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d is the beginning! ‘게임업계의 구글’ 징가의 CEO 마크 핀커스

28살에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100억 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게임으로 세계를 연결한 ‘게임업계의 거인’ 마크 핀커스가 이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마크 핀커스 (Mark Pincus)

출생 : 1966년 2월 13일 (미국)
소속 : 징가 (최고경영자)
가족 : 배우자 앨리 핀커스
학력 :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경력 : 징가 최고경영자 / 2003 트라이브 설립

28살의 엘리트 백수에서 창업의 길로

이력서상으로는 전형적인 출세 코스를 밟아온 엘리트 마크 핀커스는 1966년 2월 13일 시카고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투자은행 라자드 프레러스에서 금융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홍콩의 아시안 캐피털 파트너스라는 벤처캐피탈에서 2년간 부사장으로 지냈다. 이후 미국에 돌아와 하버드대학 MBA를 마치고 텔레-커뮤니케이션(현 AT&T 케이블)에서 사업 개발 매니저로 취직했다. 하지만 1년 만에 컬럼비아 캐피탈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미디어 및 소프트웨어 신생기업 투자를 결정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컬럼비아 캐피탈에서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그의 나이 28살 때였다. 핀커스는 한 강연회에서 당시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나는 미국 최고의 기업에서 연달아 쫓겨났다. 나이 28살에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핀커스는 회사를 다니면서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었고 콜롬비아캐피탈에서도 쫓겨나게 되자 결국 직접 회사를 창업할 결심을 한다. 드디어 29살인 1995년 중요한 정보들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인터넷으로 즉시 전송해주는 푸시기술을 바탕으로 프리로더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사업을 시작된 지 단 7개월 만에 3,800만 달러에 매각하는 수완을 발휘한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또다시 1년 이상을 백수로 지낸다.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서

핀커스는 1997년에 두 번째 회사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서포트닷컴을 설립한다. (서포트닷컴은 2000년에 상장해 이름을 서포트소프트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포트소프트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계속되는 간섭에 갈등이 생기고 이에 회의감을 느낀 그는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다. 당시 핀커스는 “회사를 세워놓고도 결국 내가 일하고 싶었던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37살인 2003년, 그는 세 번째 회사 트라이브를 설립한다. 트라이브는 첫 번째 소셜 네트워크 기업 중 하나였으나 실패했다. 2006년 결국 트라이브의 핵심 플랫폼을 시스코 시스템즈에 팔고 트라이브를 매각한 이후 그는 다시 쉬면서 사업을 구상했다.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나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앞으로 뭐하며 살 거냐고 물었다. 나는 그들에게 페이스북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경험이 많은 기술 기업가가 하찮은 일에 집착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신념

핀커스는 결국 자신의 네 번째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그 회사가 바로 ‘징가’다. 징가는 페이스북의 애플리케이션 게임업체로 출발해 현재는 여러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징가라는 이름은 핀커스가 기르던 불독 이름에서 따왔다. 회사 로고도 징가의 품종인 불독 모양이다. 핀커스는 개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징가 직원들은 애완동물을 데리고 출근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그가 처음 페이스북에서 작동하는 앱을 개발한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하지만 핀커스는 자신의 의지대로 앱 개발에 매진하게 된다.

소셜게임 성장의 잣대는 곧 업계 1위인 ‘징가’의 성장

▲ 징가의 대표작 '팜빌'은 여전히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징가가 본격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마피아 워즈’다. 2008년 6월에 오픈한 마피아 워즈는 2010년 8월에는 4,500만 명의 액티브 유저를 확보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다. 하지만 징가를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만들어준 게임은 ‘팜빌’이다. 팜빌은 간단하게 말하면 농사를 짓는 게임이다. 더 많은 작물을 수확하기 위해서 땅을 개척한 다음에 농작물을 심고 비료를 줄 수 있다. 가축도 키울 수 있고 집도 지을 수 있다. 불과 5주 동안 11명의 개발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팜빌은 놀랍게도 서비스 첫날 1만 8,000명이 접속하더니 4일 후에는 100만 명을 돌파, 하루 최대 3,200만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날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다. 징가는 2010년 새로운 게임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티빌’이었다. 시티빌은 팜빌의 도시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티빌은 등장하자마자 팜빌이 세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서비스가 오픈한 지 단 하루 만에 100만 명을 기록하더니 한달 만에 1,400만을 돌파하고 2011년 2월 25일에는 2,0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모든 기록은 팜빌보다 2배 빠른 성장속도다. 징가는 페이스북 성공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페이스북의 킬러 콘텐츠가 바로 징가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창업 5년이 된 회사인 트위터에 가입된 전체 회원수가 2억 명인데 비해서 징가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매달 2억 1,500만 명이나 되니 징가 그 자체가 페이스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징가는 설립 2년 만에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에는 10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돼 ‘게임업계의 구글’로 인정받고 있다.

▲ 징가의 소셜게임 '엠파이어스 & 앨라이스'은 소셜게임에 PvP요소를 가미해 인기를 얻고 있다.

매달 1억 명이 넘게 즐기는 징가의 힘

▲ 팜빌의 도시버전인 징가의 인기게임 '시티빌'

소셜게임 계에서는 흥행의 잣대로 ‘월간순이용자(Monthly Unique User, 이하 MUU)’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징가의 소셜게임을 모두 합한 MUU는 얼마나 될까? 징가는 기업공개신청서에서 2011년 1분기(1월~3월) 말을 기준으로 “166개 나라에서 매달 1억 4,800만 명의 유니크 유저들이 징가의 소셜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유저들이 징가의 소셜게임을 즐기는 플레이 타임의 총합은 20억 분(minutes)이 넘는다. 징가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징가 소셜게임의 종합 MUU는 지난 2009년 9월 6,300만에서 2010년 3월 1억 2,400만까지 늘어났다가 2010년 말 1억1,100만으로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2011년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간판 소셜게임의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덕분이다. 소셜게임에 PvP 요소를 가미해 인기를 얻고 있는 ‘엠파이어스 & 앨라이스’가 원조 히트작 팜빌과 시티빌의 뒤를 이어 폭발적인 기세로 성장세를 보이며 실질적인 2위권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징가의 MUU는 당분간 계속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징가 창업주, 마크 핀커스

징가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0억 달러(약 1조 60억 원)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크 핀커스 징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지분 16%를 갖고 있어 상장 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핀커스는 이미 지난 3월 보유한 징가의 주식 780만 주를 팔아 1억 달러(약 1,067억 원)를 손에 쥐었다. 그는 아직도 징가의 주식 1억 500만 주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징가의 사무실이 위치한 땅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징가는 매달 임대료로 핀커스에게 2만 8,000 달러(약 3,000만 원)를 내고 있다. 징가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억 9,750만 달러(약 6,300억 원), 9,000만 달러(약 950억 원)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7% 늘어난 2억 3,540만 달러(약 2,400억)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월간 앱스토리/김그내 기자

신효송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