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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진출, 삼성 TV 반값되나?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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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 11번가에 3,000억 원 투자한다

글로벌 이커머스 분야에서 가장 큰손으로 꼽히는 플레이어는 미국의 아마존닷컴 그리고 중국의 알리바바이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는 시장 지배자적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대한민국 시장에는 아직 진출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두 회사의 한국 시장 진출 소식이 지금껏 전혀 들려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는 이야기로, 또 어떤 때는 국내 기업 인수가 점쳐진다는 것으로 한국 시장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간간이 전해져 온 바 있다.





아마존닷컴,

11번가와 손을 잡다

하지만 무성한 추측이 실제 결과로 나타난 적은 지금껏 없었다. 아마존닷컴은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아닌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했고, 알리바바는 국내 소셜커머스 기업 인수 소식이 무성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기존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영역이 너무 견고하고, 출혈경쟁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국내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은 글로벌 공룡들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8조 원대의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규모는 2018년에 100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시장이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시장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는 133조 원을 넘어설 것이며, 내년에는 2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시장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이들에게 절대 무시하기 힘든 규모임은 분명하다.

실적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11번가가 아마존닷컴과 손을 잡았음을 발표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두 거대 공룡의 한국 진출이 이제야 마침내 이뤄지는 모양새다. 주인공은 둘 중 미국의 아마존닷컴이다. 아마존닷컴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투자할 계획임이 2020년 11월에 알려진 것이다. 아마존닷컴의 파트너가 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11번가’였다. 지난 11월 16일, SK텔레콤과 11번가는 “미국 아마존닷컴과 협력해,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닷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11번가에 투자하는

금액은 최대 3,000억 원

이와 함께 아마존닷컴의 11번가 투자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11번가에 투자할 아마존닷컴의 투자금 규모가 최대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닷컴이 11번가와 논의를 시작하는 첫 단계부터 투자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는 현재 SK텔레콤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아마존닷컴의 지분 참여가 이들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이 11번가의 IPO의 과실을 누리기 위해 투자를 한 것으로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들이 11번가를 통해, 그동안 요원하던 대한민국 이커머스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11번가에서 아마존닷컴 상품을 판매하면, 소비자 개개인이 해외직구로 상품을 구매할 때보다 접근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니까. 그렇다면 과연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원활한 플랫폼 접근을 위해 11번가를 파트너사로 선택한 것일까.

99달러 이상 구매 시 한국 무료배송 프로모션을 시작한 아마존닷컴

지난 11월 18일 아마존닷컴은 자체 상품을 99달러 이상 구매한 한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하더라도 99달러가 넘으면 자동으로 무료 배송이 적용된다. 다만 이는 아마존닷컴 직배송 상품에 한하며, 개인 판매자 상품이나 일부 비적합 상품은 프로모션에서 제외된다. 아마존닷컴의 한국 무료배송 프로모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지난 2018년에도 90달러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015년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사와 협업해 선착순 6000건을 무료로 배송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11번가가 아마존 상품을

중계할 뿐일까

비록 기간 한정이지만, 날이 갈수록 아마존닷컴의 직구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편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덕에 국내의 해외직구 물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해외직구 구매액은 2조 8,51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2%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3분기에는 해외의 유통망이 원활해지면서 작년 대비 13.8%가 증가한 9,581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박싱데이 등이 몰린 4분기에는 상승률이 더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직구의 규모는 갈수록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렇게 해외직구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격을 생각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과 함께, 해외 플랫폼들도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서비스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해외직구의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니, 굳이 아마존닷컴이 거액을 들여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까지 편리성을 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아마존닷컴과 11번가의 관계는 단순히 11번가에서 아마존닷컴 상품을 판매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 봐야 한다.

단순한 해외직구 채널 확보 차원에서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일까

업계에서는 아마존닷컴이 단순한 해외직구 중계가 아니라 11번가를 통해 국내 물류센터에 대량으로 물건을 보관시키고, 이를 배송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갖춘 플레이어와 손을 잡을 필요가 있었으며, 그 파트너로 선택된 것이 11번가라는 해석이다. 이 경우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11번가는 단순한 이커머스 사업자를 넘어, 아마존닷컴을 등에 업고 국내 유통 공룡들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사업자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이베이코리아 등과 힘겨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11번가로서는 나쁠 것이 없는 파트너십임은 분명하다.





글로벌 공룡의 국내 진출

신호탄이 될 수도

이러한 전망은 현재 업계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사실 11번가와 아마존닷컴 모두 기존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에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남기 마련이다. 긴 시간 적자를 견뎌온 11번가가 실적 개선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비용의 축소였으며, 이를 위해 선택된 전략은 직매입의 축소였다. 아마존닷컴 상품 직매입이 이뤄진다면, 11번가는 기존의 전략을 다시금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 아마존닷컴 입장에서도 11번가를 중간에 끼우게 된다면 유통 중간 단계가 더 많아지기에 가격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0월, 아이허브와의 MOU를 발표한 11번가

해외직구 상품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격 이상의 메리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세청이 2017년부터 해외직구 구매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힌 ‘전자제품’ 분야는 특히 그런데, 국내 제품을 구매했을 때 받을 수 있는 A/S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통 단계가 늘어나 가격 경쟁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마존닷컴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일 것이다.

국내 OTT 시장을 집어삼킨 넷플릭스의 신화가 재현될 수도 있다

아마존닷컴과 달리 11번가의 노림수는 명확해 보인다. 11번가는 지난 10월, 미국 최대 건강 보조제품 및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아이허브’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이어서는 아마존닷컴이다. 해외직구라는 돌파구를 활용해 이커머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의 노림수는 다를 수 있다. 11번가 플랫폼 입점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후,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방법은 아마존닷컴 한국 서비스 오픈이 될 수도, 혹은 11번가의 인수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었건, 금번 두 회사의 투자 소식은 단순히 11번가를 통해 아마존닷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국내 시장 전체를 단숨에 집어삼킬 수도 있는 거대 플랫폼 공룡이, 마침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첫발을 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과연 이 거대한 파도를 국내 유통, 이커머스 기업들은 제대로 버텨낼 수 있을까.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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