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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닮아가는 iOS와 안드로이드

기사 입력시간 : | 안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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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새로움보다는 친숙함을 택한다.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첫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었다면 줄곧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이었다면 아이폰을 계속해서 사용한다. 가끔씩 새로움을 경험하고 싶기도 하지만, 다시 적응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을 알기에 이내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서로 닮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서로 닮아가는

iOS와 안드로이드

애플 이사회였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애플과 구글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iOS와 안드로이드가 처음부터 닮아있던 것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의 사이가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구글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가 구글 CEO로 재직하던 시절, 애플 이사회로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구글과 애플은 꽤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하면서 에릭 슈미트와 스티브 잡스의 사이가 급격히 멀어졌고, 결국 에릭 슈미트가 애플 이사회를 떠났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안드로이드를 파멸시킬 것"이라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훗날 스티브 잡스 전기(傳記)를 집필한 윌터 아이작슨에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출시한 것은 엄청난 배신", "안드로이드는 우리에게서 훔쳐 간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2010년 HTC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했을 때는 HTC와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있는 멀티터치 등의 기능이 'iOS에서 베껴온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내 마지막 호흡까지 쓸 것"이라며 "은행에 예금해둔 애플의 400억 달러까지 모두 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드로이드를) 파멸시킬 것"이라며 "원자핵 전쟁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안드로이드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쓰는 것을 중단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인지 2010년대 초반까지는 iOS와 안드로이드, 두 운영체제의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iOS와 안드로이드가 요즘은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5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iOS와 안드로이드가 조금씩 닮아가기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안드로이드가 iOS를 따라 하기도 했지만, iOS가 안드로이드를 따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심지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안드로이드가 새로운 기능을 먼저 추가하면, 애플이 최소 3년에서 5년 사이에 똑같은 기능을 다듬어 내놓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iOS와 안드로이드는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닮아가고 있을까? 비슷해져 가는 두 운영체제의 요모조모를 살펴보도록 하자.





원래 아이폰에는

제어센터가 없었다

iOS 7부터 제어센터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불편함은 있었다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처음 넘어왔을 때 '이것도 안 돼?' 싶은 기능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제어센터였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스와이프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화면 밝기 등의 설정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었는데, 아이폰에서는 반드시 설정 앱을 실행해야만 휴대폰 설정을 변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에 iOS 7이 발표되면서 제어센터가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설정을 변경하려면 설정 앱을 켜야만 했다. 제어센터에서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켜거나 끌 수만 있을 뿐, 설정을 변경할 수는 없었던 탓이다.

iOS 13에 이르러서야 안드로이드처럼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설정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애플은 2019년 iOS 13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설정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제어센터에 있는 와이파이 아이콘이나 블루투스 아이콘을 꾹 누르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나는 기능이었다. 분명 iOS에서는 처음 보는 기능이었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기능은 아니었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수년 전부터 사용되었던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당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해당 기능을 두고 '안드로이드의 카피캣'이라며 애플을 비난하기도 했다.

낯선 iOS 14에서

안드로이드의 향기가

느껴진다

iOS 14부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홈 화면에 위젯을 띄울 수 있다

이외에도 iOS가 안드로이드와 닮아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지난 6월 WWDC 2020에서 발표된 iOS 14였다. 이번에 공개된 iOS 14는 역대 iOS 중에서 가장 안드로이드스러운 iOS로 평가되는데, 그중 새롭게 추가된 홈 화면 위젯과 앱 보관함에서는 안드로이드의 향기가 짙게 느껴진다. 물론 iOS 8 이후부터는 위젯 페이지에 여러 개의 위젯을 늘어놓을 수 있었는데, 확실히 홈 화면에 앱 아이콘과 위젯을 함께 늘어놓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는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iOS 14부터는 홈 화면에 앱 아이콘과 위젯을 함께 띄워놓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다만 위젯 배치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큼 자유롭지는 않다. 위젯을 화면 중앙에 두는 것도, 홈 화면에 공백을 두는 것도 안 된다.

앱 보관함의 등장으로 홈 화면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홈 화면 위젯보다 더 안드로이드스러운 것은 '앱 보관함'이다. 그동안 몇몇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아이폰처럼 앱 서랍을 없애는 기능을 추가했다면, 오히려 iOS 14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앱 서랍 기능을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앱 보관함 기능 역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는 차이가 있다. 홈 화면에 있는 앱들을 숨기면 홈 화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앱 보관함 페이지에서 숨긴 앱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앱 보관함 내에 자동으로 폴더가 생성되어 폴더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특정 폴더에 있는 앱을 다른 폴더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폴더에 있는 앱 아이콘을 누르면 폴더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앱이 실행된다는 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다르다.

안드로이드에도

'에어드롭' 생긴다

안드로이드에도 에어드롭과 유사한 니어바이 쉐어 기능이 생길 예정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요즘은 안드로이드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몇 년 사이 iOS에 해당 기능이 다듬어진 채로 추가된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iOS에서 이미 상용화된 기능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아직 개발과정에 있어 만나볼 수는 없지만, 현재 베타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니어바이 쉐어(Nearby Share)'의 이야기다. 니어바이 쉐어는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위치정보를 이용해 근접한 거리에 있는 사용자끼리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으로, 아이폰의 에어드롭(AirDrop)과 상당히 유사하다. 공유방법도 에어드롭과 비슷하다. 쉐어시트를 통해 공유할 파일을 선택하고 상대방에게 전송을 누르면, 상대방이 미리보기 창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파일을 내려받을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사진, 영상, 문서, 연락처는 물론 URL이나 트위터 메시지 등도 공유가 가능하다

심지어 에어드롭보다 공유 가능한 형태도 더 다양하다. 에어드롭으로는 사진, 영상, 문서, 연락처 등만 공유할 수 있지만, 니어바이 쉐어로는 URL이나 트위터 메시지 등도 공유가 가능하다. 다만 구글이 사이버 플래싱(Cyber-Flashing) 행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했는지는 미지수다. 사이버 플래싱이란 모르는 상대방에게 불쾌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유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애플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어드롭 수신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제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자유롭게 넘나들 때

▲이제 운영체제 때문에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일은 전보다 줄어들겠다

서로를 닮아가는 iOS와 안드로이드를 보니 이제 운영체제에 따라 스마트폰을 선택한다는 것은 옛말이 된 것 같다. 두 운영체제가 점점 닮아가면 닮아갈수록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부담 없이 iOS와 안드로이드를 넘나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론 iOS와 안드로이드만의 특색이 사라져간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운영체제에 적응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안혜선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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