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스마트폰 업계는 시장 포화로 인해 시장 전체의 성장세가 정체를 맞음과 함께, 단통법으로 인해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가 몸살을 앓은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오는 2016년은 특히 국내 시장에 있어서 스마트폰 시장 포화가 절정을 이룸에 따라, 그 동안 비슷한 움직임 하에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던 시장에 변화의 큰 파도가 밀려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부터는 격변의 2016년을 맞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으며, 또 오는 한 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되짚고 전망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애플

단말기 판매 점유율 면에서 아이폰6 라인업 출시 이후, 그 전까지 6%대를 기록하고 있던 아이폰은 단통법 직후 판매 점유율 34.2%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통신 3사로 모두 출시된 것에도 영향을 끼쳐, 이후 아이폰의 판매 점유율은 계속 높은 수치를 유지해 아이폰6S가 출시 시점에 이르러서는 41.3%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 출시 이후 줄곧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해 온 제조사는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아이폰6S, 6S플러스 출시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판매 점유율 50%의 벽이 무너졌으며, 상위 판매 모델 1~3위의 자리를 애플이 휩쓸었다(아틀라스리서치컨설팅 조사자료).

현재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17% 내외, 판매 점유율 또한 내려갈 줄을 모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아이폰 판매율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투자사 캐노코드지니어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애플의 영업이익 점유율은 94%로 이는 1년 전보다도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의 국내시장의 부흥은 폭주하는 기관차와도 같다.

▲ 디스플레이를 키운 것이 신의 한 수, 아이폰6 라인업

애플의 2016년, 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것

단통법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서, 국내 시장에서 애플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애플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료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사용자의 76%는 다시 스마트폰을 구매해도 아이폰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해, 재구매율 응답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 자료에 따르자면 삼성전자의 재구매 응답률은 58%, LG전자는 37%였으며 노키아, HTC, 소니, 모토로라, 블랙베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자료로 미뤄보자면 높은 판매 점유율은 곧 아이폰 시장 점유율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재구매율이 여타 제조사의 그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의 많은 수는 추후에도 다시 아이폰을 구매할 것이기 때문이다. 판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그에 반해 타 제조사들의 판매 점유율이 2015년 전과 같은 추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애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힘들어 보인다.

국내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때와는 시장의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작지 않으며, 높은 보조금으로 경쟁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도 현재 시장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애플이 2016년에 선보일 아이폰7 라인업이 어떤 제품이 됐든, 애플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 명확해 보인다.

▲ 보다 아름다운 아이폰, 한국 시장을 뒤흔들다

라인업의 다양화? 애플 아이폰7

아이폰6S 라인업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차기 라인업에 대한 예상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4분기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애플 역시 지금껏 등한시했던 중저가 라인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자면 보급형의 4인치 아이폰과 함께 지난해 애플이 출원한 방수 및 방진 특허인 ‘자가치유 엘라스토머’가 사용된 지금보다도 더 얇은 아이폰7, 그리고 패블릿 라인업의 아이폰7플러스가 함께 출시될 것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아이패드 프로의 등장, 애플은 갈수록 제품의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

지금까지의 삼성전자, 초심으로 돌아가다

작년까지의 삼성전자는 다소 우울한 분위기였다. 디자인으로 혹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경쟁사들의 것보다 나은 면이 많지 않았던 갤럭시S5가 도화선이 되었다. 중국에서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며 찾아온 어닝쇼크, 그로 인해 쏟아지는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더뎌지는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상황, 의료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에 주목하는 모습 등 여러 상황들이 삼성전자의 앞날을 어둡게 가리고 있었다. 심지어는 곧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쏟아져 나오기까지 했다.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역시나 갤럭시S 라인업이었다. 삼성전자는 6번째를 맞는 갤럭시S 라인업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Zero’라고 명명했다. 2015년 3월, 삼성전자는 대망의 갤럭시S6를 공개했다. 먼저 눈에 띤 것은 디자인이었다. 갤럭시S5에서 혹평을 받았던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뀐 것이었다.

갤럭시S6 못지않게 호평을 받았던 갤럭시 알파 라인업의 기조를 이어받은 중저가 제품군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다. 갤럭시A, 갤럭시J의 라인업으로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경쟁사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2015년 삼성전자는 여전히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6년, 그늘진 밝음

초심으로 돌아간 삼성전자는 기술력에 있어서는 여타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6년의 삼성전자의 앞날은 그리 평탄해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는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5년이 최초였으며 그 추세는 2016년에 더욱 거셀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문제라면 제품으로 극복하면 된다. 하지만 관련 시장 자체의 파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극복하기가 힘들다.

2016년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은 여전히 높을 것이다. 기술력 면에서는 경쟁사의 그것을 다시 한 번 압도할 것이 분명하며, 제품 디자인의 측면에서도 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서서히 스마트폰에 집중된 역량을 다른 대체 사업으로 분산시켜 나가고 있으며, 2016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손익에 따라 그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시장 1인자이지만 앞날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혁신 그 이상이 필요한 때, 삼성전자 갤럭시S7

2016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명운을 좌우할 제품은 역시나 플래그십 제품인 7번째 갤럭시S가 될 것이다. 곧 발표될 갤럭시S7은 예년보다 1개월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공개된 사항으로 미뤄봤을 때는 높은 평가를 받았던 갤럭시S6와 기조를 같이 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는 스냅드래곤820와 함께 최신의 엑시노스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애플이 탑재한 3D 터치 기능과 함께 보다 빠른 카메라 초점을 위한 듀오 픽셀이 사용될 것이라는 추측을 사고 있다.

LG전자

지금까지의 LG전자, 날개 없는 추락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LG전자는 시장 변화에 느리게 대처한 회사가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09년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10.3%를 차지하고 있던 LG전자의 점유율은 2012년에 3.6%까지 추락했다. LG전자는 이와 같은 실패를 새기고, 각고의 노력을 통해 다시금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옵티머스LTE 라인업, G2 등의 제품들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LG전자는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찾는데 ‘잠시간’ 성공했다.

2013년 출시된 G3는 LG전자에 스마트폰 사상 최고 실적의 영광을 안겨줬다. 출시년도 판매량 580만 대를 기록한 G3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2014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3분기에는 2010년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LG전자가 내놓은 제품은 G플렉스2, 그리고 플래그십 라인업의 G4였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특히 G4는 높은 가격 때문에 출시 2달 간 24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 가려져 많이 회자되진 않았으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전분기대비 100% 하락하며 시장에 삼성전자에 그것에 못지않은 충격을 가져다 준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는 2013년 G3 덕에 3위로 올라섰던 때와는 달리, G4의 실패로 2015년에는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매출 비중은 30% 내외로 경쟁사 대비 국내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데, 국내 시장 판매 점유율도 10월 들어서 12.9%까지 떨어졌다. 와신상담 이후 잠시 도약했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들어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 3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실적은 77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의 2016년, 도약을 준비한다

LG전자의 2016년은 투트랙 전략이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시장에 도전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음을, 다시 말해 G4나 G플랙스2와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한 것에 패착이 있었음을 시인하며 향후로는 프리미엄 라인업과 중저가 라인업으로 전략 제품을 나눠 투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의 V10과 함께 풀 메탈 스마트폰인 ‘클래스’를 출고가 39만 원 대에 선보이며, 경쟁 제품들에 비해 낮은 가격대의 중저가 제품을 전략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선을 보인 투트랙 전략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LG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제프 필드핵은 LG전자의 성장을 위해서는 향후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시장점유율 증가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쫓아가는 자의 고민은 1인자의 그것과는 다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성과들이 많이 남아있으며, 시장의 포화로 고민하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당장의 성장을 이루는 데에 집중함에 족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여유로울 수 있기에, 2016년 전망은 삼성전자에 비하자면 오히려 더 밝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활을 걸다, LG전자 G5

출고가가 인하되면서 LG전자 G4의 판매량은 급등했다. 당초의 예상 판매량인 글로벌 판매 800만 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국내에서는 출고가 인하 이후 오랜만에 스마트폰 판매 순위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LG전자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LG전자는 2016년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플래그십 제품인 G5의 출시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했는데, 5.6인치 디스플레이와 스냅드래곤820 AP, 지문인식 모듈을 탑재한 고성능의 스펙으로 갤럭시S7 발표보다도 앞당겨 시장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의 2016년은 내년 초 공개될 G5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얼리아답터들이 혀를 내두르는 완성도의 '슈퍼폰' LG V10

팬택

지금까지의 팬택, 끝을 경험하다

팬택은 우리나라 벤처 기업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 입지전적 기업으로 꼽혀왔다. 기술력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을 펼친 팬택은 한 때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 2위의 기업으로 우뚝 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한 채, 2015년 팬택은 그야말로 밑바닥을 경험해야만 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은 2012년 사실상 결판이 났다. 2위 자리를 두고 펼친 LG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린 이후 팬택은 한 번도 2위의 자리를 탈환하지 못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났고, 2013년 9월에는 박병엽 부회장이 사임했으며, 수천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결국 2년 2개월 만에 팬택은 다시 워크아웃 체제로 들어갔고, 2014년 8월 시작된 워크아웃은 결국 2015년 5월 26일 회생절차 포기로 이어졌다. 팬택의 현재까지의 마지막 출시 제품은 2014년 11월 SK텔레콤에서 출시된 베가 팝업노트로 남아있다.

한때 1,400명이 근무하던 팬텍의 김포공항 공장은 6월 1일 출하를 끝으로 가동을 중지했다. 3차까지 이어진 매각시도는 결국 불발로 돌아갔다. 이렇게 팬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팬택에게 있어서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을 인수한 것이다. 2015년 8월부로 인수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10월 16일에는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탈출했다. 팬택의 암흑기는 종막을 고했으며, 끝을 경험한 팬택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출시된 마지막 제품, 베가 아이언2

팬택의 2016년, 다시 태어나다

2015년 12월부로 팬택은 조직 개편을 마치고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2016년부터 팬택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중저가 라인업의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업체로 다시 태어났다. 향후 팬택은 기존에 진행돼 오던 제품 개발을 지속함과 함께, 2016년 2분기 안에 인도네시아에 총 20여만 대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총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60만 대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가 신설법인 팬택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지만, 향후 국내에도 이들은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목표 판매량 60만 대의 절반은 인도네시아 시장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국내 시장을 목표로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황을 고려하여 초기의 SKY, 그리고 팬택앤큐리텔 시절처럼 통신사 한곳에서만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새로운 팬택의 스마트폰은 내년 5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라인업이 아닌 중저가의 제품으로 특정 기능에 특화한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2015년 12월 현 시점에 팬택의 전략적 신제품이 어떤 모델이 될지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개략적인 제품의 윤곽은 내년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눈물의 방출. 저렴한 가격에 갖춰야 할 건 다 갖춘 베가 팝업노트

오랜만의 신제품, 뉴 팬택폰

신설 팬택이 기존에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출시한다면 그 제품은 ‘브루클린프로젝트’에 기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팬택이 현대카드와 함께 진행한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로, 과거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특한 예술 문화 지역으로 바뀌고 있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모티브로 한 스마트폰의 개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본래 2015년 8월 출시를 예정하고 있던 브루클린은 팬택의 사정으로 현재 중지된 상태. 당초 계획이 45만 원 출고가의 중저가로 출시될 예정이었으며 팬택 워크아웃 이후에도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프로젝트인 만큼, 향후 출시될 뉴팬택폰은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제품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 결국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베가 시크릿노트2

샤오미

지금까지의 샤오미, 한국에서도 화제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음에도 샤오미의 신제품은 발표될 때마다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플을 제외하고는 신제품 발표 때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해외 제조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샤오미 팬카페의 회원수는 16만 명을 넘어섰으며, 홍미노트3는 발표 당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4년 인기 검색어 결산’에서 샤오미를 PC 검색어 3위, 모바일 검색어 7위로 집계한 바 있다. 그만큼 샤오미는 한국에서 높은 인지도와 관심,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조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미 샤오미는 스마트 시장에서 상당히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보조 배터리와 웨어러블 분야에서는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성능을 무기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의 자료를 따르자면 샤오미 전체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64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에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지 않은 회사가 이 정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실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샤오미의 2015년은 별다른 노력 없이 손쉽게 국내 진출의 기반을 닦은 보람찬 한 해였다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에서도 연일 화제가 된 홍미노트3

샤오미의 2016년, 반강제적 한국 진출?

예상과는 달리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업에 한계가 보다 일찍 찾아온 듯하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2013년 1,870만 대, 이듬해에는 6,110만 대를 판매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2015년 상반기에는 3,470만 대를 판매하며 시장의 예측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에 비하자면 성장한 것은 맞지만 당초 샤오미가 세운 1억 대, 그리고 3월에 조정한 8천만 대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2015년 3분기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8%가 하락해, 단순히 성장세가 꺾인 것이 아니라 하향세에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샤오미의 판매 전망치 하향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중국 시장의 포화에 찾아왔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말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이외의 시장 개척이 필요함을 시사하기도 한다. 샤오미는 해외 진출을 위해 지금껏 등한시해 온 특허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샤오미의 미국 진출이 특허소송으로 인해 주춤한 현재 상황에서, 샤오미는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거기에는 한국 시장 역시 포함돼 있다. 이미 다양한 제품을 통해 인지도를 올린 샤오미에게 있어서 한국 시장은 무혈입성이 가능한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미 류 더 부회장은 서울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에서 곧 한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던 샤오미의 Mi4는 특허에 가로막혔다

가성비는 옛말? 샤오미 Mi5

샤오미의 플래그십 제품인 Mi5가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5.5인치 디스플레이, 옥타코어 프로세서, 2천만 화소의 카메라, 최고 128GB의 용량 등 여타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제품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막강한 성능에, 애플에 비견할 수 있는 준수한 디자인으로 출시될 것이 명백한 Mi5는 그러나, 종전까지 샤오미가 차지하고 있던 포지션과는 다른 자리를 차지한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출시될 Mi5의 가격이 이전 제품들과는 달리 저렴하진 않을 것이란 우려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특허권을 해결하기 위해, Mi5는 종전 제품들의 2배 가까운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높은 가격의 샤오미 플래그십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화웨이

지금까지의 화웨이, 조용하게 움직이는

화웨이는 1987년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사업가인 런정페이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네트워크 및 통신 장비의 제조를 주 사업모델로 삼고 있는 중국의 기업이다. 본래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통신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신생 스타트업인 샤오미보다는 글로벌 진출에 있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화웨이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세는 매섭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던 글로벌 시장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가고 있으며, 2015년에 이르러서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의 자리를 굳히는 데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소 뒤처지고 있는 샤오미보다는, 오히려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 1위 삼성전자에게는 훨씬 위협적인 경쟁자인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돌풍과는 달리 한국 시장에서의 화웨이의 움직임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2014년 10월 아무런 예고 없이 LG유플러스의 MVNO 미디어로그로 X3라는 이름으로 Honor6를 발매한 이후, 화웨이는 별다른 거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화웨이의 X3는 올해 상반기 누적판매량 7만 대를 넘어서며, 낮은 인지도와 소극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명시적 성과를 거두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의 2015년은 국내 시장의 ‘돌다리 두들기기’를 위한 한해였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조용하지만 강한 돌풍, 화웨이 X3(honor 6)

화웨이의 2016년,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다

검증이 끝난 국내 시장에 화웨이는 이제 본격적인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12월 8일 있었던 간담회 자리에서 화웨이는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운 움직임과는 달리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7월 국내 장비 제조업체인 청호컴넷과 통신 장비 제품 및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국내 판매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청호컴넷은 이후 화웨이와 스마트 드바이스의 공동 개발, 합작 투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X3 이후 1년 만에 새로운 제품도 출시됐다. LG유플러스를 통해 12월 16일부터 070 인터넷 전화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화웨이 Y6 듀얼폰이 출시된 것이다. 5인치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이 제품의 출고가는 15만 4천 원. 이는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들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 화웨이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화웨이에서 개발을 담당한 새로운 넥서스 레퍼런스폰인 ‘넥서스6P’도 SK텔레콤과 구글 플레이를 통해 국내 판매를 개시했다. 사실상 국내에서 중저가 라인업과 프리미엄 라인업을 모두 갖춘 샘이다. 2016년은 전망컨대, 화웨이의 본격적 한국 시장 공략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 자리를 화웨이가 차지했다

내년에는 볼 수 있다? 화웨이 P9

삼성전자에는 S, LG전자에는 G가 있다면 화웨이에는 P가 있다. 2012년 최초로 출시된 Ascend P1을 시작으로 화웨이는 제품명 P의 라인업을 플래그십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제품은 경쟁사의 동일 라인업의 제품보다는 다소 낮은 스펙을 보이지만,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최적화,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는 중이다. 화웨이 P9은 내년 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4GB RAM과 옥타코어 프로세서, 메탈 재질 외관을 채택하고서도 500달러의 위협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9은 화웨이의 한국 진출 본격화에 발맞춰, 머지않아 국내 시장에서도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켈빈 딩 한국 화웨이 대표가 국내에 선보이고 싶다는 화웨이의 메이트 제품군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