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술로 업그레이드 된 현실 -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기사 입력시간 : 2012.08.31 14:06:22 | 김준혁 기자

컴퓨터 기술로 업그레이드 된 현실 -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증강현실이란?

현대인들은 가상세계에 푹 빠져 산다. 컴퓨터를 켜면 매력적인 가상세계가 금세 열리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신화 속 영웅이 되어 밤새 괴물과 혈투를 벌일 수도 있고, 웹을 통해 몇 번의 클릭으로 세계 반대편에 있는 관광지를 둘러 볼 수도 있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요즘은 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인맥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컴퓨터 속 사이버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사이버 세상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현실에서는 어려운 일들이 사이버 세상에서는 아주 쉽게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괴물과 싸우는 영웅도 될 수 없고, 세계 반대편의 관광지를 방문하려면 비행기를 타도 며칠씩 걸린다. 학교에 가지 않으면 학점이 깎일 것이고, 또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친구를 하자고 하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것이다. 현실은 분명 가상세계가 제공하지 못하는 다른 매력들이 넘쳐나지만, 사이버 세상이 주는 편리함도 그에 못지 않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매력들만을 모아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냈다. 바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다. 증강현실은 쉽게 말해 ‘컴퓨터 기술로 업그레이드한 또 다른 현실’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가상세계라고 생각해도 좋다. 현실 위에 디지털 데이터가 덧씌워져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용한 정보가 현실과 자연스럽게 섞여 보이는 것이 증강현실의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가상세계도 아니고, 완전한 현실 세계도 아니다. 그 중간 세계로서 가상과 현실의 매력이 동시에 공존하는 ‘신세계’다.

현실보다 진보된 현실

증강현실이 컴퓨터가 만드는 사이버 세상과 달리 현실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스마트폰의 GPS(위성항법장치)와 카메라 덕분이다. GPS와 카메라는 우리가 있는 현재위치에 대한 좌표값과 우리의 눈이 실제 보는 세상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에 제공한다. 스마트폰은 이런 현실 정보를 기반으로 가상 세계에서 끌어모은 각종 데이터를 합쳐 증강현실을 창조해낸다.

내 위치정보값이 맛집 정보 데이터베이스(DB)와 만나면 스마트폰은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건물 지하의 중국집까지 찾아 보여주는 것이고, 위치 정보값이 별자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나면 내 위치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의 별자리가 설명과 함께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환상적인 밤하늘이 펼쳐지는 것이다. 또 내 위치값이 SNS와 만나면 내 주변 친구들을 증강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카메라는 위치정보값과 더불어 증강현실을 더욱 세련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현실의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신체기관은 눈이다. 카메라가 눈의 역할을 하면서 내가 실제 바라보는 방향이나 실제 사물의 정보를 CPU에 제공해 더욱 정교하고 유용한 증강현실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카메라로 눈앞에 있는 산봉우리를 찍으면 사진 속 산봉우리의 모양을 분석한 결과와 GPS의 값을 혼합해서 “저 봉우리는 백운대이며 높이는 836미터다”라고까지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들어온 증강현실

증강현실을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스마트폰일 것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GPS 수신기와 카메라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웬만한 넷북 컴퓨터 이상의 연산처리 능력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증강현실을 응용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이미 다양한 증강현실 앱이 시중에 나와있어 누구나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이 만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강현실 앱은 위치기반(LBS) 앱일 것이다. 주변의 맛집 찾기, 가까운 대중교통 찾기는 물론 병원, 은행, 영화관, 숙박업소 등을 찾아주는 앱도 증강현실의 좋은 예다. 이 경우 증강현실의 기본법칙에 따라 위치정보값과 지도 데이터베이스가 합쳐져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정보를, 지도보다 생생한 실제 보이는 시선 위에 표현해준다.

초기 증강현실 앱이 지도 정보를 주로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전문 분야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거나 마케팅과 접목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부동산 데이터베이스가 증강현실을 만나면 지나가다가 보이는 아파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면 그 아파트 단지와 관련한 부동산 거래 정보가 표시된다. 어떤 백화점에서는 매장 안에서 증강현실 앱을 사용해 쇼핑 관련 정보는 물론 보물찾기 하듯 쿠폰까지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에는 ‘증강현실 앱은 맛집 찾는 앱’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마케팅과 SNS는 물론 심지어 게임의 영역에까지 활용범위가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실을 대체할 증강현실의 미래

증강현실의 활용범위는 무한하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인기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스카우터가 실제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즉, 길 찾기나 맛집 찾기 등 특정한 용도를 위해서만 증강현실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을 통해 증강현실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기술 발전의 속도로 보면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예전에는 그저 종이의 형태로만 존재했던 지도가 디지털 정보로 축적되어 다양한 증강현실을 만드는 기초자료가 되고 있는 것처럼, 요즘은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이 디지털화되어 쌓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스카우터를 쓰면 기상청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오늘의 날씨를 브리핑 받고, 가정 관리 시스템의 정보에 따라 지금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아침 메뉴의 요리법이 설명된 다음, 구글 캘린더로부터 오늘의 일정을 브리핑 받는 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일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증강현실 앱 소개

스카이사파리3(Sky Safari3)

크기 : 51.6MB
가격 : $2.99
개발자 : Southern Star
지원기종 : iPhone, iPad, Mac
(국내 미출시)

밤하늘의 별자리를 증강현실을 통해 보여준다. 현재 위치에서 볼 수 있는 별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떤 별자리에 속하는지 알려준다. 단순한 별자리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화 속 유래 등을 비주얼하게 표현해준다. 실제로 120,000개의 별과 220개의 별자리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장점
별자리 관련 앱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개발사의 앱답게 매우 전문적이고 방대한 분량의 관련 자료를 제공한다. 시각적으로 별자리를 즐길 수 있는 기능 외에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별자리 공부도 가능하다. 별자리 사전과 시간별 별자리 이동 모습 보기 기능도 유용하다.

단점
영문만을 제공한다. 앱이 다소 무거워 실행 속도가 느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카메라의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위치값만을 사용해서 별자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다이내믹한 현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부동산직거래(Realty Serve)

크기 : 0.8MB
가격 : 무료
개발자 : 부동산써브
지원기종 : iPhone

기존 부동산 정보 앱과 차별화하여 증강현실을 활용 했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거래정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 기능에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방향에 있는 매물 정보가 증강현실로 보여지는 직관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장점
증강현실을 부동산 정보 제공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돋보인다. 지나가다가 마주친 아파트 단지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면 바로 거래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고 직관적이다.

단점
UI가 다소 복잡하다. 제공되는 기능은 단순한데 비해 이용법이 조금 혼란스럽다. 전반적으로 이용이 복잡한 편이라 아쉽다.

럭키버드(Lucky Bird)

크기 : 8.2MB
가격 : 무료
개발자 : Lotte.com
지원기종 : iPhone

쇼핑, 마케팅 분야에서 증강현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매장위치 찾기, 할인쿠폰 받기, 이벤트 참여 등이 가능하다. 특히 ‘럭키 버드 잡기’는 카메라로 매장을 비추면서 숨겨져 있는 럭키 버드를 잡는 게임으로 이용자들에게 재미와 참여 동기를 높여준다.

장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등 롯데 계열의 대부분의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QR코드 찍기, 제품 인증사진 찍기 등 다양한 이벤트에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단점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요하다. 쿠폰 등을 발급 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이긴 하지만 가볍게 이용하려는 유저에게는 귀찮은 일이 될 수 있다. 한두 번 재미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기능상 필수 앱은 아니다.

그 밖의 증강현실 앱

지하철AR

크기 : 0.2 MB
가격 : $1.99
개발자 : park joo hyun
지원기종 : 아이폰, 아이패드

ScanSearch (스캔서치)

크기 : 9.8 MB
가격 : 무료
개발자 : olaworks, Inc.
지원기종 : 아이폰, 아이패드

쿡타운

크기 : 2.2 MB
가격 : 무료
개발자 : KT Corporation
지원기종 : 아이폰, 아이패드

증강현실 앱의 대명사

신세계를 보여주는 창문 오브제 (Ovjet)

크기 : 9.2M
가격 : 무료
개발자 : Kiwiple
지원기종 :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증강현실의 만남에 대한 정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앱이 바로 ‘오브제’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실제 사물들과 각각의 디지털 정보를 섬세하게 연결해서 증강현실로 구현된 신세계를 손쉽게 만나게 해준다. 특히, 꾸준한 기능추가로 단순한 맛집 찾기부터 SNS, 게시판, 별자리 보기까지 가능한 증강현실 종합선물 세트 같은 앱으로 발전했다. 현재 갤럭시 탭을 포함한 카메라가 장착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용으로 무료 배포 중이다.

01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위치정보를 ‘사용’으로 설정해야 한다. 앱을 구동하면 팝업으로 질문을 하는데 이때 사용설정을 해주어야 한다. 이로서 오브제를 이용할 준비가 끝난다.

02 오브제는 크게 8가지의 기능을 제공한다. 별자리, 장소 찾기, SNS, QR코드 검색, 게시판 등이다. 맛집에 대한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 게시판은 로그인을 해야 사용 가능하다.

03 가장 핵심기능인 주변 검색이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이 주의를 둘려보면, 주변 건물들 위에 맛집, 카페, 상점, 극장 등 다양한 시설의 정보가 실제 보이는 현실 위에 직관적으로 표시된다.

04 오브제는 회원 가입하지 않고도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입을 하면 SNS 등의 회원전용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 정말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스카우터처럼 주변을 살펴보면 오브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위치에 따라 표시되고, 말을 걸 수 있다.

05 또 다른 주요기능 중 하나가 게시판이다. 오브제를 이용한 이용자들이 특정 장소에서 메시지를 남겨놓으면 이 정보가 차곡차곡 쌓여 장소에 얽힌 느낌들을 공유할 수 있다. 위치별, 장소별 등 게시판도 세분화 되어 있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06 오브제는 현재 위치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의 별자리를 보여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위치 정보와 별자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실제 하늘 위에 가상의 별자리를 표현해준다. 별자리에 관심있는 이용자에게는 상당히 재미있는 특별 기능이다.

앱토한마디

증강현실의 ‘종합선물세트’ 앱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한국에서 개발된 토종 앱답게 우리 현실에 잘 맞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꾸준한 발전을 통해 별자리, QR코드 스캔, SNS와 연계되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오브제를 통해 친구를 사귀거나 맛집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강현실 앱과 마찬가지로 처음 한두 번은 재미있게 사용하지만, 의외로 자주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 증강현실 앱의 선두주자로서 실제 생활 속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을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기타 관련 앱

해외판 오브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능이 오브제와 비슷하지만 레이어는 지도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앱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그래서 레이어는 길 찾기와 지도 검색 기능이 강하다. 레이더를 활용한 UI는 현재 위치에서 길을 찾거나 목적지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편리하다. 앱의 이름답게 레이어를 바꾸가면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레이어는 쉽게 말해 주제별 정보 검색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맛집 레이어를 쓰면 맛집 정보가, 대중교통 레이어를 쓰면 대중교통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최근에는 외부 SNS나 유튜브 용 레이어가 추가되고 있어 다양한 재미를 준다. 한국 현실과는 다소 맞지 않는 기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레이어(Lay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