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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의 아버지 권도형은 루나2로 부활할 수 있을까

기사 입력시간 : | 원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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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테라USD와 루나에 대한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테라(UST, 테라USD)는 테라폼랩스의 코인으로, 예치 시 연 20%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은 코인이다. 테라USD는 1UST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 기반의 코인이다. 법정화폐로 표시한 코인의 가격이 거의 변동되지 않는, 즉 가치가 안정된 암호화폐를 가리켜 ‘스테이블 코인’이라 부른다. 테라USD는 테더, 스팀달러 등과 함께 가장 유명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꼽혀왔다.

주목을 받았던 스테이블

코인과 밸런서 토큰

테라USD가 스테이블 코인일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루나’ 토큰 덕이다. 루나는 테라 블록체인의 블록을 검증하는 검증인이나 예치자에게 보상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채굴 토큰이다. 루나는 테라USD의 가치를 유지시키는 가장 주요한 수단(밸런서 토큰)으로 작용한다. 테라USD가 1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하락하면 루나 토큰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테라USD의 유통량을 흡수해 희소성을 높이며 테라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이다. 반대로 테라USD가 1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질 때는 테라USD를 추가 발행해 가격을 맞추는 형태다.

▲순식간에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코인이 된 테라USD

테라USD의 결제 수수료를 기반으로 루나가 생성된다. 테라가 결제되고 사용될 때마다 발생되는 결제 수수료는 루나 토큰을 스테이킹한 이들에게 지급된다. 테라USD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루나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득이 돌아가기에, 자연스레 루나 토큰의 수요도 많아지고 가격도 오르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테라USD는 코인을 예치하면 업계 최고 수준의 스테이블 코인 이자율인 18%~20% 사이의 이자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앵커 프로토콜)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순식간에 휴짓조각이 된

테라폼랩스는 애플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알려진 권도형 대표(도권)와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의장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신현성 의장보다도, 전면에 서 있는 것은 권도형 대표다. 그는 코인계의 일론 머스크라 불릴 정도로 거침없는 언사를 내뱉어 왔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이를 ‘자신감’으로 해석한 듯하다. 테라USD는 순식간에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고,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코인으로 떠올랐다.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는 글로벌 3위 규모였다. 권도형 대표의 이름값도 따라서 올랐다.

테라 코인과 루나 토큰을 만든 인물,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여타 스테이블 코인과는 달리 알고리즘을 채택해 루나로 가치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테라USD와 루나의 성공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테라USD와 루나는 물거품이 됐다.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테라USD와 루나의 가치는 바닥을 찍었고, 시가총액 450억 달러가 증발했다. 국내에만 투자자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전역에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연일 90%가 넘는

폭락세

사전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테라USD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대규모의 물량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코인과 루나 토큰의 가치도 폭락한 것이다. 테라USD의 디파이인 앵커는 한때 예치금이 170억 달러였지만, 순식간에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테라USD를 처분하는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폭증했음을 의미한다. 폭락 전까지 120달러에 육박하던 루나 토큰은 나흘 만에 0.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일 90%가 넘는 폭락세를 겪으면서, 테라USD를 비롯한 스테이블 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하락세를 겪었다.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주자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미국 정가에서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사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 사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부터였다. 그는 테라USD의 폭락을 ‘뱅크런(경제 상황 악화로 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 사태를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라 표현했으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가의 모든 인물들이 이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지만, 매체를 통해서는 전반적으로 규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훨씬 더 크게 전달됐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피해자들

국내외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잇달아 루나 토큰을 상장폐지하는 등의 조처에 나섰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조처는 취하기 힘든 상황이다.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특정 기업의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행위나 회계조작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감독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에는 사업자의 자금세탁 행위만 감시할 수 있다. 투자자 보호와 구제는 힘들다는 이야기다.

각국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연이어 루나를 상장폐지시켰다

한편 테라USD 운영진 차원에서의 구제책도 논의는 되는 상황이다. 테라 블록체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라는 단체가 있다. 이곳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로, 테라USD와 루나의 가격 안정을 위해 자금을 예치하는 일종의 금고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당초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다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테라USD의 달러 페깅이 무너지면 보유 비트코인을 매각해 가격을 지지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 사건이 벌어지자 이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이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비트코인 보유분을 대부분 팔았다고 밝힌 것이다.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는 트위터를 통해, 이미 30억 달러 이상의 보유 비트코인 대부분을 매각했으며 그럼에도 소용이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제안하고 있지만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남은 비트코인 313개와 그밖의 가상자산을 활용해 테라USD 사용자들에게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상은 소액 보유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보상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법정공방이 벌어질 것을 감안해, 소송 참가자들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머지 대란 때처럼 최대한 보상의 절차를 지연시키고, 이를 통해 법적인 책임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제안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한 편

아울러 권도형 대표는 테라 블록체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 것이라 선언하기도 했다. 권도형 대표는 실패한 테라USD 코인을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토큰을 테라USD를 보유한 지지자들에게 나눠줄 것이라는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시장의 온도는 낮은 편이다.

금번 실패는

여파가 너무 크기에

바이낸스의 CEO이자 초기 테라 투자자였던 자오창펑 CEO는 이 제안에 대해 “포크(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새 버전이 생기는 것)는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더리움 투자 자문가로 활동 중인 앤서니 서나노는 “가상화폐 업계는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헛소리와 그런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 모두 테라USD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이더리움의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도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은 과장된 선전용어”라며 비판 의견을 개진했다.

루나2가 기존의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책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테라USD가 스테이블 코인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권도형 대표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열정도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가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는 테라USD 이전에도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인 ‘베이시스 캐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번의 실패를 딛고 그가 꿈꾸는 ‘또 하나의 테라 네트워크’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테라USD와 루나 토큰은 사실이 어떠하든, 이미 대중들에게는 폰지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딛고 그가 새로운 백커를 구하고, 신뢰를 회복해 다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기적이 가까운 일일 것이다. 과거 권도형 대표의 실패 사례와는 달리, 이번 실패는 실물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너무나도 충격파가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루나 폭락 사태의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을 테라폼랩스가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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