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우리가 흔히 이전과 구분되는 새로운 것을 나누는 ‘세대’라는 단어의 영문 머리글자이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 G를 붙여 구분하는 것은 아마도 휴대전화 기술인 듯 하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기술 진화에 따른 구분을 세대로 나누어서 1G부터 현재의 4G까지 나누고 있다. 세대를 나누어서 구분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전 세대와 차별화되는 기술의 발전이나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인데 이동통신 기술은 어떤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하고 또 어떻게 발전되어 왔을까?

우리가 언제부터 통신 방식에 G를 이토록 자연스럽게 붙이기 시작했나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3G 시절부터였던 것 같다. 3G는 이전 세대인 2G와 확연히 달라진 점이 바로 유심의 사용이다. 그 이유로 ‘3G 휴대전화라서 유심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제는 4G LTE를 지나 LTE-A가 상용화되었으며 벌써 5G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세대를 뜻하는 ‘Generation’의 머리글자인 G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왔고 또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자.

1G, 아날로그와 벽돌폰으로 기억되다
개인용 이동통신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1세대는 아날로그 기반의 기술로, 사람의 음성을 전기적인 신호로 전달했기 때문에 잡음이나 혼선도 심했고 단지 음성만을 사용할 수 있었다. 1983년 최초의 개인용 휴대전화로 발표된 모토롤라의 다이나택(DynaTAC)을 보면 그 거대함에 놀라게 된다. 일명 벽돌폰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부르는 이 전화기는 지금은 박물관 같은 곳이 아니라면 보기도 힘들 지경인데다가 코믹 소재로나 사용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우습기는커녕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진정한 부의 상징과도 같은 기기였다. 하지만 월남전때나 쓰이던 KPRC-6A 무전기보다 더 커 보이는 거대한 크기는 언제 봐도 놀랍다. 1세대 휴대전화와 함께 완전한 휴대전화라고는 보기 힘든 차량 설치용 전화기인 일명 ‘카폰’도 등장하게 된다. 보통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 위에 설치하던 카폰은 전선이 본체에 연결되어 있어서 차 밖으로 가지고 나올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휴대전화처럼 배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통화성능이 좀 더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큼직한 1세대 휴대전화 중에는 차량 안에서 카폰처럼 쓸 수 있는 부스터를 옵션으로 살 수 있는 모델도 있었다. 카폰 역시 기기값과 설치비까지 합치면 당시 금액으로 수백만 원이 소요된 만큼 아무나 쓸 수 있는 기기는 아니었다.

▲ 첫 개인용 휴대전화인 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x

▲ 군용 통신기기 KPRC-6A

▲ 차량용 전화기 카폰

현재는 휴대전화 개발을 포기하고 관련 부문을 구글에 통째로 매각한 모토로라가 휴대전화 당시에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앞서 살펴본 벽돌폰 다이나택에 이어 80년대말에 출시한 마이크로택(MicroTAC)은 최초의 플립형 휴대전화로, 다이나택과 비교하면 훨씬 더 작고 얇은 디자인으로 이제서야 진정한 ‘휴대’용 전화기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검정색 투박한 몸체와 붉은 LED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 마이크로택 역시 이 시절에도 단순한 기기라는 이미지보다는 부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었다.

▲ 최초의 플립형 휴대전화인 모토로라 마이크로택

국산 최초의 휴대전화는 삼성이 1988년 올림픽 개막식에 맞추어 내놓은 SH-100으로, 바 타입의 큼직한 디자인이다. 이 기기는 약 1년이 지난 1989년에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 국산 최초의 휴대전화인 삼성 SH-100

국내에 1세대 이동통신이 시작된 시기는 1984년이다. 이 당시에는 한국이동통신서비스라는 회사에서 차량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988년도에 제24회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휴대전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한국이동통신은 이후 1997년에 SK텔레콤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되며 1999년에는 1세대 아날로그 이동전화 서비스가 중단되어서 당시에는 명칭조차 없었던 ‘1G’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2G, 드디어 디지털 세대
1996년 드디어 이동통신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세대의 교체가 이루어진다. 2세대의 특징은 음성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서 사용하게 되었으며 GSM과 CDMA 방식으로 나뉘어진다. 우리나라는 퀄컴의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즉 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을 사용해서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퀄컴에 사용료를 지불했었기 때문에 기기마다 조그마한 퀄컴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2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디지털 통신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서 음성뿐만 아니라 문자와 같은 데이터 전송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세대에는 초기에 주파수 800MHz를 사용했으며 이후 1997년 가을에 1.7GHz대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PCS(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도 도입되었다. PCS는 한국통신프리텔(현 KT)과 LG텔레콤 등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800MHz대를 사용하는 일명 셀룰러와 1.7GHz대를 사용하는 PCS는 사용 주파수 대역이 다르기 때문에 특성도 달랐다. 일반적으로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거리에 따라 감쇄가 많아지기 때문에 하나의 기지국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주파수가 낮은 셀룰러가 더욱 크고 PCS는 상대적으로 반경이 작다. 또한 주파수가 높을수록 전차의 회절손실률도 높다. 이러한 이유로 PCS보다는 셀룰러의 통신성능이 우수했지만 셀룰러에 비해 PCS가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CDMA 기술은 이후 CDMA2000, CDMA2000 EV-DO 등으로 계속 발전해나간다.

한편 KT는 지난해 비효율적인 망 유지비용과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사용을 위해 2G 서비스를 완전 종료했으며 SKT와 LG텔레콤은 아직까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머지않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G 시절의 대표적인 휴대전화 기기로는 모토로라의 스타택(StarTAC)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마이크로택으로 세계최초의 플립형 전화기를 선보였던 모토로라는 스타택으로 최초의 폴더형 전화기라는 타이틀까지 차지하게 된다. 스타택은 혁신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뛰어난 통화감도와 클립을 이용해서 허리에 찰 수 있는 등 많은 부분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믿기 어렵겠지만 아직까지도 꽤 많은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다.

▲ 전설의 2G 휴대전화 모토로라 스타택

당시 모토로라와 함께 휴대전화 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던 노키아는 슬라이드폰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전화기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노키아 8110이라는 모델은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 ‘매트릭스’에서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면서 영화만큼 세계적인 전화기가 되었다.

▲ 노키아의 슬라이드폰 8110

2G의 마지막을 장식한 기기는 두말할 나위 없이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다. 한 동안 침체기를 걷고 있던 모토로라는 2004년 레이저를 내놓으면서 단숨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던 휴대전화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여서 다른 휴대전화에 비하면 마치 면도날(razor) 같다는 의미로 레이저라는 이름을 붙였다. 레이저는 얇고 멋진 디자인과 함께 영화배우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애용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 두께의 미학 모토로라 레이저

2세대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기기에 부가 기능도 많이 추가된다. 단지 음성통화와 문자 전송, 그리고 단음의 벨소리만 울리던 시절을 벗어나서 카메라 기능과 mp3 재생, 화려한 화음의 벨소리 그리고 게임 등 여러가지 기능이 전화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휴대전화는 단지 언제 어디서나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는 한정적인 기능에서 다양한 기능의 복합기기로 성격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3G, 스마트폰의 세상이 오다
이동통신 기술에 G라는 분류를 자연스럽게 하기 시작한 3세대는 2세대의 음성 및 문자 전송에 전송속도가 최대 2Mbps까지 지원되면서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통신 기능이 추가된다. 2002년에 국내에서 시작되었으며 SK텔레콤은 T, KT는 show, LG텔레콤은 Oz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경쟁하기 시작했다. 3G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은 USIM이라는 자그마한 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휴대전화 기기에 나의 이동통신 정보가 담기게 되어서 기기를 바꾸려면 반드시 기기변경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새 기기에 회선번호 등의 정보를 저장해야 했지만 3세대에 와서는 유심에 내 회선 정보가 담기게 되어서 기기를 바꾸더라도 유심만 옮기면 곧바로 새로운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동안 기기에 회선 정보가 저장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유심의 출현은 초기 상당히 혼란스럽기도 했으며 통신사의 보상 정책이 엮이면서 유심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겨 더더욱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게 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여전해서 이동통신 관련 커뮤니티의 질문코너를 보면 ‘유심기변’이니 ‘확정기변’에 대한 질문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3세대는 WCDMA 즉 광대역 코드 분할 다중 접속 기술이 사용되었으며 속도는 약 1.9Mbps였다. 이후 HSPA 기술이 등장해서 통신 속도가 상향 5.8Mbps, 하향 14.4Mbps로 빨라지게 되며 이는 HSPA+ 등으로 계속 발전하게 된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워낙 널리 보급되어서 3G라고 하면 당연히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한 때 여러분의 폴더형 피처폰에 유심을 끼웠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같이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기능은 없었지만 3G 피처폰이 있던 것은 분명하다. 현재 흔치 않게 팔리고 있는 피처폰 역시 대부분 유심이 들어가는 3G 기기들이다. 하지만 역시나 3G폰을 대표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임은 사실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활짝 연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첫 출현을 1992년 IBM이 내놓은 사이먼(Simon)이라 하는 이도 있고 PDA에 음성통화 기능이 내장된 제품이 진정한 스마트폰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지만 어쨌든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고 터치스크린과 앱, 그리고 앱스토어생태계의 표준을 제시한 애플의 아이폰이 초창기 스마트폰의 대표기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아이폰도 첫 모델이 선보였을 때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2008년 3G 통신망을 사용하고 현재의 아이폰과 같은 앱스토어를 사용하게 된 아이폰 3G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어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엄청난 발전의 발판이 되었다.

▲ 스마트폰의 조상격인 IBM 사이먼

▲ 진정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 아이폰 3G

국내 업체의 3G 스마트폰은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갤럭시 S 시리즈는 첫 모델 갤럭시 S가 출시된 지 3년도 안되어서 지난 1월 시리즈 세 개 모델 누적 판매량이 1억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 삼성 갤럭시S 시리즈 누적 판매량 1억 대 돌파

4G LTE, 벌써 LTE-A
바야흐로 4G 시대이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기술집약적인 산업이 발달해왔으며 이는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기기는 삼성 스마트폰이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점유율을 갖게 되었고 통신기술도 국내가 앞서나가는 경향이 있다. 4G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국내 4G 서비스는 2011년 7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4G LTE(Long Term Evolution)는 다운로드 최대 75Mbps, 업로드 최대 37.5Mbps의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 처음 LTE 서비스가 나왔을 때에 속도 문제로 진정한 4G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4G는 원래 정지상태에서 1Gbps, 고속 이동시 100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는 규격이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떨어지는 속도를 제공하는 LTE는 4G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2010년 12월 4G의 용어 개념에 대해 3G로 통칭하는 기술보다 월등히 발전된 기술을 4G로 포함시켜서 볼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LTE를 4G의 범주로 포함시키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LTE-Advanced와 와이맥스2만을 4G로 인정하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LTE에 대해 4G로 인정하지 않고 ‘pre-4G’ 또는 ‘3.xG’로 낮추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LTE를 4G로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4G의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3G에 비해 상향 7배, 하향 5배로 늘어난 LTE의 속도는 정말 놀라운 속도다. 게다가 WCDMA에서 발전된 기술이기 때문에 기존에 구축해둔 3G 통신망과의 연동이나 개선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LTE 서비스가 시작된 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시장에서 판매중인 스마트폰은 거의 대부분 LTE 지원 모델이며 3G 전용 스마트폰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LTE가 완전히 정착된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LTE 속도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우리의 기술과 호기심은 벌써 LTE-A를 상용화 하기에 이르렀다. LTE-A는 ITU가 애초부터 4G로 공식 인정하던 바로 그 LTE-Advanced이다. LTE-A는 SK텔레콤이 지난 6월말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업로드 속도는 LTE와 동일한 37.5Mbps지만 다운로드 속도가 LTE의 두 배인 150Mbps로 크게 늘어났다. 뒤를 이어 7월 18일부터 LTE-A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는 ‘100% LTE’라는 차별화를 들고 나왔다. 경쟁사와는 달리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LTE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음성은 WCDMA망을 이용하고 데이터만 LTE망을 사용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이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진정한 LTE’를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LG유플러스는 WCDMA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음성을 자사가 보유중인 CDMA망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LTE칩 이외에도 CDMA칩을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음성과 데이터를 LTE망으로 모두 처리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이유로 LG유플러스도 LTE-A의 속도는 SK텔레콤과 다를 바 없다.

KT는 현재 LTE-A를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다. LTE-A는 두 주파수 대역을 합쳐서 구현해야 하는데 KT는 현재 사용중인 1.8GHz 주파수에 보유중인 900MHz 주파수를 합쳐서 LTE-A를 구현해야 한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가정용과 RFID 등에서 사용했던 900MHz 주파수 대역은 여전히 사용하는 기기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파수 전파 간섭이 심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KT는 새로운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경매와 함께 주파수 대역 이동 요청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 두 개를 이용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주파수만 사용할 경우 사용자가 많아지면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두 개의 주파수를 동시에 준비해서 사용자가 몰리는 정도에 따라서 두 주파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병목현상을 줄어들게 되고 전체적인 속도가 향상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명절 때 서울에서 부산까지 100만 대의 자동차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자동차가 일시에 몰리게 되면 길이 막히게 되고 그러면 당연히 차가 낼 수 있는 속도는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바로 옆에 똑같은 고속도로를 하나 더 준비해놨다가 트래픽에 따라서 차량을 분산 통행시키면 속도는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 이 기술을 멀티캐리어(Multi-Carrier)라고 한다. 이렇게 사용자가 몰릴 때 통로의 수를 늘려서 트래픽을 조절하는 모습은 LTE 광고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LTE가 두 개의 주파수 대역을 준비해서 상황에 따라 분산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LTE-A는 두 개의 도로를 합쳐서 대역폭을 모두 사용하는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기술을 사용해서 속도를 늘리는 방식이다. 캐리어어그리게이션 기술은 이론상 최대 다섯 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100MHz의 대역폭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LTE-A는 두 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사용하고 있다.

▲ 멀티캐리어와 캐리어어그리게이션

한편 현재 LTE-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삼성의 갤럭시S4 LTE-A가 유일하며 8월중으로 LG G2가 출시될 예정이다.

▲ 최초의 LTE-A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S4 LTE-A

5G, 얼마나 빨라질까
전송속도의 발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아직까지 5세대 이동통신의 표준이나 기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벌써부터 예측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우선 5월경 삼성이 공개한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보면 데이터 전송속도는 초당 기가급(Gbps)에 이르며 초고주파 대역을 이용하게 된다고 전했다. 주파수 대역이 높아질수록 신호의 도달거리는 짧아지는 특성이 있지만 64개의 안테나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이를 극복해서 1Gbps 전송속도로 2km까지 전송하는 시연에 성공했다고 한다. 1Gbps면 현재 LTE-A의 전송속도보다 7배가량 빠른 속도다. 이동통신 세대가 올라가면서 데이터 전송속도의 향상으로 단지 데이터 사용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초기 문자만 주고받던 방식에서 사진을 주고받기 시작하고 이제는 완전한 멀티미디어 환경으로 바뀐 것처럼 5세대에 이르러서는 현재에 상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추가될지도 모른다. 이미 3D 화상통신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스마트폰 역시 Full HD의 4배 높은 해상도인 UHD 영상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신경망과 연결된 기술이 들어갈 것이라는 공상과학영화와 같은 이야기까지 들린다. 지금은 이런 이야기가 한낱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세대가 넘어가기 이전에는 다음 세대에 대한 상상은 항상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2020년경으로 예상되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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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