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스마트폰 시장 전략을 제안한다
4대 제조사 SWOT 분석

SWOT 분석이란 환경분석을 통해 내부 요소인 강점(Strengths)과 약점(Weakness), 그리고 외부 요소인 기회(Opportunity)와 위기(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이때 사용되는 4요소의 앞글자를 따 SWOT 분석이라 부른다. 지금부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4대 대표 디바이스 제조사의 현황을 SWOT을 통해 분석해 보고, 2012년 새해의 마케팅 전략을 과감히 제시해 보고자 한다.

LG 전자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제조사는 누가 뭐래도 LG전자 아닐까. 스마트폰 시대가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LG전자는 휴대폰 시장에서 감각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부동의 2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스마트폰 역풍을 맞아 2010년 2분기에 전년도 동일 분기 대비 영업이익 90% 하락이라는 충격을 접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겪게 됐다. 물론 2011년 들어서는 조직에 쇄신을 가하고 기술력 기반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매하며, LTE 시대를 맞아서는 옵티머스 LTE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해 하락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킨 상태. 그렇지만 아직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갈 길이 멀다.

STRENGTHS - 강점

① 브랜드 네임 밸류
비록 어려움을 겪고 침체의 늪에서 아직 빠져나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지만, LG전자의 네임 밸류는 아직도 어마어마하다. 백색가전, 데이터스토리지 등의 사업분야에서는 LG전자는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삼성전자와 끊임없이 2위 다툼을 해 오던 업체가 LG전자다. 제조사의 상품이 아닌 제조사 자체의 네임 밸류 만을 보았을 때는 국내에서는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삼성전자 뿐. 비록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LG전자를 ‘잠자는 호랑이’로 인식하고 있다.

② 디자인의 LG
2010년 11월, 브랜드 정리를 하기 전까지 LG전자의 휴대폰은 ‘싸이언’이었다. 싸이언이 가장 강점을 갖고 있던 부분은 바로 ‘디자인’. 당시에는 기업의 슬로건 자체가 디자인LG였으며, 블랙라벨 시리즈를 위시한 LG전자의 휴대폰들은 경쟁사의 제품들보다 디자인 평가에서 항상 우위를 점해왔었다. 그런 LG전자의 모토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은 지금까지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스마트폰의 바형 디자인에서 옵티머스 라인업은 가능한 풍부한 배리에이션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대표적으로 옵티머스블랙/Q2/3D 라인),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LG전자의 스마트폰은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③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
재작년까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맞아 출시한 제품들 중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모델은 ‘옵티머스원’ 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그 엄청난 덩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가 모델 경쟁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고, 중저가 시장에서만 네임 밸류와 이미지 메이킹에 기대 겨우 거둔 가시적인 성과였다. 그랬던 LG전자가 작년부터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초의 듀얼코어 스마트폰, 최초의 국내 출시 3D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모두 LG전자의 손에서 나왔다. 이제 LG전자는 기술력에 있어서도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을 발매한 건 LG전자였다. 기술력은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WEAKNESS - 약점

① 빈약한 소프트웨어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박종석 부사장(MC사업본부장)의 작년 10월의 인터뷰 내용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약점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그는 당시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속도와 화질’이며 ‘제조기반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으며 소프트웨어는 훨씬 짧은 시간에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제조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지 못 하는 하드웨어가 문제라는 말이다. 스마트폰 혁명을 겪으며 실패를 맛봤고,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전자는 아직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② 무분별한 라인업의 확장
작년 한 해 동안 LG전자는 참 많은 스마트폰 제품을 발매했다. 옵티머스2X를 시작으로 블랙/빅/3D/Q2/EX의 팻네임을 가지고 있는 고스팩의 스마트폰을 연달아 발매했으며, LTE 모델은 SKT와 LG유플러스향을 다르게 디자인하여 내놓기도 했다. 비교하자면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총 8종으로 옵티머스 시리즈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발매했지만, 이쪽은 보급형 3종(네오/지오/에이스), 플래그십(S2 시리즈), 5인치급 제품(노트)으로 라인업을 나눠 발매했다. 반면 LG전자가 작년 선을 보인 모든 제품들은 중고가형의 고스팩/플래그십 클래스 제품들이었다. 작년 LG전자의 제품 라인업을 통해서는 전략성을 찾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③ 잃어버린 신뢰도
LG전자 최초의 옵티머스인 옵티머스Q는 프로요 업데이트를 두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로요 업데이트를 공언한 이후 그것이 실현되기까지 장장 8개월이 걸렸으며, 늦어진 업데이트 덕에 실사용자들로부터 LG전자는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또한, 옵티머스원의 진저브레드 업데이트 때도 촌극이 펼쳐졌다. LG전자는 옵티머스원의 진저브레드 업데이트를 두고 ‘구글의 제약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없다’며 업데이트 불가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구글이 정면으로 반박을 한 것이다. 이후 LG전자는 이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고 진저브레드 업데이트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했지만, ‘판매된 제품의 사후지원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는 제조사’라는 오명은 이 두 사건을 통해 제대로 뒤집어쓰게 됐다.

▲ 빈약한 사후지원,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상징하는 옵티머스Q

OPPORTUNITIES - 기회

① 시장의 재편,LTE 시대의 개막
4G 시대의 막이 올랐다. LTE 시대를 맞아 제조사들은 쇄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만년 3위 통신사에서 도약하기 위해 열심히 도움닫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움직임에 LG전자도 가세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LTE 특허보유 1위 업체로, LG유플러스와 함께 오랜 기간 4G LTE 시대를 준비해 왔다. LTE 대응 휴대폰인 옵티머스LTE를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판매하고 있는 LG전자의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다. 2012년 1월까지 50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단일 LTE 모델 최고판매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중으로, 일각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부활의 신호탄’으로까지 평가하고 있다..

② 안드로이드 진영의 성장 가속화
2012년도 안드로이드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작년까지도 스마트폰 열풍은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피처폰 개발에 열중이던 LG전자는, 추락하는 실적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 및 개발에 착수한 OS가 바로 안드로이드. 재작년은 LG전자에게 안드로이드를 시작한 한 해였으며, 작년이 안드로이드를 본격적으로 심화학습했던 한 해였다. 그리고 올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열풍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며, LG전자로서는 지금껏 닦아놓은 기반을 활용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칠 기회가 마침내 찾아온 것이다.

③ 윈도우폰 성장의 원년
한편 윈도우폰 역시 성장이 기대된다. 노키아가 합세하면서 윈도우폰에는 본격적인 전환기가 찾아왔으며, 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사들도 연이어 고스팩의 기대작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 이 윈도우폰7의 첫 파트너사는 과연 어디였을까? 바로 LG전자였다. LG전자는 재작년 이미 옵티머스7이라는 윈도우폰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윈도우폰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윈도우폰 시장의 성장은 윈도우폰 OS의 노하우가 쌓일 대로 쌓인 LG전자에게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LG전자는 독일의 디자인 하우스 질 샌더와의 코라보레이션 모델 ‘질 샌더폰’과 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판타지’라는 팻네임의 망고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여전히 새로운 기술의 접목과 적용은 그 누구보다도 빠르다.
최초의 3D 디스플레이 탑재 스마트폰, 옵티머스3D

THREATS - 위협

① 안드로이드 OS의 잦은 버전업
소프트웨어 개발에 소극적인 LG전자에게 있어 안드로이드의 잦은 버전업은 독이 되고 있다. 작년 출시된 제품들의 많은 수가 진저브레드가 아닌 ‘프로요’를 탑재하고 나와 비난을 받았으며, 출시 제품들의 늦은 업데이트 속도도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현재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원은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으로, 짧은 신제품 발매 주기 때문에 잦은 업데이트에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많이 모자란 편이다. 지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구조는 안드로이드 OS의 업데이트가 잦으면 잦을수록, 자신들의 약점을 처절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② 하드웨어 기술의 평준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작년 ‘최초’, ‘최고’의 기록을 가장 많이 수립한 제조사가 LG전자였다. 최초의 듀얼코어, 최초의 3D 디스플레이, 최초의 LTE 폰, 그리고 가장 가벼운 4인치 스마트폰 등 명시적인 성과를 기록하는데 LG전자는 혈안이 돼 있었고, 그런 전략은 LG전자의 2010년 ‘말아먹은’ 브랜드 이미지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데 실제로 도움이 됐다. 하지만 2012년의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스팩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며, LG전자 못지않은 기술력을 지닌 제조사들이 지금 잔뜩 ‘총알’을 준비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처럼 최초와 최고의 기록들을 올해도 세우기는 많이 힘들어 보인다.

③ 삼성과 애플의 양강구도 확립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 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LG전자다. ‘타도 삼성전자’를 외치며 1인자의 라이벌로 2인자의 자리를 지키던 LG전자였건만, 이제 삼성전자의 라이벌은 자신들이 아니게 됐고 국내 시장 스마트폰 2인자의 자리도 팬택에게 뺏겨 버리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의 정점에 올랐고, 대중들에게 이미 삼성전자의 라이벌은 애플로 각인된 것이다. 이 두 회사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LG전자 혼자만의 가슴앓이도 점점 심해질 것이다.

▲ 틈새시장을 잘 공략했던 옵티머스원.
하지만 이젠 중저가 시장에도 플레이어가 너무 많아졌다

---

S - O 전략
강점을 통한 기회 공략

※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시대가 밝았다. LTE의 시대가 막을 올렸고,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이 시대를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지금껏 부진했던 과거를 떨치고 새로이 시작할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현재 LG전자는 그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옵티머스LTE의 성과를 발판으로, 이제는 그 이상의 성공을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뛰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W - O 전략
약점을 극복하고 기회를 활용

※ 브랜드 이미지의 쇄신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이미지는 넝마가 됐다. 어쩌다보니 핑계만 대는 회사가 됐고, 선도기업에서 후발주자로 각인되고 말았다. 이제는 이런 이미지를 쇄신해야 될 때다. 라인업을 늘리기보다 발매된 디바이스들의 관리를, 새로운 고객의 유치보다는 기존의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소통해야 할 때다. 이미 각인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S - T 전략
강점을 통한 위기 극복

※ LG전자의 저력을 증명하라!

2012년에도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윈도우폰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2011년까지 기존 시장의 적응력을 높였으며, 2012년부터 펼쳐질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지금까지의 안드로이드 적응 경험, 그리고 LTE 관련 특허와 윈도우폰 개발 레퍼런스를 무기로 삼는다면 올해 LG전자의 저력을 입증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W-T 전략
위협을 피하고 약점을 최소화

※ 일단은 예전의 위치를 찾아라

국내 시장 2위인 팬택과 LG전자의 위치를 가른 결정적 사건은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였다. 기존의 고객을 소홀히 하고,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개발을 경시한 후폭풍은 너무나도 거셌다. LG전자가 이제 1차적으로 견제해야 될 대상은 삼성전자도, 애플도 아닌 팬택이다. 올해는 먼저 국내 2위 자리를 빼앗는 것이 최우선과제일 것이며, 이를 위해선 지금껏 소홀히 해 왔던 소프트웨어 개발 및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월간 앱스토리┃최덕수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