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미래를 제시하다 -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

삶은 우연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 우연을 기회로 잡아 시장을 개척한 인물이 있다. 그가 바로 에반 윌리엄스다.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

출생 : 1972년 3월 31일(미국)
소속 : 트위터(대표이사)
학력 : 네브래스카대학교 중퇴
경력 : 2008. 10~ 트위터 대표이사

우연한 산물 ‘블로거 닷컴’의 창설

에반 윌리엄스는 엘리트 코스는 고사하고, 오히려 남들보다 못한 환경 속에서 인생을 시작했다.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대학교에 진학하였으나 1년 반 만에 전공도 정하지 못한 채 중퇴를 하게 된다. 이후 여러 중소기업에서 근무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집안일을 도왔다. 몇 년 후 그는 기술 관련 컨퍼런스와 출판을 병행하는 오라일리 미디어(O’Rielly Media)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게 된다. 같은 시기에 프리랜서 자격으로 인텔, 휴렛 패커드와 같은 IT업체에서도 개발자로서 경험을 쌓아 나갔다. 그리고 3년 후, 에반은 파이라 랩스(Pyra Laps)라는 웹 기반 시스템 개발 회사를 창립하게 된다. 프로젝트명 파이라(Pyra)를 개발하던 그는 같이 일하는 개발자가 개인 웹사이트를 블로그로 바꾸는 것을 보고 도중에 시스템의 목표를 변경하게 된다. 파이라도 블로그와 같은 부가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서비스만 별도로 분리해서 개발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나온 탄생물이 바로 ‘블로거 닷컴’이었다. 1999년에 공식 런칭된 블로거 닷컴은 블로그 관리라는 개념이 명확히 잡히지 않았던 이 시기에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람들은 블로그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한 블로거 닷컴을 두고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시련과 극복 그리고 합병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블로거 닷컴은 서비스 런칭 이후 끊임없이 난관에 부딪혀야 했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회사는 광고수입에만 의존해야 했던 것이다. 결국 자금이 한계점에 다다르자, 공동 창업자마저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이후 직원들도 속속들이 그만두게 되면서 에반은 홀로 블로거 닷컴을 운영해야만 했다. 재정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블로거 닷컴의 존폐여부 또한 불분명해졌다. 바로 이때, 블로거 닷컴에 큰 관심을 보인 인물이 있었으니 벤처기업 트렐릭스(Trellix)의 창업자 댄 브릭클린이었다. 회사 운영이 어려웠을 때 타 기업의 투자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댄은 에반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다(물론 블로거 닷컴이 가진 잠재적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그리고 2001년 4월, 댄은 블로거 닷컴에 공식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넘치는 아이디어에 자본을 등에 업은 에반은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성공하게 된다. 블로거 닷컴이 최초 런칭때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자 구글(Google) 사는 이를 눈 여겨 보았고 2003년 8월에 합병을 제안하게 된다.

▲ 투자자 댄과 에반의 만남

수면위에 떠오른 트위터

합병을 받아들인 에반은 1년간 구글에서 근무하였으나 옵션 계약이 끝난 2004년에 다시 창업을 시작하게 된다. 오데오(Odeo)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에반을 필두로 비즈 스톤과 잭 도시가 함께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첫 사업인 팟캐스팅(Podcasting, 새 인터넷 방송이 추가되면 자동으로 PC에 다운받아 휴대기기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은 애플사와의 중복경쟁으로 밀려나게 된다. 1년 동안의 개발과정이 물거품이 된 순간, 에반을 비롯한 팀원들은 슬럼프에 빠졌다. 그들은 잠시 휴식기를 가졌고 2주 뒤, 비즈와 잭은 에반에게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140자의 단문 메시지를 이용한 커뮤니티 시스템이 바로 그것. 이것이 바로 트위터라는 위대한 서비스의 시초였던 것이다(사실 이 아이디어는 2000년에 잭이 차량 위치에 대한 실시간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생각해낸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휴대용 디바이스의 보유자나 모델이 극히 적은 관계로 개발에 실패했었다). 실패를 딛고 그들은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트위터의 프로토 타입이 나오자, 그들은 고민에 빠졌다. “과연 이 걸 가지고 무엇을 하면 좋을까?” 어떤 서비스에 적용해야 될지 우왕좌왕할 무렵, 에반은 별 생각 없이 첫 트위터 글을 업데이트했다. “난 지금 마사지를 받고 나서 포도주 한잔을 즐기고 있어.” 이를 본 비즈와 잭은 직감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여러 사람들과 공유한다.’ 이것이 트위터의 방향이라는 것을 말이다.

▲ 이 작은 메모가 트위터의 시초다

물방울이 모여 대양을 이루다

이후 트위터는 오데오를 피인수한 법인기업 오비어스(Obvious)의 웹 서비스를 통해 2006년 처음 대중에게 제공됐다. 하지만 좋다는 반응보다는 쓸모없는 기능이라며 일축한 비판론자들의 주장으로 트위터는 블로거 닷컴, 팟캐스팅과 같은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2007년 열린 SXSW(South by South West)라는 축제에서 트위터는 반전을 꾀했다. 행사 기간 동안 전광판을 통해 사람들이 트위터로 주고받는 내용을 중계한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에반을 포함한 3명은 미디어부문 수상을 했고, 잭이 대표로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140자 미만의 수상소감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이후 트위터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로서의 윤곽을 드러냈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어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가입과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내 활용은 트위터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 결과 2007년에 고작 5천 건이었던 하루 트윗 건수는 2008년에는 30만 건, 2009년에는 3500만 건으로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글로 인해 가입자 수가 폭증했다. 그리고 한글을 지원하기 시작한 이후 가입자 수는 더더욱 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트위터는 7월 기준으로 가입자가 무려 2억 명을 돌파했으니 그 강세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트위터가 추구하는 모토

앞서 보았듯이 트위터가 처음 서비스될 때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냉담했다. 당시 에반은 이런 말을 했다. “아이스크림도 유용하진 않습니다.” 재치 있는 그의 발언은 평범한 일상을 글로 담는 트위터의 모토와 일치한다. 2009년 초, 에반은 TED 강연을 통해 이 모토를 좀 더 명확하게 정의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트위터는 사람들 삶 중에 중대한 사건이건 평범한 일상이건 언제나 그들이 원할 때 실시간으로 공유해 준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더 누군가와 연결되고 접촉되어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것이 초기 때부터 우리가 보아 온 트위터의 주요 기능이자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트위터는 이러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전체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하나의 축을 만들었다. 또 세계 여러나라의 테러나 사건들을 저명한 뉴스 사가 아닌 트위터 유저들의 생중계를 통해 더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 성공의 열쇠는 파트너간의 신뢰와 믿음이다(왼쪽부터 에반 윌리엄스, 비즈 스톤, 잭 도시)

성공을 부르는 2가지 요소

에반은 결코 승승장구하면서 트위터를 성장시킨 것도, 남다른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의 성공비결의 첫 번째는 파트너십이었다. 블로거 닷컴이 회생하고 구글에 합병되었을 때, 그는 공동 창업자와 팀원들을 우선 복직시켰다. 또 트위터에서도 비즈 스톤과 잭 도시가 공동 창업자임을 항상 강조한다. 두 번째는 개발과정에서 보여준 유연한 사고방식이었다. 파이라의 개발 때도, 팟캐스팅의 실패 때도 그는 메인의 개발 속에서 그 주변 아이디어를 항상 눈 여겨 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면 빠른 추진력과 방향성을 교체했다. 성공과 실패는 늘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러나 변화를 느끼고 그 변화에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진 에반 윌리엄스는 진정 그 종이 한 장을 뛰어넘은 개척자일 것이다.

월간 앱스토리/신효송 기자

신효송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