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아버지, 카카오 김범수 의장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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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카카오톡의 아버지, 카카오 김범수 의장
'국민'이라는 호칭을 당당하게 달 수 있는 앱은 많지 않다. 아이폰3GS가 보급되면서 인기를 얻었던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은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다는 데에 이견이 없을 몇 안 되는 서비스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가장 먼저 설치하고 이용하는 카카오톡. 이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은 이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자, 현재는 2위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수장 '김범수' 의장이다.
소년이 인터넷에 흥미를 갖기까지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은 1966년 3월 서울의 한 가정에서 2남 3녀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현재 거부의 반열에 올라있는 그이지만 유년기의 가정사는 그리 녹녹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 정도였다. 어렵던 시절을 지나 김범수 의장은 1986년 재수 끝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진학했다. 닷컴 버블의 시절 벤처신화를 일군 창업자들이 다 그러했듯 김범수 의장도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김범수 의장의 석사 학위 논문은 PC통신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카카오 창업주이자 카카오톡의 아버지, 김범수 의장
1992년 대학교 졸업과 함께 그는 삼성SDS 공채에 합격, 입사를 통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과 동기로 입사한 그는 1994년 유니텔 개발에 참여하게 되는데, 당시 기획과 설계, 기술 개발은 물론 유통까지 유니텔의 모든 것에 참여했다. 텍스트 기반의 BBS 클라이언트가 아닌 GUI 인터페이스의 클라이언트로 배포된 유니텔은 1996년 1월 론칭된 이후 그의 삼성SDS 퇴사 해인 1998년에는 하이텔을 제치고 천리안에 이어 PC 통신 2위의 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영화 '접속'에 나오는 PC통신 채팅방이 바로 이 유니텔이다.
▲현재까지 PC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곳, 유니텔
유니텔을 성공시킨 김범수 의장은 1997년 유니텔의 퀴즈 이벤트에 7만 명이 참가했던 것을 계기로, 그리고 그 자신이 대학 시절에 빠져있던 다양한 게임들을 떠올리며 삼성SDS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에 나서게 된다. 게임을 다음 세대의 주력 사업으로 삼았던 김범수 의장은 바둑, 장기, 고스톱 등의 보드게임 서비스로 창업을 시작했다.
PC방 사업을 지나 한게임에 이르다
게임 시장에서의 초기의 성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포털 사이트 네띠앙 게임에서도 김범수 의장이 창업한 기업의 게임을 서비스했지만, 괄목할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업력이 길어지며 자금난에 빠진 김범수 의장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그때까지와는 다른 사업 모델을 시험하기에 이른다. 바로 PC방 사업이었다. 그것도 PC방을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이 아니라 그 자신이 PC방의 점주가 되는 사업을 시도한 것이다.
▲한게임의 보드 게임들은 모바일 시대인 현재까지 꾸준히 서비스되고 있다
당시로는 2억 4천만 원이라는 거금으로 한양대학교 앞에 국내 최대 규모의 PC방을 차렸고 이는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여기에서 김범수 의장은 자신의 기존 사업과 새로운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른 PC방에 그 프로그램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1999년 12월 그 유명한 '한게임'을 오픈하며, 김범수 의장은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타 PC방에 무료로 제공하며, 한게임을 PC방 컴퓨터의 초기화면으로 설정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지금은 보편화된 사업 모델인 PC방 런처 사업의 선구자
이익을 내고 있는 기존의 수익을 포기하고, 그 대신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당시로는 파격적인 것이었다. 온라인 게임 성장기의 시대를 지난 지금이야 PC방을 마케팅의 수단으로 삼는 방법은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식의 발상 전환은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으며 또 요건이 갖춰지더라도 쉽사리 실행할 수 없는 방법임이 분명하다. 당시 네이버와 함께 힘을 합쳐 전개한 김범수 의장의 공격적인 PC방 프로모션은 성공을 거뒀고, 한게임은 오픈 3개월 만에 100만 명의 회원을 유치하게 된다.
NHN을 지나 모바일 시대를 대비하다
회원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늘어나는 회원 수를 효과적으로 소화해 내기 위해 김범수 의장은 다시금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다. 당시 포털 서비스로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네이버와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삼성SDS 동기이자 대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이해진 의장과의 협의 결과,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는 합병 후 NHN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NHN 내에서도 한게임은 2001년 3월 게임 유료화를 통해 초창기 수익 창출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지금의 네이버의 초석을 다지게 된다. 합병 이후 김범수 의장은 5년 가까이 NHN의 공동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 갔다.
▲네이버와 한게임, 한솥밥을 먹다
2007년이었다. 당시 공동대표였던 김범수 의장은 2007년 초 돌연 NHN USA 대표로 발령이 났고, 8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된다. 2008년 6월까지 NHN에서 이사직을 유지한 김범수 의장이 회사를 떠난 이후 그는 가족이 있던 미국에서 지냈으며, 이 기간 동안 2006년 12월 창업한 '아이위랩(현재 카카오의 모태가 되는 회사로 꼽히며, 나를 뜻하는 아이와 우리를 뜻하는 위를 합쳐 만든 명칭)'의 운영과 '부루닷컴', '위지아' 등의 서비스를 오픈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아이위랩, 위지아 서비스 당시의 김범수 의장
웹 기반의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스마트폰, 모바일 서비스였다. 모바일 서비스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한 김범수 의장은 2009년 2월 스마트폰 위젯 개발사 '바이콘'을 인수하고 모바일 서비스 개발자를 모집하며, 모바일용 앱 시장에 집중하게 된다.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단 서비스들이 연이어 선보인 것은 이듬해인 2010년부터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카카오아지트'를 2010년 2월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동년 3월에는 모바일용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아이폰용으로 선보이게 된다.
카카오의 수장이자 스타트업 멘토
카카오톡이 그때까지 모바일에서는 없던 새로운 서비스였던 것은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왓츠앱이 당시에 이미 서비스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왓츠앱이 유료였던 데 반해, 카카오톡은 무료로 서비스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무료 문자 메시지 서비스'로 포장된 카카오톡은 무서운 속도로 이용자를 늘려갔고, 우리나라 제1의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기존의 PC 기반 메신저 서비스들도 뒤이어 모바일용 앱을 내놓았지만 그 누구도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 못 했다.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다
빠르게 스마트폰 필수 앱이자 국민 메신저 자리를 꿰찬 카카오톡이었지만, 이 역시 수익 모델의 발굴이라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용자는 많지만 그 이용자에게서 어떻게 수익을 거둬들일 것인지가 카카오톡의 숙제로 거론됐고, 실제로 카카오는 상당한 기간을 뾰족한 수익 모델 없이 운영됐다. 먼저 이용자를 확보한 후, 시장 지배자적 위치에 있을 때 과금 모델을 적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은 김범수 의장의 기존 사업들에서 몇 번 반복되어 온 사례였다. 카카오톡 또한 이와 같은 방식을 취했는데, 카카오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가 절정에 달했을 때 '게임'을 통한 수익 모델을 발표한 것이다. 카카오톡 게임 서비스의 결과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다. 천문학적 수익을 거둬들인 카카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합병했고, 김범수 의장은 이제 다음의 수장이 되어 있다.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NHN의 공동대표였던 김범수 의장, 이해진 의장은 이제 국내 포털 서비스를 양분하고 있는 각각의 기업들의 의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 포화기인 2017년의 카카오의 움직임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현재 멘토를 찾기 힘든 국내 벤처기업 환경 내에서, 많은 이들로부터 닮고 싶은 인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그 자신도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해 왔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캠퍼스의 총장으로 있으면서 자신을 멘토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모범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김범수 의장이, 앞으로도 후배들이 존경할 수 있는 벤처기업의 신화로 꾸준히 자리 잡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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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카카오톡의 아버지, 카카오 김범수 의장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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