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다 보면 저장공간의 부족을 겪는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대용량의 저장공간을 갖춘 제품을 구입했다면 겪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제품이 16GB 또는 32GB로 제한되어 있으며, 판매자의 정책에 따라서 선택하다 보면 제품의 종류나 색상 정도만 선택이 가능하고 용량까지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용량 선택이 가능하더라도 추가된 용량 대비 가격 차이가 커서 대용량을 선택하지 못하기도 한다. 처음 구매할 때에는 이 정도 용량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구매했지만 스마트폰의 다양한 용도를 활용하다 보면 예상 밖으로 저장 공간이 금방 차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앱과 저장 데이터를 지워서 공간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대용량 제품으로 새로 교체하는 것은 약정이 아직 한참 남아서 불가능하다면? 이런 사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저장 기기가 출시되고 있다. 용량 부족에 시달리는 당신에게는 어떤 저장 장치가 가장 장 어울릴까?

플래시 메모리

스마트폰의 가장 대표적인 추가 저장장치라면 역시 플래시 메모리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 중에서도 주로 마이크로 SD를 사용하는데, 일부 태블릿PC의 경우 SD 메모리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지만 기존 피처폰 시절부터 지금의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소형화를 위해 대다수의 스마트 기기들이 마이크로SD를 추가 저장장치로 채택하고 있다. 마이크로SD가 가장 기본적인 저장장치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내부에 장착하기 때문에 별도로 휴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기본 내장 저장공간과 동일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의 불편함도 없다.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저장된 데이터를 PC나 노트북 등 다른 기기로 옮길 때에도 플래시 메모리만 빼내어서 메모리 리더에 꽂기만 하면 바로 인식되기 때문에 데이터 이동도 편리하다. 가격도 크게 낮아져서 저렴한 금액에 32GB 정도의 용량을 추가할 수 있다.

마이크로SD에도 종류가 있기 때문에 구입할 때에는 내 스마트 기기가 어떤 종류의 마이크로SD를 지원하며, 용량은 얼마까지 지원하는지 확인 후 구입해야 한다. 현재 대다수의 스마트 기기들이 최대 32GB의 SDHC를 지원하고 있으며, 좀 더 상위기종의 기기들은 64GB 또는 128GB의 SDXC를 지원하기도 한다. SDXC를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에는 SDHC 메모리도 사용할 수 있으나, SDHC까지만 지원하는 기기에 SDXC 메모리를 넣으면 인식이 안되어 쓸 수 없으니 구입 전에 지원사양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USB OTG

기본적으로 USB 저장장치는 PC 연결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로 되어있다. PC에 연결했을 때에 PC는 호스트 역할을 하게 되고, USB 기기는 주변기기로 인식되어 PC에서 주변기기를 컨트롤하고 그 내부의 데이터를 꺼내오거나 저장하게 되는 것이다. 즉 USB 주변기기의 데이터를 움직이려면 반드시 PC에 연결해서 PC의 컨트롤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USB On-The-Go, 줄여서 USB OTG는 PC 없이 데이터를 이동하기 위한 규격이다. USB OTG를 지원하는 주변기기를 서로 연결하게 되면 한 쪽은 PC와 같은 호스트 역할을 하게 되고, 나머지 한 기기가 주변기기가 되는 셈이다. 모든 USB 기기에서 OTG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최신 스마트폰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부족한 저장공간을 보완하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가장 기본적인 USB OTG는 OTG 케이블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용 OTG 케이블은 한쪽 끝이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USB로 되어있고, 반대쪽은 일반 USB 기기를 꽂을 수 있도록 USB female타입으로 되어있다. 마이크로USB 부분을 스마트폰에 연결한 뒤 OTG 케이블의 반대쪽에 USB 메모리나 USB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연결하면 해당 저장장치의 저장공간을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USB OTG 기능을 갖춘 USB 메모리의 경우 일반적인 USB 메모리가 표준 USB A 타입 male 커넥터만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반대편에 마이크로 B타입 커넥터도 갖추고 있어서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도 USB OTG 케이블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C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불러오거나 그 반대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를 PC에서 사용할 때에 유용하며, 특히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여러 대의 PC에 옮기거나 다른 스마트폰으로 옮겨야 할 때도 편리하다. 또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데이터를 저장해서 필요할 때에만 연결해서 쓰거나 장거리 여행을 갈 때에 들을 음악이나 아이들에게 보여줄 영화를 담아서 차 안에서 보여주는 용도로도 안성맞춤이다.

OTG 외장 하드디스크

USB OTG를 지원하는 하드디스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외장 하드디스크를 USB OTG 주변기기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외장 하드디스크의 대다수가 USB 버스 파워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즉, 연결한 호스트 기기의 전원을 끌어다가 동작하는데 쓴다는 뜻이다. 호스트 기기가 데스크탑 PC나 노트북처럼 USB 버스 파워가 안정적이고 넉넉하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USB 단자에서 출력되는 파워는 약하기 때문에 외장 하드디스크를 구동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전원 대책이 따로 준비된 외장 하드디스크가 OTG용으로 필요한 것이다. 외장 하드디스크 중에서 2.5인치 규격 중에서도 외부 전원 단자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 있는데, 외부 전원을 연결해서 쓰면 USB에서 전원을 끌어다 쓰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OTG 기능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추가적인 전원 입력 없이 사용한다는 조건 하에서는 OTG 케이블이 있더라도 모든 외장 하드디스크를 사용할 수는 없다. 이럴 경우에 유용한 것은 1.8인치 하드디스크를 이용한 외장 하드디스크나 SSD다. 1.8인치 하드디스크는 소비전력이 2.5인치 하드디스크에 비해 소비전력이 월등히 낮기 때문에 USB 버스파워로 구동할 때에 안정적으로 동작 가능하다. 동작 전압이 2.5인치는 5V, 1.8인치는 3.3V로 차이가 나며, 동작 시 소비 전력 역시 1.8인치 하드디스크가 더 낮다.

▲ 1.8인치 외장하드

▲ 1.8인치 하드디스크

구동을 위해 모터를 회전시키고 헤드를 움직여야 하는 하드디스크와는 달리 물리적으로 구동되는 부품이 전혀 없는 SSD도 휴대용 저장장치로 안성맞춤이다. 하드디스크에 비해 무게도 가벼우면서 충격에도 강하고, 구동부가 없기 때문에 계속 움직이는 상황에서 사용해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 하드디스크(좌)와 SSD(우)의 구조 비교

상황에 따라서는 SSD나 저전력 2.5인치 하드디스크라도 스마트폰의 전원을 끌어다 쓰는 환경에서 인식이 안될 수 있는데, 이럴 때에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배터리 내장형 외장하드디스크다. 자체적으로 충전 배터리를 내장한 외장 하드디스크의 경우 USB 버스파워가 충분해서 추가적인 전원 공급이 필요 없는 데스크탑과 같은 환경에서는 내장 배터리를 끈 채로 사용하다가 USB OTG 등 전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환경에서 내장 배터리를 켜서 직접 전원을 공급받아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호스트 기기에서 공급해주는 파워가 어떤 상태이든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 배터리 내장형 외장 하드디스크 SOH-M350

Wi-Fi 외장 하드디스크

외장 하드디스크를 USB OTG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연결해서 쓰려고 궁리하다 보니 소비전력, USB 버스 파워 등 제약도 많고 골치 아파진다. 게다가 직접 연결도 아니고 반드시 USB OTG 케이블을 중간에 사용해야 한다는 불편도 있다. 이런 여러 복잡함을 단박에 날릴 수 있는 것이 Wi-Fi 외장 하드디스크다. 일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3G 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기기라고 할지라도 모든 제품들이 Wi-Fi는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용 저장장치까지 Wi-Fi를 지원한다면 복잡하게 데이터 케이블과 OTG 케이블을 모두 연결해야 하는 수고 없이도 드넓은 외장 하드디스크의 저장 공간을 맘껏 사용할 수가 있다. 여기에 Wi-Fi 외장 하드디스크는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OTG 케이블을 이용해서 유선 연결로 쓸 수도 있다. 이야말로 1석 2조인 셈이다. Wi-Fi 외장 하드디스크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구성되어있는 곳에서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Wi-Fi 네트워크를 생성해서 쓰기 때문에 야외 어디서나 스마트폰과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무선 연결이기 때문에 외장 하드디스크는 가방에 넣어둔 상태로 스마트폰만 손에 쥐고 이동 중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하나의 외장 하드디스크에 하나의 스마트폰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다수가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 Wi-Fi 외장 하드디스크 씨게이트 Wireless Plus

이미 고용량 외장 하드디스크를 가지고 있어서 Wi-Fi 외장 하드디스크를 또 사려니 중복투자가 되어 망설여진다면 USB 외장 하드디스크를 Wi-Fi 하드디스크로 만들어주는 액세서리를 이용하면 된다. 무선 공유기 겸 중계기 역할을 하는 이러한 보조기기들은 자체 동작을 위한 전원과 더불어 USB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해서 안정적으로 동작시키기 위해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유선랜이 설치된 곳에서 랜선을 연결하면 무선 공유기 역할을 하게 되며, 네크워크가 구성되지 않은 곳에서도 자체적으로 Wi-Fi 네트워크를 생성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외장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꺼내오거나 저장할 수 있다. 또한 공유기나 Wi-Fi 외장 하드디스크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대용량 보조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에서의 배터리 부족 걱정까지 한 번에 덜 수 있다.

▲ 엠지텍 WIT-WX1

▲ 새로텍 AirStore WF-ABU2

NAS

좀 더 다양한 활용과 편리함, 그리고 대용량을 사용하려면 Network Attached Storage, 즉 NAS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 NAS는 쉽게 이야기하자면 웹하드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인이 직접 구축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간편하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용량은 그다지 크지 않다. 구글의 구글드라이브는 15GB, 네이버 N드라이브는 30GB, 다음의 다음 클라우드는 50GB를 기본 무료 제공하고 있는데, 고해상도 음원이나 블루레이 영화 등 점차 데이터의 크기가 커지고 있는 환경에서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꽉 차버리게 된다. 이런 사용자들은 가정이나 사무실에 NAS를 설치해서 쓰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보통 NAS는 여러 대의 하드디스크를 넣고 네크워크에 연결하도록 되어 있는데, 가정용 또는 개인용으로 주로 쓰이는 NAS는 하드디스크 2개 내지 4개가 사용되는 것이 많다. 물론 한 개의 하드디스크만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NAS의 가장 큰 장점은 용량에 있다. 요즘 가격이 저렴해진 500GB나 1TB 하드디스크를 두 개만 장착하더라도 1TB 또는 2TB의 거대 용량으로 꾸밀 수 있으며, 이 방대한 용량을 집이나 사무실의 PC에서 원격으로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USB 단자를 갖추고 있는 NAS는 USB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해서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으며, 일반 USB 프린터를 NAS에 연결해서 네트워크 프린터로 여러 PC에서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집 안에 여러 대의 PC가 있다면 서로 파일을 공유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으며, 동영상을 담아놓고 거실의 스마트 TV에서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 아이피타임 NASIIe

가정이나 사무실 책상 위에 NAS를 놓을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면 2.5인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이용하는 작은 폼펙터의 NAS를 선택할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저장공간은 여전히 여유로우며, 언제 어디서나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이용해서 원격으로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또한 모바일 기기 전용 앱을 지원하기 때문에 NAS에 저장해둔 수많은 음악과 동영상, 사진과 일반 파일들까지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제 추가 비용 없이 테라바이트급 용량의 나만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면 더 이상 모바일 기기의 저장공간 부족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이다.

▲ 시놀러지 DS414 슬림

앱스토리(www.appstory.co.kr) | 원수연 기자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