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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매장 도난 배상금, 얼마가 적절할까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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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무인매장’의 수가 늘어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여겨졌던 무인매장은 이제 대도시에서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무인편의점은 2년 사이 6배가 늘어났으며, 작년 8월 기준으로는 전국적으로 만 개소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형태별로는 3310개소를 넘어선 편의점, 2000개소가 넘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인세탁소, 스터디카페, 사진관 등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목해야 할 것은 무인매장의 증가와 함께, 판매점 절도의 건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막을 수 없는

무인매장 증가의 추세

▲완전 무인매장으로 운영되는 GS25의 컨테이너형 편의점

2018년 미국 아마존이 무인판매점 ‘아마존 고’를 선보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무인판매점의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무인판매를 시도한 것은 편의점 업계였다. 작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무인편의점은 3310개소에 달한다. 무인편의점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경기도가 2163개며 서울도 1005개소에 달한다. 무인편의점의 대다수는 낮에는 점원이 상주하고, 밤에 주로 무인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러한 판매 방식이 급증하는 것은 이제는 막을 수 없는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마트24 무인편의점

무인매장은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점원의 간섭 없이 느긋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점포 운영 방식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매장 운영비의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마냥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 이상의 사회적 문제도 무인매장으로 야기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절도’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의 무인매장 절도 건수는 총 2,830건으로 전해진다. 월 평균으로 따지면 471건에 달한다.





경찰력의 부하를 가져오고

있는 무인매장 절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무인매장 절도

무인매장의 증가, 그리고 따라서 늘어나고 있는 절도 건수로 인해 난감함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경찰’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무인편의점의 경우에는 보안업체와 손을 잡고 현장경비 출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영세 무인점포의 경우에는 절도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사실상 절도에 대응할 수 있는 CCTV 설치 외에는 사업자 차원에서 대비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많은 사업자들은 경찰력에 점포 관리를 어느 정도 기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경찰들의 민원이 급증한 상태다. 소액 절도 사건 신고가 급증했고, 정기적으로 무인매장 근처를 순찰해달라고 요구하는 업주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인매장 절도로 인해 경찰의 업무 부하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무인매장으로 인해 낭비되는 경찰력에 대해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점주가 부담해야 할 매장 경비와 관리 책임을 경찰 치안 서비스와 시민의식에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는 분명한 사실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인매장을 법적으로 금지하기는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무인매장의 증가는 분명한 트렌드며, 무인매장의 형태가 아니면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영세사업자의 수 또한 사회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인건비를 지출하기 시작하면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찰력의 부하 때문에 급증하는 절도의 문제를 방치할 수도 없는 일이다.

모두를 힘들게 만드는

무인매장 절도의 문제

대부분의 무인매장 절도는 소액 범죄로, 합의로 인해 사건이 종결되고 있다

무인매장의 증가를 막을 수 없다면, 결국 현재의 상황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무인매장 절도범들은 대부분 1만 원 정도의 소액 절도를 저지르고 있다. 소액 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액이 작으며 대부분은 합의에 이르기 때문에 경찰력이 제대로 활용되기도 전에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종결에 이르게 된다. 그렇기에 경찰의 입장에서 무인매장 절도는 골치만 아픈 피곤한 사건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환경하에서는 무인매장만 따로,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찰이 일부 사업자의 수익 활동만 전적으로 보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약 30%의 무인매장 절도는 피의자를 특정하지도 못하고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절도 사건을 합의로 종결지을 수밖에 없는 점주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절도범과의 합의 과정에서 무인매장 점주들은 과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을까. 불행히도 무인매장 절도는 경찰은 물론 점주의 입장에서도 상처만 입히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인매장 절도가 실제 피의자 검거에 이르는 비율은 전체의 약 68%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나머지 약 30%의 절도가 제대로 절도범을 찾아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껏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절도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결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절도로 인한

점주의 피해는 심각

절도로 인해 사업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금액적 부담은 절도 피해액을 상회한다

실제 무인매장 절도가 일어나게 되면 무인매장 사업자들은 시간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이어서 입게 된다. 1차적인 피해인 물품 가액뿐 아니라, CCTV를 통해 여죄 파악을 위한 영상 확인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신고를 위한 영상 편집과 문서 작업, 접수의 과정도 지난하다. 절도범의 실제 검거에 성공하더라도, 그 이후에 이어지는 합의의 과정에서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변호사를 통해 업무를 진행할 경우에는 인지대, 송달료, 수임료 등의 비용도 소요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합의가 실제 결과로 이어지는 비중도 낮다는 점이다.

무인매장 절도의 많은 비중을 10대의 청소년들이 차지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무인매장 절도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연령인 만 14세가 되지 않은 소년범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범행 당시 여기에 해당되는 소년은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소년법에 따라 범죄 행위의 경중을 따져 최장 2년의 기간동안 소년원에 송치될 수는 있다. 또한 피해를 본 점주가 학교 측에 재발 방지 대책으로 범죄 사실이 공유되거나 경찰 조사 단계에서 합의를 보지 않을 경우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돼 재판을 받을 수 있다. 보안업체 에스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인매장 절도 피의자는 10대가 3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많은 수의 절도는 촉법소년의 문제로 인해 제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인매장 점주가 안고 있다. 여기에 무인매장 절도범 검거율을 합쳐서 보게 되면, 점주가 입게 되는 절도 피해 금액은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준이 없는

합의금 수준도 문제

무인매장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 명확하다

실제 합의에 이르더라도 합의금은 천차만별이다. 절도품의 100배에 달하는 가액을 합의금으로 제시할 거라고 기준을 제시한 무인매장을 우리는 실제로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엄포가 실제 절도품 가액의 100배의 결과로 점주에게 다시 돌아갈 것은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합의금은 어디까지나 당사자끼리의 합의를 통해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찰에서는 통상적으로 20만 원 이하의 경미한 절도 범죄의 경우에는 보통 10배 정도의 가격에서 합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소액 절도의 합의금은 실제 피해를 입은 점주의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인 합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사안으로 생각된다

무인매장이 막을 수 없는 트렌드라면 이것이 사회적으로 잘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우리 모두가 강구해야 할 것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무인매장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실제로 이를 통해 경찰력이 분산되고 점주들이 피해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무인매장을 위시한 고민이 지금보다 더 깊게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단순히 무인매장 점주에게 경비를 강화하라는 주문만 해서는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 것이다. 무인매장 절도의 합의금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무인매장의 법적 허용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의 경찰력을 전담해 배정하는 것도, 그리고 절도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절차도 수반돼야만 하는 일로 생각된다. 무인매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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