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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꽃' 피우게 만든 한성숙 대표, 물러나나

기사 입력시간 : | 최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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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IT 기업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다. 이 기업은 창립 후 지금까지 사명과 동명의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업의 형태가 매년 같았던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은 네이버에게는 매 순간이 격변기였다.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 새로운 미디어의 부상, OTT 열풍, 그리고 이커머스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 등 시장 전반을 뒤흔드는 시장의 변화가 몇 차례나 찾아왔으며, 그때마다 네이버는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하며 시장 선두의 자리를 유지해왔다.

네이버의 성장을

함께한 인물

네이버의 초창기 사업의 핵심 상품은 포털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보다 자주 포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시된 것이 검색 엔진의 품질이었다. 네이버를 비롯해 국내에서 다양한 검색 엔진이 우후죽순 등장하던 때, 이들은 검색 엔진 품질 향상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성공을 거둬 국내 제1의 포털 사이트 서비스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엠파스를 거쳐 네이버(구 NHN)에서 검색 서비스를 일군 인물

한성숙 현 네이버 대표는 이 과정에서 검색 엔진 품질 향상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잡지사 기자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이후 엠파스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 본부장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당시의 엠파스는 다른 포털 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검색 결과까지 볼 수 있는 ‘열린검색’ 서비스와 같이, 주로 검색 능력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던 곳이었다.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에 합류한 것은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된 이후로, 이후 그녀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서 검색품질센터장, 서비스 본부장을 맡아 활동했다.





대표이사 선임 후

집중한 건

한성숙 현 대표 합류 전의 네이버는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김상헌 전 대표 중심의 체제였다. 네이버가 한성숙 네이버 대표, 변대규 이사회 의장의 체제가 된 것은 2017년 3월부터였다. 국내 1위의 포털 사이트로 네이버가 도약하는 데에,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터넷 서비스가 되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 마침내 회사의 경영자가 된 것이다. 당시 그녀에게 지워진 숙제는 많았다. 회사 인력 관리에서부터 급변하는 시대의 차기 먹거리 발굴까지 실로 다양했다.

2017년 3월 네이버 대표이사에 취임한 한성숙 대표

한성숙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집중한 분야는 ‘투명성 강화’였다. 대표 내정자 시절에 CEO 직속의 투명성 위원회를 발족하고, 국정감사 때마다 논란이 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개편을 실시했다. 이후로도 네이버는 기존의 콘텐츠, 검색 엔진에 관련된 내용은 최대한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대한 조작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순위 변화의 추이를 자세하게 공개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했다. 뉴스 기사 편집 조작 의혹이 불거진 때에는 대표가 직접 나서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사태 진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도 했다.

과감한 신사업

도전과 성과

한편 한성숙 대표 취임 당시 네이버는 검색 엔진으로서의 영향력이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상태였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이 글로벌 IT 공룡과 국내 기업, 스타트업이 모두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는 상황을 맞게 된다. 갈수록 커지는 구글과 애플, 유튜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사의 영향력을 어떻게 유지해나가야 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 때였던 것이다.

다양한 이벤트에서 네이버를 대표하는 인물로 꾸준히 얼굴을 내비쳤다

그 상황에서 한성숙 대표는 콘텐츠에 집중했다. 웹툰과 웹소설 같은 콘텐츠의 플랫폼을 꾸리고, 수익화 모델의 안착에 집중했다. 웹툰 분야에서 네이버는 업계 최초로 유료화를 시도한 곳이었다.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옮겨가는 콘텐츠 시장의 흐름에서는 인터넷 방송 서비스인 V라이브를 출시해 성과를 거뒀다. V라이브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영향력이 더 큰 서비스로 꼽힌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네이버 포털의 핵심 기능인 검색 엔진의 기능도 끈임없이 보강해나갔다. 스마트폰 시대에 서비스 전환이 비교적 늦었던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의 주도하에 모바일 환경으로의 전환을 차근차근 이뤄나갔고, 이 덕에 모바일 검색 점유율을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제는 주력 사업이 된

신규 사업들

네이버가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성숙 대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이야기된다. 이들은 검색 시장에서의 영향력, 막대한 트래픽을 유지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기존의 능력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전략 산업에의 투자를 더욱 확대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투자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을 넘어, 이제는 회사의 주력 사업이 된 분야가 이커머스다. 한성숙 대표 지휘하의 네이버는 쇼핑과 핀테크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을 꾀했고, 또 시도는 성공을 거뒀다. 올해 2분기 기준 매출을 살펴보자면 네이버는 기존 사업인 검색 분야에서 8,260억 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커머스(3,653억 원), 핀테크(2,326억 원), 콘텐츠(1,448억 원), 클라우드(949억 원) 등의 신사업이 이에 못지않은 비중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운 비중이 신사업에서 기록된 것이다.





비판에 이은

최고위임원 교체설

다만 이로 인해 네이버가 새로이 받게 된 비판들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분야의 기업들이 플랫폼 사업을 하는 이들이었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책임에 대한 공세를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등의 기업 문화에 관해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올해 내에 기업 문화 전반을 바꾸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로 했으며, 기존의 경영진 중심 체제의 전면 개편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CXO 중심의 체제에 변화를 줄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올해 4분기 들어 갑자기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 한성숙 대표의 조기 퇴진 이슈다. 2017년 3월 처음 네이버 대표로 선임된 한성숙 대표는 지난 6월 임직원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네이버 내에서는 실무 전담팀을 구성해 새로운 방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한성숙 CEO, 박상진 CFO, 채선주 CCO, 최인혁 COO까지 4명의 임원 중심 체제로 운영되던 네이버의 조직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때

한성숙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까지지만, 임기를 채우지 않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직을 내려놓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시장의 커머스 분야 개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다음 공략처로 유럽 시장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도 이를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한성숙 대표가 유럽 커머스 경영을 책임지는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머지 3명의 임원의 내부 역할도 바뀌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당백 한성숙 대표를 대신할 수 있는 인물이 없는 상황 속에서 내년 조기 사임이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전해진 소식들이 너무 구체적인지라 시장에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네이버의 변화의 중심에서 이를 진두지휘한 경영자의 부재로 인해, 회사 내의 혁신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 커머스,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하던 인물의 빈자리가 쉽게 메워질 수 있을까. 일당백의 역할을 하던 한성숙 대표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 정해지기까지, 보다 사안이 신중하게 결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덕수 기자 press@appsto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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