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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30% 수수료 부과'가 가져올 후폭풍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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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대형 게임 3사가 구글과 애플에 낸 결제 수수료는 조 단위에 이른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국내 게임 3사는 작년 수수료 명목으로 1조 5,000억 원을 지출했으며, 여기의 상당수는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4조 5,476억 원의 88.4%인 4조 200억 원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했으며, 여기의 30%는 고스란히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로 지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구글, 게임에 이어 콘텐츠 앱에도 수수료 부과

게임사의 불만이

‘수수료’로 부글부글

이처럼 대규모의 비용이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은 앱 마켓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별개의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반드시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결제 모듈을 사용하게 된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구글 플레이 혹은 원스토어와 같은 로컬 스토어의 것을, iOS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게이머들은 애플 앱스토어의 결제 모듈을 통해 인앱 아이템을 결제한다.

PUBG의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은 포트나이트가 수수료 논란에 휩싸이다

앱 마켓 플랫폼 운영사의 정책에 반기를 든 이들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전 세계 3억 5,000만 명 이상이 즐기고 있는 게임 ‘포트나이트’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췄다. 앱스토어의 인앱결제 모듈‘만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구글, 애플의 인앱결제 모듈을 사용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는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추가했다. 이에 애플은 정책 위반이라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삭제 즉시 애플이 과거 공개한 ‘1984’ 광고를 패러디해 애플을 빅브라더로 묘사한 영상을 공개하고, 애플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음을 밝혔다.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만 하더라도 수수료는 게임사들에게 있어 ‘혜택’이었다

모바일 앱 생태계가 성장할 때만 하더라도 앱 마켓의 30% 수수료는 그다지 큰 문제가 없었다. 게임사의 입장에서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은 고전적인 게임 유통 경로에 비해 갖는 이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거의 대부분이 이용하는 플랫폼에 게임을 등록할 수 있으며, 때로는 플랫폼 운영사가 앱 마켓 추천 영역에 게임을 ‘친히’ 노출해주기도 한다.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설치 파일의 전송까지 플랫폼 운영사들이 담당하니 서버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과거에는 스토어 수수료가 게임사들에게도 아까운 비용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임에 이어

이제는 콘텐츠까지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질 만큼 커졌고, 30%의 수수료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게임사들이 많아졌다. 이와중에 후발주자로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에픽게임즈가 반기를 든 것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 외신에 “에픽게임즈가 스스로 만든 문제는 그들이 동의하고 모든 개발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라며 “애플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지침보다 비즈니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기므로 에픽게임즈에 예외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빅브라더로 묘사하며 조롱했다

게임사의 이익보다도 통제된 환경에서의 이용자 환경을 우선한다는 애플의 해명은 하지만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은 애플 앱스토어를 두고 ‘날강도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 페이스북 등도 애플의 결제 수수료에 대해 과다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럽연합에서도 애플 앱스토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된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구글, 애플 인앱결제 외에 에픽 자체 결제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한 포트나이트

해외에서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대립이 심화될 때, 국내에서는 다른 플랫폼 운영사가 말썽을 일으켰다. 바로 ‘구글’이었다. 7월 초, 구글이 게임 앱에 한해서 의무화되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음원, 동영상,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앱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앞에서 이야기한 수수료 30%는 모두 ‘게임’에 한정된 것이었다. 우리는 앱을 통해 영화를 예매할 때도, OTT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할 때도, 이북을 구매할 때도 스토어의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게임처럼 콘텐츠 앱의 경우에도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할 것이 강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각지에서 터져 나오는 원성

구글의 인앱결제 모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글이 수취하는 수수료는 말 그대로 ‘없다’. 그랬던 것이 지금부터는 30%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나서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일견 이는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구글이 ‘갑질’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비친다. 그렇다면 과연 구글의 이러한 조치는 실제로 갑질일까. 구글의 의도는 스스로가 검증하지 않은 결제 수단을 콘텐츠 서비스사들이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이용자들이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을 경계하고자 하는 것으로 읽힌다.

구글이 ‘애플처럼’ 콘텐츠 분야에도 30% 수수료를 적용할 것이 알려졌다

콘텐츠 서비스사들에게 게임사들과 같은 수수료를 부과하고자 하는 것은 구글이 처음이 아니다. 애플은 이미 콘텐츠사들에게 인앱결제 시에 30%의 수수료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할 경우 구글보다도 30% 높은 가격이 청구된다. 구글이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를 권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미 애플은 모든 앱에 서비스 이용료의 결제에 인앱결제 모듈 적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금번의 구글 결제 수수료 적용이 큰 논란이 된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국내 점유율이 비약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산업 일선의 목소리가 정치권에도 전해진 상황

금번 조치에 각계각층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IT, 게임사 200여 곳이 모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정부에 위법 여부를 가려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24일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박성중 미래통합당(당시) 의원은 앱스토어 사업자가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으며,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정안에 구글, 애플 등의 앱스토어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에게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하는 의무조항을 신설했다. 일각에서는 콘텐츠 서비스사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수수료 부과가

가져올 후폭풍들

과연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로 실효성을 거두게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만약 실제로 이 조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구글이 결제 수수료 부과를 강제할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일차적으로는 모바일 앱 환경에서의 이용료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되는 넷플릭스는 앱에서의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PC 혹은 모바일 웹페이지에서만 이용자의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콘텐츠 앱들은 모바일 앱 결제를 지양하고, 웹페이지에서의 결제를 유도하도록 우회하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극단적으로 보이겠지만, 향후에는 정말로 이커머스 분야에도 스토어 수수료가 적용될 가능성을 놓을 수 없다

또한 일부 서비스는 직접적인 이용료 인상을 꾀할 것이 우려된다. 스토어의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감내하고 가격을 유지할 사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수수료 부과에 반발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용료 결제의 경우에는 그 단계가 짧을수록 결제율이오르기 마련이다. 우회결제 방식을 택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결제율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방법이다.

▲30% 수수료가 적용될 경우,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콘텐츠 서비스 분야도 있을 것

진정으로 우려가 되는 것은 그다음 단계다. 게임에서 콘텐츠로 수수료 부과 영역을 넓힌 이후에는 또 어느 분야에서 콘텐츠 제공사의 갑질이 이뤄질지 쉽게 내다보기 힘들다. 이다음은 어쩌면 이커머스 전반에 걸친 수수료 부과가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백 보 양보해서 앱 마켓 제공사들이 수수료 이외의 수익창출 방안이 없다면 이러한 조치는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애플과 구글은 앱 마켓 내의 콘텐츠 노출을 보장하는 광고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일궈놓은 모바일 환경의 토양이 비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환경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결제액의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과도한 것일 수도 있다. 부디 금번 논란이 보다 건전한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앱 마켓 사업자들과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고, 또 결론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바란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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