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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크러스트, 주주와 홀더는 안중에도 없나

기사 입력시간 : | 원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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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경기도 성남시 삼평동에 위치한 판교캠퍼스 A동 지하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건물의 IDC에 입주한 서비스들이 일제히 먹통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여러 서비스들이 다운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여파가 컸던 것은 ‘카카오’ 서비스였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말 그대로 중단됐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와 연계된 기업들도 피해를 입었다.

급작스레 중단된

카카오 서비스

사람들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었던 것은 당연했고, 카카오톡 비즈 채널, 예약,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면서 많은 이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 소상공인들은 영업에 제약을 받았고, 소비자들은 카카오 서비스로 보관하고 있던 상품권을 이용할 수 없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의 입점 게임사들은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으로 매출의 측면에서 손해를 봤고, 카카오톡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들도 주말 동안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앱스토어의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은 카카오 서비스의 대안이 되는 라인, 텔레그램, 티맵, 네이버 지도 등의 앱이 그야말로 싹쓸이를 했다.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일시에 다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카카오는 주말 동안 복구 작업을 진행하며 대응했지만, 서비스 정상화에는 실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자 카카오 및 계열사의 주가는 급락했고, 피해자 모임은 피해 보상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심지어 현재는 정치권과 대통령실마저 나서서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사고 예방 방안과 대처를 위한 제도 마련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카카오에 제기되는 책임론

카카오 입장에서 뼈아픈 것은 금번 사태가 서비스 중단에 대한 사태 수습과 책임 추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 이후 현재 논란은 카카오의 서비스가 아니라 기업 집단 자체를 향하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불거진 점은 ‘나태함’의 문제였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천문학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있으면서도, 데이터 분산백업의 기본도 지키지 않아왔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다. 화재가 발생한 같은 건물에 서버를 둔 네이버의 경우, 신속한 이원화 체계로 서비스 장애가 카카오만큼 전방위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다운된 서비스도 훨씬 이른 시간에 복구가 되면서, 카카오의 대처와 대조를 이룬 바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는 짓는 데만 6,500억 원이 든 자체 IDC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난 직후, 즉시 이원화 조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서비스가 일부 복구된 것은 발생 10시간이 지난 익일 새벽 2시경이었다. 경쟁사와는 달리 자사가 운영하는 IDC가 없다는 점에도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번 사태는 누구도 상정할 수 없는 불운한 사고였음은 분명하다. IDC에서 불이 나고 서비스 전체가 먹통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체 중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한 독점적 기업임에도 만일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체계가 없으며, 경쟁사에 비해 기술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했다는 지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화재 사건 이전에도

있었던 질타

카카오는 화재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에도 많은 질타를 받고 있었다. ‘자회사 쪼개기 상장’이 문제의 근간이었다. 카카오의 손자회사인 ‘라이온하트’의 기업공개 추진 이후로 화제가 된 이슈다. 이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자회사로, 리니지 시리즈의 아성을 꺾으면서 화제가 된 게임 ‘오딘’의 개발사다. 라이온하트는 오는 11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 9월 3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기업공개를 통해 다양한 게임 지적재산을 개발해,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말이다.

대중들의 질타에 상장을 연기한 라이온하트

하지만 이 회사가 상장을 하게 되면, 현재의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반발했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라이온하트 분할 상장을 금지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카카오의 주가는 주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급락했고, 새삼스레 카카오 계열사의 쪼개기 상장이 문제시되기 시작했다. 현재 라이온하트는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 일정을 연기한 상황이다.

자회사 쪼개기 상장의

문제는 ‘투자자 보호’

라이온하트 상장은 카카오게임즈, 그리고 카카오의 주주들을 고려하지 않은 행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자회사 쪼개기 상장은 비단 주주뿐 아니라, 자사의 직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 작년 가장 화제가 된 상장은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상장할 때 우리사주를 취득한 회사 직원들은 현재 막대한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올해 연초부터 이어진 카카오 그룹주의 하락은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현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최대 8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큰 이익을 기대하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우리사주를 사들인 직원들은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사태에 놓여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상장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급락세는 대출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등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온라인 고객기반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금융권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사업전망도 어둡다는 것이 투자사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투자자들은 물론 회사 직원들까지 피해를 겪고 있다. 이는 카카오가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보다,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심지어 자사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보다도 당장의 현금 확보를 우선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덜 알려진

‘클레이튼’의 문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의 피해가, 카카오 상장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워낙 커서 최근 비교적 주목을 덜 받는 피해자들도 있다. 바로 클레이튼 홀더들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에서 개발한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으로, 현재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크러스트’가 운영하고 있다.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되면서 가상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특히 최근 들어서는 클레이튼에 관련된 프로젝트와 클레이 가상화폐는 급락의 정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된다.

클레이튼을 바라보는 홀더들의 시선도 싸늘한 상황

클레이의 가치 하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운영사의 방임이 지적되고 있다. 클레이튼 체인 프로젝트는 클레이로 투자를 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배포되는 클레이가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물량이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된다는 점이다. 크러스트와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거래소를 통해 클레이를 현금화한 뉴스는 가상화폐 관련 매체의 단골 뉴스 소재다. 가장 최근 전해진 소식은 지난 10월 11일로, 클레이튼 재단 리저브 주소로 라벨링된 700만 클레이와 클레이튼 성장 펀드로 라벨링된 천만 클레이가 출금되었다는 것이었다. 클레이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정체 불명의 지갑 주소르 클레이가 유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닐 것이다.

크러스트의 방만한 운영에

질타의 목소리도

크러스트는 클레이를 무작정 발행하고, 투자를 받은 이들은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 이를 바로 현금화한다. 이렇게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 토큰의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크러스트의 투자의 부담을 클레이 홀더들이 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천만 단위의 클레이 출금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클레이의 거래가는 하락세를 보인다. 크러스트와 카카오 차원에서 새로이 준비되는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들 또한 출시될 때마다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카카오표 NFT 마켓’인 ‘클립드롭스’가 대표적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클립드롭스는 라운지를 비롯한 여러 논란을 겪는 중

클립드롭스는 출시 전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과는 달리, 정식 버전 서비스 이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멤버십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멤버십 제도였던 드롭스 라운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는 카카오의 주주 홀대와 궤를 같이 하는 사건으로 들 수 있다. 드롭스 라운지 멤버십은 특정 개수 이상의 NFT 작품을 구매한 이들을 모아서 만든 커뮤니티였다.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던 라운지는 운영진의 갑작스러운 개방 통보 이후, 현재는 멤버십 라운지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일반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기존의 라운지 멤버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이에 대해 운영진은 무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카카오는 바뀔 수 있을까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0월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 내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누가 카카오 쓰래?”, “니들 일상을 올인한 게 문제”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논란이 있는 표현이지만 이 글은 보이는 것만큼 자극적인 글도 아니고, 카카오를 변호하기 위해 사용자들을 비난하기만 하는 내용도 아니다. 오히려 카카오에서 혹사를 당하는 스스로를 자조하는 성격이 강한 글이다. 심지어는 글쓴이가 카카오 직원이라는 확증도 없는 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대중들이 이 글을 ‘카카오가 할 법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공유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현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읽을 수 있는 사례라 할 것이다.

사태 수습과 함께, 최근 불거진 문제들을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때다

매우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하는 행위를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한다. 현재 카카오가 주주, 홀더, 심지어 직원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행위는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다. 미래, 가치 등을 이야기해 사람들을 현혹하지만, 정작 이를 믿고 무언가를 투자한 이들은 등한시한다. 문제가 발생할 시에는 당장의 곤란을 넘길 수 있는 대처를 취하거나 변명으로 논점을 흐리고, 곤란한 사안에 대해서는 아예 대응조차 하지 않아 온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 사태에서, 사람들이 카카오에 보낸 차가운 시선과 비난의 목소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주주, 홀더, 그리고 내부 직원들을 보듬고 회사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앞날을 밝게만 보기는 힘들 것이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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