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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은 찬밥? 게임사는 왜 신규 유저만 편애할까

기사 입력시간 : |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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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라는 말이 있다. 몇 년 전, 혜성같이 등장하여 인터넷에 퍼져 나간 유행어인 동시에 이제는 거의 관용어의 위치에 등극(?)한 단어이다. 이 단어의 출처는 놀랍게도 게임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디렉터가 발언한 “신규 유저의 유입이 없으면 고인물처럼 된다.”라는 발언에 게임을 즐기고 있던 유저들이 격분하는 사건이 있었다. 플레이어들이 본인들을 고인물이라 부르며 자조하는 상황에 이어, 이제 막 게임에 들어온 입문 유저들을 향해 꼰대질을 일삼는 올드비 유저들을 욕하는 입문 유저들의 모습이 퍽 재밌었나 보다. 고인물이란 단어는 삽시간에 인터넷 전체에 퍼져나갔고 고인물을 넘어 썩은물, 석유 등 여러 바리에이션이 생기는 경지에 다다랐다.

이런 일은 굉장히 쉽게, 자주 일어난다. 사건의 전말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디렉터 위치의 개발자가 지금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를 무시하고 유입될 신규 플레이어를 중시하는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언제나 게임사는 신규 유저에겐 이것저것 두둑하게 챙겨주며 우리 게임 한번 해봐! 잘 해줄게!를 외치지만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들에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잡은 물고기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걸까? 왜 게임사들은 신규 유저만 사랑하는 걸까?

고인 물은

언젠간 증발할 물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듯 게임을 시작했으면 언젠간 접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라고 해도, 언젠가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빠져나가지 않도록 잡는 일에도 한계가 있다. 인간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게임 하나에 수백 수천만 원의 금전을 쏟아붓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접속이 뜸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게임사는 늘 증발해버릴 물만큼, 그 이상으로 새로운 물을 붓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신규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기존에 게임을 즐기고 있던 유저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고래와 고인물의 차이

모바일 게임의 천문학적 매출은 수만 명의 유저가 아닌 수십-수백 명의 린저씨가 견인한다

한 달에 수천, 수억을 사용하는 큰 손 유저들을 개발사에선 ‘고래’라고 부른다. 한번 나타날 때마다 큰 파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일까, 이분들의 접속이 뜸해지면 이들의 마음이 떠나가지 않도록 어떤 업데이트를 해야 할까 회의까지 열리곤 한다. 게임은 결국 사업이고, 한 달에 1억을 사용하는 고래유저가 10명만 있어도 매달 매출은 10억이니까. 언제나 이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업데이트가 우선이 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NC소프트가 그만한 회사 규모를 가지고도 계속 린저씨라 불리는 중장년층 유저들의 돈을 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영 PK를 장려하는 아키에이지에선 정기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PK이벤트가 신규 유저들의 성장 동선 안에 들어있어 신규 유저는 영문을 모른 채 수도 없이 학살당하곤 했다

하지만 고인물이라면 조금 다르다. 여기서 ‘고인물’은 게임 자체를 오래 플레이했지만 연간 결재가 그렇게 크지 않은 유저들을 말한다. 꾸준히 게임을 해 주면 고맙지만 가끔 이들은 게임사의 입장에선 정말 말 그대로 ‘고여서 썩어가는 물’이 되곤 한다. 이런 예시는 PK가 자유로운 게임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의 서비스가 길어질수록 초보 유저들과 올드비 유저들의 장비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 막 게임을 시작한 어린 양을 도륙하는 일은 본인이 힘들게 마련한 장비를 과시하는 동시에 남을 괴롭히는 재미까지 얻는 즐거운 콘텐츠일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레벨업을 한 올드비에게 방해받는 뉴비 유저들은 게임에 급속도로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올드비처럼 될 수 없단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져 게임을 그만두게 된다.

레바 작가의 만화 중 일부. 이런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PK를 서비스하는 게임이 아니더라도 상위 플레이어의 갑질이 강한 게임들도 있다. 상위 플레이어들은 오랜 플레이 기간을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이겠지만, 초보 유저와 라이트 유저들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게임에 그렇게 큰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일부 상위 플레이어들은 하위 콘텐츠에 내려와 라이트 유저와 초보 유저들에게 본인들이 수행하고 있는 ‘완벽한 플레이’를 요구하곤 한다. 결국 이런 ‘갑질’을 겪은 유저들은 코어 유저로 성장할 기회를 올드비 유저로 인해 뺏기게 되는 것이다.

사이좋게 게임하는 법?

초보라, 잘 몰라서라는 이유를 빙자한 숟가락 얹기가 만연한 메이플스토리의 대규모 보스 콘텐츠 우르스

위와 같은 현상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게임의 물은 말 그대로 고이게 된다. 하지만 올드비 입장은 억울하다. 이 게임의 미래를 책임져 줄 건 신규 유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게임을 지금!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는 건 올드비 유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냥 신규 유저라고 귀엽게 미숙하면 봐주기라도 하지! 수백 명이 들어가는 레이드에 미숙하단 이유로 숟가락만 얹거나 한사람 몫은 고사하고 0.5인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규 유저를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하지만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게임사는 새로 시작하는 뉴비들을 위한 이벤트 5번 할 동안 올드비 유저를 위한 이벤트는 1-2번 진행한다. 아예 올드비용 이벤트는 생각도 않는 게임사도 수두룩하다. 이래 놓고서 고인물이 어쩌고 하는 소리를 하면 당연히 오랫동안 게임에 애정을 갖고 즐겨왔던 플레이어 입장에선 화가 난다. 보답받지 못하는 애정은 다른 방향을 향해 날카로운 화살이 된다.

게임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건 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고인물들이다

그렇다면 게임사는 뭘 해야 하는 걸까? 사실 올드비 유저들이 바라는 건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닐 때가 더 많다. 첫 번째는 꾸준한 확장 업데이트, 두 번째는 꾸준한 소통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걸 제대로 하는 게임회사가 별로 없다. 업데이트는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으며 아무리 열심히 소리를 질러 대도 듣는지 안 듣는지 알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게임업계에 있어 게임이란 형태 없는 데이터를 서비스하는 일이다. 플레이어는 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것들을 금전과 시간을 지불하며 누린다. 물론 게임사가 유저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가끔은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언젠가 증발할 물이지만 연못을 연못으로 유지시켜 주는 건 이미 고여 있는 물이라는 것을.


김혜지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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