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의 스마트폰 시장 프리미엄 제품들은 주로 그해에 발매될 제품들의 표준이 될, 말 그대로 플래그십 역할을 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하반기를 노린 제품들은 신기술을 선별적으로 탑재하고 다른 제조사들과는 차별되는 특장점을 내세운, 어떤 면에서는 ‘재미있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올해 4분기 라인업도 (애플 아이폰13 시리즈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다른 회사의 제품과는 확고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놀라운 콘셉트의 스마트폰들이 채우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폴더블폰의 완성’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올해 하반기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갤럭시Z폴드3였지만, 화제성은 같은 날 발표된 ‘갤럭시Z플립3’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정의 상황에서도 갤럭시Z폴드3와 플립3는 정식 출시 39일 만에 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여기에서 약 70%를 갤럭시Z플립3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색상을 조합해 49가지의 배리에이션을 만들 수 있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내놓아, 차별화를 시도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올해도 신기록 수립’

애플 아이폰13

애플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9월 15일 새로운 아이폰인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했다. 대규모 업데이트 대신 폼팩터를 유지한 채 카메라 성능 개선, 새로운 AP 탑재, 배터리 수명 향상 등 성능에 집중한 아이폰13 시리즈는 벌써부터 전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3 시리즈의 사전 주문량은 아이폰12보다 약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아이폰13 시리즈의 예상 출하량이 7700만 대로, 아이폰12 시리즈보다 21.9%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자체 개발 AP를 탑재한’

구글 픽셀6

매년 꾸준히 픽셀 브랜드의 안드로이드 OS 레퍼런스폰을 만들어온 구글의 올해 움직임은 예년과는 달라 보인다. 올해 발표된 여섯 번째 픽셀인 ‘픽셀6’와 ‘픽셀6프로’는 레퍼런스 스마트폰 그 이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LPDDR5 램, 5G 네트워크, IP68등급 방수방진, 고주사율 OLED 디스플레이, 고속 무선충전 등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구글이 직접 설계한 칩셋 ‘텐서’가 탑재돼 있다. 발표회와 동시에 제품의 예약이 개시되었으나, 국내에는 출시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활용도를 높인

듀얼 디스플레이’

MS 서피스듀오2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월 23일에 안드로이드 OS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역시 전작처럼 듀얼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출시된 이 제품은 혹평을 받았던 전작의 단점들을 어느 정도 개선한 스마트폰으로 평가된다. 퀄컴 스냅드래곤888 프로세서를 갖춰서 성능을 높이고, 힌지에 ‘글랜스 바’라고 하는 별도의 화면을 달아 기기를 접은 상태에서도 활용성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여전히 성능에 비해 높은 단말기 가격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어느 정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준은 되었다는 평가다.

‘17분 만에 완충되는’

샤오미 11T

중저가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샤오미는 최근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올해 4분기를 겨냥해 내놓은 프리미엄 모델은 ‘샤오미 11T’로, 보다 빠른 고속 충전 기술을 탑재한 점을 주된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별도로 프로 모델을 두고 있는 샤오미 11T는 일반 모델이 미디어텍 디멘서티 1200 울트라에 67W 고속 충전, 프로 모델이 스냅드래곤888에 120㎐ AMOLED 디스플레이와 120W 초고속 충전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극한의 카메라 성능’

소니 엑스페리아 PRO-I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는 소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생각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 메이주와 손을 잡고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제품의 측면에서는 기존의 제품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화 제품을 주로 내놓고 있는데, 대표적인 제품이 올해 4분기 발표된 ‘엑스페리아 PRO-I(프로아이)’다. 1인치의 대형 카메라 센서를 내장한 이 제품은 4K 120FPS 촬영을 지원하는, 전문가들이 촬영 장비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카메라 특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자체 개발 영상

칩셋을 탑재’

비보 X70

▲​각기 다른 제조사의 칩셋을 등급에 따라 나눠 탑재했다는 점이 특징적

비보가 지난 9월 발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X70’ 시리즈는 총 세 개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X70과 X70프로,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더 큰 X70프로플러스까지 세 개의 제품으로, 이 제품들의 AP는 각기 다르다. X70은 미디어텍, 프로 모델은 엑시노스, 그리고 프로플러스는 스냅드래곤 칩셋을 각각 채택했다. 특징적인 점은 영상 처리를 위해, 제조사가 자체 개발한 별도의 칩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으로, 복잡한 연산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V1’이라는 이름의 ISP 칩이 들어가 있다. 사진 촬영, 영상 콘텐츠 감상 등이 취미인 이들에게 적합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원플러스 9RT

중국 오포의 계열 브랜드인 원플러스의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9RT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88 프로세서, 소니의 IMX766 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E4 OLED를 탑재한 프리미엄급 사양의 이 제품이 포커싱하고 있는 분야는 ‘게임’이다. 기존의 원플러스9 시리즈에서 방열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성능 개선을 이뤘으며, 120㎐의 주사율과 300㎐의 터치 주사율도 갖춰 게임에 제격인 제품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이들은 유명 중국산 모바일 게임인 ‘원신’과의 콜라보 제품을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360㎐ 터치 주사율’

메이주 18X

▲​소니의 중국 진출 파트너이기도 한 메이주의 18X

중국의 제조사들 중에서는 가장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제조사로 주로 ‘메이주’가 꼽힌다. 이들의 하반기 전략 제품은 ‘18X’로, 퀄컴 스냅드래곤870과 트리플 렌즈 카메라, 화면 내장 지문센서 등의 스펙을 갖추고 있다. 내장 램은 8GB 혹은 12GB며, 빈 스토리지 중 7GB를 추가 가상 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모바일 게임 구동 능력을 높이기 위함인데, 이를 위해 터치 주사율이 인상적이게도 360㎐로 상당히 높게 설계돼 있다. 4분기의 전략 스마트폰 제품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대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8GB 램에 128GB 스토리지를 가진 제품의 중국에서의 출고가는 한화로 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분사 후 첫 글로벌 진출’

아너50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벌써 샤오미에 비견할 만큼 성장한 제조사, 아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컸던 화웨이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그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차질을 빚으면서, 자사의 ‘아너(Honor)’ 브랜드를 해외에 매각했다. 이들은 분사 후 중국 외의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인데, 그 시발점이 되는 것이 바로 ‘아너50’이다. 화웨이 칩셋이 아닌 퀄컴 스냅드래곤778G를 프로세서로 탑재했으며, OS로는 유튜브, 지메일 등의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제품이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