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스마트폰 시장 전략을 제안한다
4대 제조사 SWOT 분석

SWOT 분석이란 환경분석을 통해 내부 요소인 강점(Strengths)과 약점(Weakness), 그리고 외부 요소인 기회(Opportunity)와 위기(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때 사용되는 4요소의 앞글자를 따 SWOT 분석이라 부른다. 지금부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4대 대표 디바이스 제조사의 현황을 SWOT을 통해 분석해 보고, 2012년 새해의 마케팅 전략을 과감히 제시해 보고자 한다.

애플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이 차고에서 차린 애플은 이제 혁신이 대명사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스마트폰 혁명은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다양한 하드웨어를 쏟아내고 소비자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이뤄졌지만, 그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지핀 것은 애플의 아이폰이었다. 아직 미성숙한 안드로이드와 윈도우폰을 상대로 애플은 승승장구했고, 애플의 iOS는 하나의 ‘해답지’였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애플은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게 됐다. 이제는 같은 눈높이에서 경쟁자들이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달라진 시장을 애플은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STRENGTHS - 강점

① 앱스토어로 구축된 강력한 콘텐츠
블루오션 앱스토어는 시장에 광풍을 몰고 왔다. 20세기 말의 IT붐에 편승한 벤처붐이 21세기 스마트폰 혁명을 맞아 재현됐고, 그 중심에는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인 애플이 있었다. 애플은 자사 디바이스로 구현하지 못한 기능들을 앱스토어를 통해 구현할 수 있었으며, 이는 그대로 제품의 경쟁력이 돼 아이폰의 보급 및 판매를 촉진했다. 현재 아이폰을 비롯한 iOS의 디바이스들은 콘텐츠에 있어, 경쟁사들이 쫓아가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질적/양적 밸류를 구축하고 있다.

② 두텁게 형성된 마니아층
인터넷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는 지금도 소위 ‘애플빠’라 불리는 이들과 이들을 비판하는 ‘애플까’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빠’라 불릴 정도로 맹목적인 마니아층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이 발매될 때는 전 세계의 애플스토어 앞이 이들로 북적이고, 인터넷 뉴스들은 애플의 신제품 소식으로 도배되며, 각종 커뮤니티도 관련 제품에 관한 이야기로 들썩인다.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이런 두터운 마니아층은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애플의 충성스런 고객’으로 제 역할을 다할 것이다.

③ 다양한 특허권의 보유
지금의 안드로이드가 iOS를 벤치마킹한 OS라는 점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당연히 애플은 iOS에 쓰인 스마트폰 기술, 바형의 제품 디자인, 그리고 터치 기반의 UI에 관련한 많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가 하드웨어가 아무리 발전해도 iOS의 퍼포먼스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실력이 애플에 미치지 못해서가 아니다. 내부 소스 프로그래밍에 있어 iOS에 준하는 퍼포먼스를 가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애플의 특허권을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피하려고 우회적인 수단을 쓰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애플이 보유한 특허권은 경쟁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애플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 아이폰 시리즈는 상품이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됐다.

WEAKNESS - 약점

① 일관적인 폐쇄적 정책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을 활성화하고 디바이스의 기능을 활용한 콘텐츠의 자유로운 제작을 허용해 온 애플이 지금은 ‘폐쇄성’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완전한 오픈소스이며 개발자 포럼을 통해 활발하게 커스터마이징이 진행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애플의 제품들은 커스터마이징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 지극히 통제된 환경을 지향하는 애플의 이런 정책은 소비자들의 많은 불만을 사고 있으며, 거기다 다른 제품들과는 다른 원론적인 애플의 변함없는 A/S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iOS의 폐쇄성은 지금의 아이폰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아이폰 반대진영의 공략 포인트로도 지적받고 있는 것이다.

② 아이콘의 부재
스티브 잡스는 애플 그 자체였다. 매년 WWDC마다 애플 애호가들은 스티브 잡스의 ‘계시’에 주목했고, 신제품을 발표할 때는 전 세계가 그의 손끝을 주목했다. 그랬던 그가 떠났다. 이제 애플에는 스티브 잡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작년 8월부터 애플의 CEO는 팀 쿡이었으며,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도 기업 애플은 여전히 건재했다. 아이폰4S도 ‘아이폰 for Steve’라 불리며 전 세계에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다음 세대의 제품들은 어떨까. 애플의 정신이라 불리던 스티브 잡스가 없는 올해야 말로 애플의 향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③ 단조로운 제품 라인업
본디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은 지나친 제품 확장으로 인해 부도 직전까지 몰린 경험이 있다. 그 실패를 반면교사로, 현재 애플은 제품군마다 철저히 제어된 주력 제품만을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품군에는 아이폰만을, 태블릿PC 제품군에는 아이패드만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품 라인의 콘트롤에는 유리하지만 이용자의 하드웨어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지극히 불리하다. 큰 주목을 받았던 아이폰4S가 국내에서 시원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더 큰 디스플레이, 달라진 하드웨어에 대한 국내 이용자의 요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 디바이스 교체 주기가 지극히 짧은 시장에서는, 애플의 이러한 정책은 약점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 워즈니악조차 현재의 애플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있는 현실이다

OPPORTUNITIES - 기회

① 태블릿PC 시장의 지속적 성장
태블릿PC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갤럭시탭, 모토로라 줌 등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이패드를 막긴 역부족이었다. 2010년 이후 줄곧 아이패드가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은 2012년 본격적인 성장세를 맞을 전망이다. eMarketer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북미에서만 5,480만 명이 태블릿PC를 소유할 것이며(2011년 3,370만 명), 아이패드가 변함없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블릿PC 시장의 성장에 따라, 애플이 이 시장에서 얻게 될 수익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 휴대용 게임기의 실패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은 가장 빠르게 팔린 휴대용 게임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소니의 PS VITA, 닌텐도의 3DS는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콘텐츠도 게임이다. 애플이 아이팟터치 4세대를 발표하며 가장 강조했던 부분도 바로 게임 기능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런 시장의 움직임은 간과하기 힘들다. 아이폰은 점점 하나의 게임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으며, 이제 닌텐도와 소니는 게임 플랫폼 홀더로 애플을 견제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상의 시장을 타겟팅 할 수 있는 본격적인 기반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③ 콘텐츠의 고급화
2008년 6월 처음 문을 연 앱스토어가 어느덧 햇수로 서비스 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5년의 기간 동안 iOS SDK(Software Development Kit)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발전을 거듭했고, 개발사들의 노하우도 쌓일 대로 쌓였다. 점점 콘텐츠는 고급화, 거대화돼 가고 있다. 애플의 철저한 검증 하에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양질의 콘텐츠는 그대로 아이폰의 재산이 되고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신천지 앱스토어로 줄지어 입성하고 이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 내는 한, 아이폰은 콘텐츠 면에 있어서는 여타 OS의 스마트폰에 절대 뒤질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아이패드가 독점하다 시피 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THREATS - 위협

① 본 궤도에 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태블릿PC 시장을 독점해 오다시피 한 애플이지만, 작년 여러 가지 불길한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들이 점점 시장을 정조준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거기다 태블릿/스마트폰 통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도 그 본 모습을 드러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애플과 달리 시장을 다각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패드의 독주에 마냥 만족하고 있을 수 없다.

② 윈도우 폰의 공세 본격화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애플은 마음 놓고 구글 진영과 신경전을 펼칠 수 있었고, 윈도우폰은 이대로 정체돼 역사의 그늘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랬던 상황이 바뀌었다. 카피캣이라 비판할 수 있었던 안드로이드 OS와 윈도우폰은 성격이 많이 다른 데다, 노키아를 등에 업고 있는지라 이제는 마냥 무시하기가 힘들다. 윈도우폰의 공세가 거세지고 규모가 커질수록 애플의 파이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③ LTE 서비스의 보급
전 세계적으로 약 50개 통신사가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올해 약 2,500 ~ 3,00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 Digitimes는 LTE 지원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며, 올 하반기부터는 비 안드로이드 기기들도 LTE 대응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은 아직 LTE 대응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현세대 모델의 다음 기종이 나오기 전까지는 LTE 시장을 바라만 봐야 할 애플에게 있어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3, 그리고 언제 출시될지 모를 아이폰5는 LTE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금번 아이폰4S의 사례에 미뤄 이조차도 어떨지 아무도 확답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차세대 아이폰에는 과연 LTE가 탑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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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O 전략
강점을 통한 기회 공략

※ 앱스토어에 더욱 힘을 쏟을 때!

애플의 스마트폰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제품 범주로 묶이지 않는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임과 동시에 게임기의 역할을 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스토어 콘텐츠야 말로 애플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들의 가장 큰 자부심이며, 지금 이상의 애플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다. 애플의 2012년은 하드웨어가 아닌 앱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W - O 전략
약점을 극복하고 기회를 활용

※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4S의 판매량은 기대 이하였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이폰4S의 국내 판매량은 50만대를 겨우 넘긴 수치로, 이는 지난 아이폰4 때에 비하지면 가히 ‘실패’라 봐도 좋은 판매량이다. 그나마 이만큼의 판매량을 올린 것도 스티브 잡스의 죽음으로 인한 화제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는 더 앞날이 암울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약점들을 극복해야 하겠지만, 애플의 현재까지의 움직임을 보아서는 이 약점들에 대한 정책을 애플이 바꿀 리가 없지 않은가. 애플에게 있어 W-O 전략은 ‘실현이 불가능한 이야기’다.

S - T 전략
강점을 통한 위기 극복

※ 더욱 더 애플답게!

열광적인 애플의 ‘신자’들은 애플의 사업 전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세력들이다. 이들은 애플이 어떤 것을 내놓더라도 그 제품을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하고, 애플의 목소리에 진득하게 귀를 기울인다. 경쟁자들의 위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애플 마니아들의 결집력은 단단해 지고 있다. 더욱 더 애플답게, 지금껏 애플이 보여준 만큼의 새로움(One more thing)을 안겨 줄 수 있다면 애플은 지금 이상의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W-T 전략
위협을 피하고 약점을 최소화

※ 신제품의 발매 타이밍이 중요!

이제 하드웨어적으로 안드로이드의 플래그쉽 제품들은 애플의 하드웨어 스팩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하드웨어의 스팩 만으로 보았을 때, 아이폰은 이제 강점이 있는 기기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자사 제품의 리사이클을 줄일 리는 없다. 시장의 위협을 피하고 자신들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애플은 LTE, 쿼드코어와 같은 기술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신제품의 출시시기를 그 어떤 때보다 조심스럽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

월간 앱스토리┃최덕수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