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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뉴노멀의 시대를 이야기하다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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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서 우리의 삶은 바뀌었고, 이제 다시는 코로나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제는 ‘뉴노멀’, ‘포스트코로나’라는 말이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바뀐 곳은 사람들이 일하는 일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 간의 접촉을 막기 위해 국가적으로 재택근무가 권고됐고, 아직 논의의 단계에 있던 재택근무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됐다. 그리고 이 실험을 통해 출근해서 근무하는 것 이상으로 재택근무를 통해 효율을 낼 수 있는 업종이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가 인사부문 관리직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이나 단체의 88%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장려하거나 의무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앤에스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이 지난 3월 21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26%가 이미 재택근무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뀐 직장, 바빠진 배송, 달라진 외식 문화, 눈에 보이는 원격의료

바뀐 일터의 풍경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원격업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무료 음성회의를 제공하는 앱 ‘프리컨퍼런스콜’은 미국에서의 이용이 2,000%, 이탈리아 4,322%, 스페인에서 902%의 이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전했다. 네트워크 성능 관리 솔루션 업체 켄틱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 아시아에서의 화상회의 데이터가 약 2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된 또 하나는 재택근무 전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업종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기업들만이 정부의 권고안에 동참할 수 있었으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일터의 종사자들은 생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화상미팅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특수를 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시행된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들은 지난 2월 말부터 8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다가 순차적으로 정상근무에 돌입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의 이동통신사들도 전사 혹은 자율 재택근무를 시행하다가 현재는 정상근무로 전환한 상태다. 비록 지금은 대부분의 회사가 정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를 통해 사람들은 출근만이 근무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실제로 회사 출근과는 별개로, 대부분의 IT 기업들은 타사와의 미팅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화상회의, 상담, 그리고 비대면 계약 등 언택트를 위한 업무 툴들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커질 것이며, 기술 발전도 지금까지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 예상된다.

의도치 않은 재택근무의 대규모 실험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다

일자리에 관해서 올해 들어 없어진 광경이 하나 있다는 점에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신입사원 공채’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제는 과거와 같은 대기업의 대규모 공개채용은 더는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 예상된다. 실제로 LG그룹, KT 등은 올해부터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기로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대졸 정기공채를 진행한 10대 그룹은 삼성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에 불과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스펙보다도 실적에 따른 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입 같지 않은 신입사원’을 원하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규모의 인원을 채용해 육성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직군의 인원을 바로 채용하는 형태가 될 테니, 이는 곧 신규채용의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변화의 과정에서

도태되는 곳도 돌아봐야

한편, 채용의 과정에서 진행되는 면접은 앞으로 ‘화상면접’이 주를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SK텔레콤은 상반기 공채 면접을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하며, 태블릿PC, 거치대, 가이드북 등이 담긴 면접용 키트를 응시생들에게 배송한 바 있다. 라인, 카카오 등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접 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도 신입, 경력 채용 시 화상면접을 도입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대졸공채 도입 이래 처음으로 올해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이 점차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줄이는 분위기

면접도 온라인으로, 근무도 유연한 재택근무로 진행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적용하기 힘든 직군들은 점차 도태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대와 30대 고용보험 가입자의 수는 3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특히 30대의 경우에는 가입자 감소가 지난 3월에 전달보다 2배 가깝게 늘어나 이후 계속 확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사람들과 대면하는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 이후로 우리가 일자리에 관해 집중해야 할 가장 큰 화두는 ‘질 좋은 일자리’일 뿐 아니라, 또한 ‘더 많은 일자리’여야 하기도 한 것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부분의 분야가 역성장하는 와중에 홀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로 결제금액이 가장 증가한 업종은 ‘배송’ 분야일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배달음식’ 분야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1분기 가장 큰 비율로 결제금액이 증가한 업종은 음식 배달로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의 지난 3월 결제 추정금액 합산은 1월 대비 4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람들이 밖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줄고, 집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이다.

배송, 배달 분야는

유례없는 호황

배달뿐 아니라 테이크아웃의 비중도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20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음식점에 방문하는 횟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81%에 달한 것과는 달리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통한 음식 구매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44.9%에 달했다. 더앤피디그룹도 유사한 자료를 발표했는데, 지난 2월과 3월 음식점 내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1%가 감소한 반면 배달음식과 테이크아웃 시장은 2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배달음식인 피자와 치킨을 판매하는 영업점의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7%, 10.6% 늘어났다. 테이크아웃 판매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배달음식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배달음식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발전해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배달음식이 주목을 받는 추세다. 시장 조사업체 블랙박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지역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심각해진 3월 첫 주의 식당 매출은 이전 4주와 비교해 10% 감소한 것에 비해, 배달 매출은 10%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노려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편의점 업계로, CU는 몽골, GS25는 베트남에서 최근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코로나 창궐 전까지 완만한 성장을 하던 글로벌 배달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가 그 덕에 천정부지로 뛰고 있으며, 배달앱들 간의 인수합병 열풍도 거세다. 외식 분야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면서, 외식업보다도 배달 플랫폼이 훨씬 더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하는 광경을 해외에서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OTT, 모바일 게임, 이북 등의 콘텐츠 결제액 또한 22%가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 1월 12조 3,906억 원, 2월 11조 9,61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6%, 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프라인 업체들의 매출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와이즈앱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의 결제 추정금액을 합한 대형마트 결제액은 3%, 커피숍은 15%, 백화점은 3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인터넷 서비스 결제액도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대비 2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결제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유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지난 4월 국내 결제금액 추정치는 작년 4월의 185억 원보다 2.4배 증가한 439억 원으로 추정된다.





곁으로 다가온

원격의료의 시대까지

언택트가 중시되면서 새삼 주목을 받는 분야가 ‘원격진료’다. 지금껏 원격진료는 대중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원격의료 도입을 외치는 기업의 진의가 의심됐고, 사람들의 건강이 원격의료로 인해 위협을 받게 될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의료는 본격적으로 논의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금번과 같은 국가 비상사태를, 그리고 고령화가 점차 진전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원격의료는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개념이라는 점에 많은 이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비대면 의료에 대한 필요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월 15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격의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능후 장관은 “기술 진보에 따라 비대면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거동이 불편한 국민이 신속하게 약을 처방받거나 화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정도의 비대면 의료는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2월 말 일선 병원에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허용한 이후, 5월 31일까지 총 36만 6천 건의 상담 및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얼마나 더 활개를 칠지, 우리는 얼마나 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2019년은 인류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던 마지막 해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자연스레 우리의 삶도 지금껏 사람들이 그려온 곳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논의만 되던 재택근무를 실제로 실험하고, 의심하던 원격의료의 테스트가 진행됐다. 대형마트에 가기가 꺼려지고, 온라인으로의 유통 시장 전환이 상정하던 것보다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봄맞이 대규모 공채의 시즌이 없어지고, 식당과 극장이 사람들이 꺼리는 특별한 곳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의 시대는 우리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또 강요하고 있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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