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스에서 이따금 들리던 갤럭시 배터리 폭발 사고가 국내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중인 한 사용자의 뒷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 배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폭발을 했으며, 이 배터리는 약 1개월 전에 구입한 갤럭시S5의 정품 배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직전 쉬익 하는 소리가 난 뒤 바로 큰 소리와 함께 폭발해서 불이 바지에까지 옮겨 붙었으며, 배터리를 넣어둔 뒷주머니 부분의 엉덩이에 화상을 입음과 동시에 옮겨 붙은 불을 끄면서 손바닥에도 3도 화상을 입어 이 사용자는 병원 응급실을 가야만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 폭발 사고로 화상을 입은 손과 폭발로 변형된 갤럭시S5 정품 배터리(출처:서울신문)

이후 배터리 폭발 사고에 대한 내용을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신고했지만 직접 찾아온 사측 직원들은 배터리를 뒷주머니에 넣지 말라는 내용이 사용 설명서에 있으며, 배터리를 휴대할 때에는 케이스에 넣어서 보관해야 한다는 질책까지 들었다며 폭발 피해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를 만난 직원들은 원인 분석을 위해 폭발한 배터리를 회수하겠다고 했지만 사고 당사자는 자체 원인 분석의 신뢰성을 의심해 더욱 객관적인 타 기관에 원인 분석을 의뢰할 것임을 밝히며 배터리 회수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해당 배터리 회수 불발로 인해 분석을 하지 못해 정확한 폭발 원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음을 전했으며,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에는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 정품 배터리 폭발 사고가 언론에 공개된 국내 첫 사례로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 이전에도 국내에서 몇 건의 삼성 정품 배터리 화재 사고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반려동물이나 사용자 과실에 의한 사고로 내부적인 원인 분석 결과가 나와서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그간 일어난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사고를 보면 비정품 배터리를 사용했거나 충전기 또는 충전 케이블을 정품이 아닌 별도 구매품을 사용하던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이 배터리를 스마트폰에 장착한 상태로 사용하거나 보관 또는 충전 중에 발화하거나 폭발했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정품 배터리만 별도로 휴대한 상태에서 폭발한 경우는 흔치 않다.

▲ 국내외에서 보고된 삼성 배터리 화재 사고

삼성전자는 2013년 11월경 갤럭시 S3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스웰링 현상, 일명 배불뚝이 현상이 발생한 경우 1년으로 정해진 배터리 보증기간이 지난 제품도 관계없이 무상 교환을 실시한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도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제공된 배터리에 스웰링 현상이 발생해서 무상 교환을 하기도 했다. 부풀어오른 배터리의 무상교환을 실시하면서 삼성전자는 배터리의 스웰링 현상이 배터리 수명 말기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배터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무상 교환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교환 배터리를 이랜텍에서 제조한 배터리로 한정 지은 점이나 다른 배터리는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기간 사용해도 이처럼 부풀어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해당 배터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비용을 들여서 배터리를 무상 교체해주는 것과는 별개로 배터리의 제조상 문제는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스웰링 현상이 발생한 배터리의 무상 교환 역시 처음 고객들이 문제를 지적하며 교환을 요구하던 초기에는 제조상의 이상이나 문제를 조사하기 전에 사용자 과실 또는 사용자의 사용패턴 문제로 치부하고 교환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한국소비자원의 무상 교환 권고가 있자 그제서야 권고를 수용해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 스웰링 배터리 교환안내

▲ 부풀어오른 배터리

이번 배터리 폭발도 좀 더 자세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초기 대응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피해 당사자를 찾아온 직원들이 뒷주머니에 넣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고 말한 사용 설명서는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것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내려받아야 하는 안전가이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보다 우선 자사의 제품을 사용중에 폭발로 인한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떠넘기려는 책임 전가 역시 원인 조사 이전에 내놓기는 성급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폭발 사건이 알려진 직후 삼성전자서비스의 홈페이지를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사용에 대한 안내를 등록했는데, 이 안내의 첫 내용에 주머니에 넣고 깔고 앉지 말라는 내용을 삽입해 뒤늦게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 8월 19일자로 등록된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사용 안내

물론 뒷주머니에 넣은 상태로 앉으면서 충격이 가해질 수도 있고 땀이나 빗물에 의해 쇼트가 났을 수도 있으며, 주머니에 열쇠나 다른 전도성 물체를 함께 넣고 있다가 쇼트가 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배터리와 관련된 이슈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나 국내에서도 정품 배터리 폭발로 인한 첫 피해 사례가 발견된 점은 삼성 스마트폰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의 스웰링 현상이나 배터리 폭발 사고는 삼성 제품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다만 사용자들은 성급한 책임 회피보다는 고객을 배려하는 자세와 명확한 원인 파악으로 인한 재발 방지를 바랄 뿐이다.

앱스토리 매거진(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