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구매하기 위해 상품페이지를 살펴보면, '밀스펙'이라는 단어를 마주하게 된다. 밀스펙이란 미 육군 납품 규정인 MIL-STD-810 테스트를 통과한 경우 부여되는 특별한 스펙인데, 진동과 낙하, 충격, 먼지저항, 고도, 고온, 저온, 온도충격 등에서 내구성을 테스트한다. 그뿐만 아니라 극지방이나 사막 등 군사작전이 벌어질만한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며, 해킹 등의 위협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밀스펙을 갖춘 스마트기기를 '러기드 스마트기기'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튼튼한 내구성 때문에 산업현장에서 러기드 스마트기기를 많이 찾는 추세다. 그렇다면 러기드 스마트기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양한 러기드 스마트기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교세라 듀라 XV 익스트림

가격 ​l 240달러 l 교세라

산업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러기드 스마트기기를 꼽자면, 단연 러기드폰을 지목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교세라 듀라 XV 익스트림(Kyocera Dura XV Extreme)'은 가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열악한 환경을 견뎌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산업현장에서 인기가 높다.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폴더폰 형태라 디자인만 보면 20여 년 전쯤으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 휴대폰을 반으로 접으면 디스플레이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확실히 파손 위험이 적다. 외부에는 500만 화소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휴대폰을 펼쳤을 때는 후면 카메라로, 접었을 때는 전면 카메라로 사용할 수 있으며, 1770mAh의 배터리가 내장되어 최대 9.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전체적인 사양은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만, 밀스펙을 갖춰 산업현장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양은 조금 떨어지지만, 산업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나쁘지 않다

삼성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

▲​산업용보다는 군용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가격 ​ l 미정 l 삼성전자

아무리 극한의 환경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이라지만, 디자인이나 기능까지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까? 튼튼하긴 해도 폴더폰으로는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극히 제한적이니 말이다. 만약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삼성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Samsung Galaxy S20 Tactical Edition)'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좋겠다. 엄밀히 말하면 산업현장보다는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곳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스마트폰인데, 화면 주사율이 120Hz에 달해 미션 데이터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나이트 비전 모드와 스텔스 모드 등이 지원되어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64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되어 고해상도 이미지와 8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2계층의 암호화가 사용되어 기밀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화면 터치가 가능해 작전 중에도 빠르게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으며, IP68 등급의 방진방수 기능을 갖춰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장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기밀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화미 어메이즈핏 아레스

▲​내구성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가격 ​ l 499위안 l 화미

보통 러기드 스마트기기라고 하면, 일상생활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내구성이 튼튼하긴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은 아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미 어메이즈핏 아레스(Huami Amazfit Ares)'처럼 내구성과 가격이 모두 만족스럽다면, 굳이 러기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손목시계의 경우 외부 마찰로 파손될 가능성이 높은데, 러기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 그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부드러운 실리콘 밴드가 사용되어 착용감이 편안하고, 풀컬러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다양한 건간겅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최대 50미터까지 방수가 가능해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대용량 배터리가 내장되어 1회 충전으로 최대 13일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손목에 착용했을 때 돌출이 크지 않아 물리적인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499위안(약 8만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러기드 스마트워치를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텍 UX10

▲​1.8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끄떡없다

가격 ​ l 2,199유로부터 l 지텍

산업현장에서 스마트폰 못지않게 자주 사용되는 스마트기기가 있다면 태블릿PC를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텍(Getac) UX10'은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튼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면에는 1920x1200 해상도를 지원하는 10.1인치 IPS TFT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고, 보안을 위한 얼굴인식 전용 카메라가 장착되었으며, 후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가 적용되어 있다. CPU는 인텔 코어 i5-8265U와 i5-8365U, i7-8565U와 i7-8665U로 구분되고, 램은 8GB 또는 16GB로 나누어져 있으며, 저장공간은 256GB와 512GB, 1TB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여기에 IP65 수준의 방진방수 등급을 갖춰 야외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낙하 방지 설계로 1.8미터 높이에서 태블릿PC를 떨어뜨려도 파손될 우려가 없다. 일반 태블릿PC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내구성이 튼튼해 산업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제격이겠다.

▲​일반 태블릿PC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지텍 S410

▲​사용환경에 맞게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 l 3,830달러 l 지텍

러기드 스마트기기로 유명세를 얻은 지텍은 러기드 노트북 '지텍 S410'을 출시했다. 얼핏 보면 서류가방처럼 보이지만, 손잡이 부분을 잡고 커버를 열면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나타난다. 상단에는 1366x768 해상도를 지원하는 14인치 TFT LCD H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고, CPU는 인텔 코어 i3-8145, i5-8265U, i5-8365U, i7-8565U, i7-8665U로 구분된다. 내부에는 DDR4 4GB 램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을 32GB로 확장할 수 있으며, 256GB의 저장공간은 512GB나 1TB로 늘릴 수 있다. 내구성이 강조된 탓인지 크기에 비해 무게가 상당한데, 별도의 GPU가 장착되지 않은 경우에는 2.2kg, 개별 GPU를 탑재한 경우에는 2.7kg에 달한다. 무게의 압박이 있긴 하지만, 극한의 환경에서 사용할만한 노트북을 찾고 있다면 꽤 매력적으로 느껴지겠다.

▲​묵직한 무게가 조금 흠이다

안혜선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