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숨어있는 모바일 관련 시장,
중고 휴대폰에 대한 모든 것

중고 휴대폰 거래 방법의 ABC

실제 중고 휴대폰의 제품 거래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A에서 Z까지 차근차근 알아보고자 한다. 지금부터는 중고 휴대폰 ‘LG유플러스향 갤럭시S2(이하 갤럭시S2)’를 판매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가격 책정에서부터 판매까지를 한번 진행해 보도록 하자.

1. 제품 거래가 가능한 사이트 확인

먼저 제품을 팔기 위한 그 통로를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제품을 팔기 위해선 판매를 공지하는 글을 게재해야 하고, 그를 위해 중고폰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커뮤니티의 가입이 필요한 것이다. 중고폰 거래가 활발한 곳으로는 크게 아래 4개 커뮤니티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제품/제조사의 소규모 커뮤니티/카페에 장터란이 개설돼 있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이쪽을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① 네이버 중고나라 : 네이버 카페 중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로, 휴대폰에서부터 쌀까지, 거래되지 않는 제품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활발한 중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다루는 제품의 카테고리가 방대하고 이용자 수도 많은 만큼, 실제 구매 희망자를 찾기에는 오히려 다른 전문 사이트보다 더 어려울 때도 많다.

② 세티즌(CETIZEN) : 모바일 전문 커뮤니티, 휴대폰 장터란의 규모는 가히 국내 최대라 할 만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모바일 사이트에서도 장터 글 열람 및 제품 등록 기능을 지원할 정도로, 장터매매 게시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③ 뽐뿌(PPOMPPU) : 제품 최저가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 장터란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스마트폰의 가격 동향 정보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빠르게 보고되고 있는 곳. 휴대폰 가격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들이 많은 만큼, 장터란의 중고폰 매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④ 씨코(SEEKO) : 음향기기 전문 커뮤니티, 많은 모바일 제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주로 휴대용 MP3P/PMP와 리시버에 관련된 정보들을 다루는 커뮤니티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스마트폰에 관련된 정보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 네이버 중고나라는 이미 하나의 거대한 마켓이 돼 버렸다

2. 제품 평균가의 조회

중고 휴대폰 시장에도 엄연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존재한다. 내가 내놓은 제품의 단가가 다른 제품들보다 높으면 안 팔리는 게 당연하고, 낮으면 잘 팔리는 게 또 당연하다. 그러므로 먼저 내가 팔고자 하는 제품의 평균 거래가를 조회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고로 장터란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 세티즌의 경우는 시스템적으로 제품의 평균 거래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부터 판매할 갤럭시S2의 최근 1개월 동안의 거래 성사건 기준 평균가는 234,000원이었다.

▲ 가장 많이 판매된 중고폰 모델은?
세티즌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갤럭시S였다고

3. 제품 상태의 규정

거래 성사건 기준 평균가를 책정했으면 이제 내가 판매할 제품의 제품 상태를 다시금 책정할 필요가 있다. 제품의 외관은 어떠한지, 상처는 얼마나 있는지, 구성품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상태에 따라 조회한 기준 평균가에서 어느 정도의 가감을 진행해야 한다. 상태가 지극히 좋다면 평균가보다 조금 높은 가격으로 게재한 후 판매 추이를 보기를 권하며, 상태가 나쁘다면 그 상태에 따라 평균가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 갤럭시S2는 외관에 큰 상처는 없었으나 기본 제공 구성품에서 동봉 이어셋이 누락돼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평균가보다 낮은 가격대, 이어셋의 가격대를 고려해 220,000원 정도로 책정함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 박스 유무, 구성품의 상태에 따라도 제품의 책정가는 달라질 수 있다.
진정한 고수는 박스를 버리지 않는다!

4. 제품 판매글 게재

제품의 가격 책정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판매글을 게재하도록 하자. 판매글에 필요한 내용은 크게 ‘1.제품 정보 기술, 2.연락처, 3.가능한 거래 방법’의 세 가지 사항이다. 특히 제품의 정보 기술에 있어서는 자세히 제품의 상태를 설명함과 함께, 가능하면 판매할 제품의 실사진을 동봉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거래 방법이란 직접 만나 거래를 할 것인지, 아니면 우편 거래를 희망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면 된다.

▲ 하루에도 각종 커뮤니티에 수천 건의 판매글이 게재되고 있다

5. 연락 그리고 거래?

만약 가격의 책정이 합리적이었고 제품 판매글이 잘 작성되었다면, 머지않아 제품의 구매를 희망하는 연락이 올 것이다. 이제부터는 구매자와 판매자 둘 사이의 문제. 개중에는 가격 네고(협상을 뜻하는 은어)를 요구하는 이도 있을 것이며, 판매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조건을 끌어내 구매자에게 제품을 인도하고 판매 대금을 받으면 그만인 것이다. 혹 택배 거래를 진행하게 되었다면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다면 대급을 먼저 받고 제품을 발송하거나,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 안전거래 툴을 사용해 거래를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만약 연락이 아예 오지 않았다면? 이는 제품의 판매 책정가가 비합리적이었던 것이니 별 수 없다. 가격을 재책정하고 게시글을 다시 게재하고서, 끈기 있게 구매 희망자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 중고 휴대폰 거래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뢰가 아닐까

6. 사기꾼 정보 조회는 필수

중고제품 거래에 있어 사기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혹 내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할 입장이 되었다면, 중고폰 거래에 있어 가장 조심해야 될 부분은 바로 ‘사기꾼’이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았다면 그 판매자 관련 정보를 반드시 조회하고(중고거래 피해를 입은 이들이 사기꾼들의 정보를 공개적으로 게재하는 사이트가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더치트), 단순 택배거래보다는 안전거래 혹은 직거래를 이용하기를 권한다.

▲ 인터넷으로 구매한 중고폰이 와서 포장을 뜯었더니 벽돌이더라,
라는 이야기는 이젠 너무 흔하지 않은가

Appendix. 공부해 둬야 할 개념, ‘유심기변’

지난 2010년 6월, SKT와 KT는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핸드폰의 유심 사용 조건을 완화시켰다. 3G 통신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SKT와 KT는 개인 이용자 식별 카드인 ‘유심칩’을 디바이스에 삽입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유심카드에는 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코드가 포함돼 있고, 설사 다른 사람 명의의 휴대폰을 이용하더라도 요금은 그 휴대폰에 삽입된 ‘유심칩’의 명의자에게 청구되도록 돼 있다. 본래 SKT와 KT는 이런 방식으로 유심카드만을 바꿔 끼는 ‘유심기변’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해 왔으나,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 때문에 현재는 타사 유심기변까지 완전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이용한 꼼수가 바로 유심기변을 통한 핸드폰 판매다. 바로 새로 개통된 휴대폰을 유심카드만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폰에 바꿔 끼워 기본 통화량(통신사는 판매 목적의 휴대폰 가개통을 지양하고 있으며, 개통 후 일정량의 통화가 발생하지 않는 휴대폰은 가개통 폰으로 보아 판매점에 디메리트를 주고 있다)만 발생시킨 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고장터에 게재된 휴대폰들 중 많은 수는 ‘유심기변’이라는 조건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휴대폰 개통 시 최소 유지기간이 3개월이며, 이 기간 내에는 개통된 휴대폰의 명의를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심기변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바로 소유권이 완전히 중고폰 구매자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심기변의 기본 개념은 ‘내 유심칩’을 ‘다른 사람의 단말기’에 꽂아 사용하는 것이다. 즉, 구매한 유심기변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통신사 전산상의 소유자는 구매자가 아니라 여전히 판매자로 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다. 대부분의 유심기변용 중고폰들은 3개월 후의 완전한 명의이전(확정기변)을 약속하고 판매되고 있지만, 개중에는 유심기변 제품을 판매 후 악의적으로 이용(ex. 판매자가 보험 가입 후 분실신고를 해 2중으로 보상을 취함)하는 사례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혹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중고폰을 구매해야 할 사정이 생겼다면, 가능한 유심기변용 중고폰은 피해서 슬기롭게 제품을 고를 수 있기를 바란다.

▲ 유심기변 판매는 아직까지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불안’한 방법이니 가능하면 지양하길 권한다

월간 앱스토리│김병준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