트 시리즈라는 타이틀까지 딴 모델이다. 디자인과 프로세서는 갤럭시노트3와 동일한 사양을 갖추고 있지만 화면 크기와 해상도, 램 용량과 저장공간, 배터리 용량 등이 모두 하향 조정되면서 가격대를 낮췄다. 프로세서만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사양이 갤럭시노트2와 동일하고 프리미엄급 디자인과 강력한 프로세서를 좀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보급형 치고는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 9월

모든 것이 두 배로,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3 공개 1년만에 새로 선보인 갤럭시노트4는 모든 면에서 두 배로 향상된 모델이다. 프로세서도 쿼드코어에서 옥타코어로 변경되었으며, 디스플레이 크기는 5.7인치로 동일하지만 해상도가 FHD에서 QHD로 더욱 조밀해졌다. 또한 노트 시리즈의 핵심인 S펜도 오랜만에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필압 단계를 1024에서 2048 단계로 두 배 늘렸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노트 시리즈 중 최초로 메탈 프레임을 채택했다는 점이며, 지문인식 기능과 심박수 측정 기능도 새롭게 추가되었다. 모든 면에서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지만, 단통법의 직격탄과 애플의 첫 노트급 스마트폰인 아이폰6플러스와 경쟁하게 된 불운을 겪기도 했다.

2014년 9월

혁신적인 엣지 스크린의 시작, 갤럭시노트 엣지

갤럭시노트4를 처음 공개한 2014년 언팩 에피소드2에서 또 하나의 제품, 일명 One more thing이 함께 공개되었는데, 2013년 CES에서 콘셉트 모델로 공개했던 엣지 디스플레이를 양산 제품에 처음 적용한 갤럭시노트 엣지였다. 갤럭시노트4와 동일한 하드웨어 사양과 동일한 디자인에 디스플레이 오른쪽 끝이 부드럽게 휘어서 측면으로 이어진 갤럭시노트 엣지의 엣지 스크린은 자주 사용하는 앱을 배치하고 알림 및 시간을 표시해주며 사진을 찍을 때엔 촬영 버튼과 설정 버튼을 배치해주는 등 굉장히 유용하고 편리한 쓰임새를 제공했다.

2015년 8월

제대로 된 64비트 노트, 갤럭시노트5

2015년 8월에 공개된 갤럭시노트5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나타났다. 그간 보여준 노트 시리즈만의 외형은 사라지고 갤럭시S6 시리즈와 유사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훨씬 더 개성적이고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갤럭시노트3부터 이어져온 후면 가죽 질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강화유리가 대신하게 되었다. 일체형 구조로 변경되며 더욱 날씬해졌지만,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따라왔다. 갤럭시노트4에 비해 오히려 줄어는 배터리 용량은 저전력 설계로 사용 시간은 더 길어졌으나 다운그레이드라는 불만도 들어야 했다. 이보다 S펜의 역삽입 시 고장을 일으키는 S펜 게이트는 갤럭시노트5의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4GB의 램과 완전한 64비트 환경이나 꺼진화면 메모 등은 좋은 평가를 얻었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