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IT 분야에서 빅데이터가 이슈가 되면서 시선을 끌던 때가 있었다. 빅데이터란 데이터의 생성 양과 주기, 형식 등이 방대한 데이터를 말하는데, 워낙 방대한 규모로 인해 기존의 방식으로는 분석이 쉽지 않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발달과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데이터는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축적되고 있으며, 분석은 더욱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관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데이터를 분석해서 활용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어떻게 잘 수집하고 저장한 뒤에 분석해서 쓸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적은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보다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가 훨씬 더 정확하고 더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요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

왓챠
애플 앱스토어 / 구글 플레이 - 무료
개인의 영화 취향을 분석해서 선호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앱인 ‘왓챠(watcha)는 엉터리 영화 평점이나 나의 취향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평가로 인해 시간과 돈을 날리는 낭패를 줄여주는 서비스이다. 왓챠는 기본적으로 사용자 본인이 직접 매긴 영화 평점을 토대로 해서 수많은 사용자들의 평점과 영화적 취향, 선호도 등을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 내가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또한 내가 평가를 내리지 않은 영화에 대한 예상 평가도 내려준다. 이런 분석은 우선 나와 동일한 영화를 보고 좋은 평가를 내린 사용자들의 데이터 중에서 내가 아직 보지 않은 영화이면서 나와 취향이 일치하는 사용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린 영화를 내게 추천하는 식이다. 또한 내가 좋은 평가를 내린 영화의 감독이 만든 영화나 좋은 평점을 준 영화의 주인공이 출연한 영화, 내가 주로 보아온 장르의 영화 등 다양한 기준에서 추천을 해주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1억 건 이상의 영화 평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왓챠는 최근 버전업을 통해 극장 상영 시간표를 확인하고 앱에서 곧바로 예매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게 되었다. 또한 TV나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볼 수 있는 무료영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주로 함께 영화를 보는 지인을 무비파트너로 등록해서 함께 볼만한 영화의 추천도 가능해졌다.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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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개인적인 취향이 지극히 많은 영향을 주는 분야이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서비스가 효과적일 수 있다. 국내 유명 음원 서비스인 멜론도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하게 되었다. 멜론은 10년간 서비스를 유지해오며 축적된 2400만 명의 이용자들이 이용한 음원 사용 이력과 사용 행태 등 빅데이터를 그 동안 쌓아두기만 하다가 최근 이를 분석해서 아티스트와 사용자들을 엮는 생태계로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음악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티스트와 사용자의 친밀도를 개인별로 각각 도출해서 알려주며, 나의 음원 소비를 이용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나도 모르게 끌렸던 음악 등을 찾아주기도 한다. 이런 분석 데이터는 아티스트들에게도 제공되어서 연령대나 지역 등 다양한 분류 기준으로 어떤 사용자들이 이 아티스트를 좋아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새로 활동을 할 때에 어디에 타깃을 두고 마케팅을 하면 더욱 효과적일지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즐겨 듣던 음악이나 아티스트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확인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또 내가 잘 모르던 아티스트나 음악 중에서 내 취향에 잘 맞을 가능성이 높은 데이터를 제공받기 때문에 실패 없이 새로운 음악과 아티스트를 접할 수 있다.

메디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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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매칭 서비스인 메디라떼는 과목별 거리별 후기별 다양한 정보를 이용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병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지역설정을 이용해서 가까운 병원의 친료과목이나 진료시간, 보유 장비와 의료진, 부가정보, 위치정보 그리고 후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앱 내에서 곧바로 전화 상담이나 등록된 병원에 한해 카톡 상담도 가능하다. 인터넷상의 영화 평점과 마찬가지로 가짜 후기로 인한 잘못된 정보나 추천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검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실제로 해당 병원을 이용한 사용자에 한해 후기를 남길 수 있으며, 분석을 위한 데이터 자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활용, 분석해서 사용하고 있다.

영화 속의 빅데이터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한 예측은 지금이나 먼 미래에도 상당히 가치 있는 정보가 된다.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한 세상을 그린 영화들도 간혹 볼 수 있는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도 일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내용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 특히 살인범죄를 미리 예측해서 범죄가 일어나기 직전에 범죄자를 찾아내 살인을 방지하고 범죄자를 격리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물론 영화에서는 축적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특정 인간을 이용해서 범죄를 미리 예측하기 때문에 완전한 빅데이터 분석이라고는 볼 수 없다.

컴퓨터의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영화 ‘그녀(Her)’에서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가 반한 그녀 역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OS이다. 영화에서는 운영체제인 사만다가 방대한 상황과 그에 따른 반응을 빅데이터의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대응해서 마치 살아있는 인간과 대화를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이렇게 대화형으로 인간과 교류하는 컴퓨터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작인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도 등장하는데, 진보된 기술로 인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발달된 모습으로 표현된다. 영화 ‘그녀’에서의 운영체제는 한 발 더 나아가서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사랑을 느끼는 듯한 모습으로 한층 더 진보한 기술을 보여준다. 당장은 말 그대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빅데이터와 함께 이를 분석하고 운용하는 하드웨어도 더욱 발전하게 되면 영화에서 본 모습이 머지 않아 현실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