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의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인 ‘메타토이드래곤즈(Meta Toy DragonZ)’는 단연 눈에 띄는 프로젝트였다. NFT 프로젝트가 회사의 첫 사업인 다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과는 달리, 기반이 되는 탄탄한 기본 캐시카우를 확보한 회사가 운영사인 덕이 가장 컸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우리나라 최초의 MCN이자 독립 MCN 중 최대 규모로 꼽히는 탄탄한 회사다.

한때나마 메타콩즈를

꺾은 메토드

메타토이드래곤즈는 출시와 함께 NFT 시장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한창 치솟던 메타콩즈의 기세가 주춤하던 시기에 등장해, 순식간에 클레이튼 NFT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메타토이드래곤즈의 NFT가 다른 프로젝트와는 다른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희소성이 높기 때문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보다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다수 소속된 MCN의 NFT 프로젝트라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의 MCN이 발표한 NFT 프로젝트, 메타토이드래곤즈

샌드박스네트워크는 NFT 프로젝트 개시 이전에도 연 매출액 1,137억 원, 구독자 100만 이상 유튜브 채널 62개를 보유한 탄탄한 회사였다.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회사이긴 했지만, 회사 성장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성장통으로 여겨졌다. 그런 회사가 자신들이 보유한 MCN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크리에이터들과 연계해 NFT 프로젝트를 펼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때까지의 어떤 프로젝트보다도 이는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들의 PFP NFT인 메타토이드래곤즈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초반 기세는 실로

무서웠으나

지금까지의 메타토이드래곤즈의 흥행은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지난 2월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민팅은 시작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다.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에서는 메타콩즈를 제치고 클레이튼 분야 거래량 1위, 전체 프로젝트 9위라는 높은 순위를 달성했다. 이후 출시한 ‘메타토이게이머즈’도 성공했다. e스포츠 팀 샌드박스게이밍과 연계한 NFT 메타토이게이머즈는 선수단 팬을 대상으로 2천 개가 사전 발행됐으며, 이후 3천 개를 공개 판매해 완판을 기록했다.

▲메타토이드래곤즈의 흥행은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영향력이 강하게 반영된 것

이들이 메타토이드래곤즈의 미래상으로 제시한 비전도 현실적으로 보였다는 면에서 여타 프로젝트보다 좋은 평을 들었다. 메타토이드래곤즈 NFT를 추후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다수의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NFT의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은 명쾌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에도 불구하고, 2022년 4월 중순 현재의 시점에서 메타토이드래곤즈의 바닥가는 갈수록 하락하는 상황이다. 거듭되는 프로젝트 운영진(모더)의 실수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하락을 거듭하는 메토드

한때 1,000만 원을 호가했던 메타토이드래곤즈 NFT의 바닥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4월 중순 기준으로 이 NFT의 바닥가는 200만 원(1100~1500klay)에 미치지 못한다. 기대를 갖고 NFT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하는 이유는, 그리고 바닥가가 점점 꺼져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 프로젝트가 NFT 민팅 외에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곧 발표될 것처럼 여겨졌던 P2E 게임은 올해 4분기에나 첫 작품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첫 작품 론칭 전까지 기대할만한 ‘호재’가 달리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메타토이드래곤즈의 사이드 프로젝트, 메타토이게이머즈

NFT 프로젝트에서 응당 기대할만한 토큰 이코노미의 구축도 늦어질 것이 전망된다. 회사의 로드맵에 따르면 메타토이드래곤즈의 토큰이 될 MTDZ 토큰은 P2E 게임 서비스와 함께 발행될 예정이다. P2E 게임 출시 이전까지 홀더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사이드 NFT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권 외에는 따로 없어 보인다. 단기간의 이익을 바라보는 투자자도, 장시간 프로젝트의 미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홀더들도 프로젝트의 수명을 길게 보기 힘든 이유다.

교류가 아닌 통보식의

커뮤니케이션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홀더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며 프로젝트의 비전을 설명하고, 투자자들을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의 NFT 프로젝트들이 취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측면에서도 메타토이드래곤즈 프로젝트는 불안감을 조성할만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 홀더들이 디스코드, 트위터 등의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게임?’.

▲벌써부터 게임 콘텐츠 운영하듯 투자자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타토이드래곤즈의 커뮤니티는 마치 게이머들과 게임사의 CS 창구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문의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확인을 기다려야 한다. 명쾌한 확답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채널에 접근조차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 돌아오는 것은 ‘강퇴’다. 마치 게임 오류를 제보하고 공식 카페에 불만을 토로하는 모바일 게임 유저들을 대할 때의 게임사 같다. 프로젝트의 비전에 대해, 현재의 진행 상황에 대해 NFT 홀더들이 취할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마케팅에서 빚어진

실수도

여기에 마케팅의 측면에서 운영진이 범하는 실수는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운영진측의 BAYC 구매 및 해킹의 사례다. 메타토이드래곤즈는 유명한 PFP NFT인 BAYC의 #5149 NFT를 구매했다. BAYC를 구매한 이유에 대해서 운영진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여 홀더 여러분들께 즐거운 경험과 실질적인 혜택을 전달”하기 위해서라 설명했다. 아마도 BAYC NFT를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이는 BAYC와의 공식 제휴를 통한 활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실수로 갈수록 하락하는 메토즈 바닥가

이 활동에 대해 많은 메타토이드래곤즈 홀더들이 불안감을 표했다. 갑자기 로드맵과는 전혀 상관없는 고액의 NFT를 구매하고, 또 이에 대한 설명이 쉬이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막을 알고 보면 충분히 할 법한 마케팅 시도다. 실제로 경남제약스퀘어는 레모나PFP NFT를 발행하며 BAYC #5851을 활용한 바 있다. 이는 BAYC와의 협업을 통한 것이 아니라, 구매한 NFT를 활용해 시도한 2차 창작의 결과물이었다. BAYC NFT 홀더들은 BAYC 운영사와의 협의 없이도 해당 브랜드에 어떤 식으로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BAYC NFT로 시장에 관심이 있는 이들의 시선을 끄는 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들일 수 있었다.

지금은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마지막 찬스

메타토이드래곤즈 또한 그러한 시도를 위해 BAYC #5149를 구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갑자기 BAYC NFT를 구매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이는 마케팅을 위해 할 수 있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홀더들에게 의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일어나지 않아도 됐을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은 문제다. 이 논란은 현재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NFT 구매 과정에서 해킹이 의심되는 상황까지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48이더리움에 BAYC #5149를 구매했다. 하지만 곧 이 NFT는 오픈씨 플랫폼에 매물로 등록이 되고, 메타토이드래곤즈는 이를 부랴부랴 245이더리움에 다시 구매했다.

▲논란이 된 메타토이드래곤즈의 BAYC #5149

재구매 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벌어졌던 것인지는 명확한 설명이 없어 알 수가 없다. 가지고 있던 NFT가 해킹을 당한 것인지, 혹은 내부 직원의 횡령이었는지 말이다. 분명하게 남은 사실은 이 과정에서 메타토이드래곤즈가 막대한 금액의 이더리움 지출을 감수해야 했다는 것이다. 최초 취득에 소요된 비용은 한화 환산 시 5억 원이 넘으며, 재취득 시의 비용은 10억 원을 초과한다. 메타토이드래곤즈는 이 과정에 지출된 비용이 무엇으로 충당되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NFT 민팅에 소요한 금액인지, 회사의 잉여자금인지, 마케팅비인지 알 길이 없다. 투자자들이 불신감을 갖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불투명한 프로젝트의 미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 아닐까.

글로벌 호재를 발표한다 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대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메타토이드래곤즈의 미래는 장기적으로 더 불투명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