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 제국 ‘구글’의 두 혁신가 -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Sergey Brin, Larry Page)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자질부터 남다르다. 지기 싫어하고 호기심 많은 천재로, 외모도 성격도 닮은꼴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악해지지 말자’라는 독특한 기업 철학과 남 다른 기업 문화,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로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거대기업 ‘구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들의 거침없는 도전과 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 (Sergey Brin)

출생 : 1973년 8월 (러시아)
소속 : 구글 (사장)
학력 : 스탠퍼드대학교대학원 컴퓨터과학 석사
경력 : 구글 기술 부문 사장 / 검색엔진 ‘구글’ 공동창립 / 미국 국립과학재단 연구장학생 선발

래리 페이지 (Larry Page | Lawrence E. Page)

출생 : 1973년 3월 26일 (미국)
소속 : 구글 (CEO, 최고경영자)
학력 : 스탠퍼드대학교대학원 컴퓨터공학 석사
수상 : 2002년 세계경제포럼 내일을 위한 글로벌 리더
경력 : 2011.01~ 구글 CEO, 최고경영자 / 구글 제품부문 사장 / 검색엔진 ‘구글’ 공동창립

‘수학신동’과 ‘천재공학도’의 만남

명문 스탠포드 대학원 동기생인 세르게이와 래리는 DNA부터 남다른, 결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남한테 지기 싫어하고 자신의 성취에 모든 것을 거는 성격도 빼 닮았다. 이들이 만든 구글이 ‘도전 받는 최고’를 넘어 ‘절대 지존의 제국’으로 군림하게 된 것 역시 이러한 태생적 에너지 때문이었다.

세르게이는 1973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인 그의 부모는 모스크바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그의 가족은 1979년 유대인 학대와 차별을 피해 미국으로 떠났다. 세르게이가 여섯 살 때의 일이다. 수학자인 할아버지와 아버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이었던 어머니의 영향 덕분에 세르게이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 신동’으로 통했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그의 우상이었다. 19세에 이미 메릴랜드대 학부 과정을 마친 그는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탠퍼드대 박사 과정에 지원했고 “성공의 요인 중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자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과학과 학문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 수없이 실행해왔던 아름다운 수학적인 것들, 그게 제가 자라면서 얻은 겁니다.”

1973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난 래리 역시 세르게이처럼 유대인의 피가 흐르지만 이미 수세대 전 미국으로 건너온 조상 덕에 전형적인 미국소년의 삶을 살았다. 그의 부모는 모두 컴퓨터공학자로, 특히 미시간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던 아버지가 래리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사다준 ‘엑시디 소서러(Exidy Sorcerer)’ 컴퓨터를 갖고 놀았다. 아버지가 매일 가져오는 테크놀로지 잡지와 전기공학 리포트를 보며 공학도의 꿈을 키웠다. 19살에 학부를 마친 수재고, 박사 과정에 필요한 열 개 과목의 시험에서 모두 A를 받고 통과했다. 미시간대학 시절엔 전국 전기·컴퓨터공학 우등생 모임인 에타카파누(Eta Kappa NU)의 회장을 지낼 만큼 공학도로서의 그의 재능은 천재적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부터 특별했다. 1995년 스탠퍼드대 학생 오리엔테이션에서 2년 선배인 세르게이가 신입생인 래리의 캠퍼스 안내를 맡은 것. 둘은 첫 대면부터 논쟁을 벌였다. 강한 자아와 엘리트 의식을 지닌 두 천재의 충돌이었다. 서로를 ‘건방지고 오만하다’고 여길 만큼 논쟁은 격렬했다. 하지만 편견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맞수’라는 걸 서로 금방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후 세르게이와 래리는 늘 함께 다녔다. 사람들은 캠퍼스에서 이 둘을 ‘래리세르게이’라고 하나로 묶어 부를 정도였다.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토론문화에 익숙한 가정환경이었다. 이들은 모두 논쟁에서 자기 논리를 주장하고 방어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랐다.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벌어진 둘만의 불꽃 튀던 논쟁은 서로에 대한 천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논쟁은 흥미를 낳았고, 흥미는 교감으로 이어졌다. 교감은 두 천재의 조합을 만들어내며 ‘구글’의 시작을 알렸다.

닮았지만 다른 괴짜 공학도들의 성공스토리

‘디지털 유토피아’를 꿈꾸던 두 청년 세르게이와 래리의 만남은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 제국 ‘구글’을 창조했으며, 이들은 여전히 구글의 중심에서 ‘끝없는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두 창립자의 캐릭터는 그대로 회사 전체에 녹아 들었다. ‘사용자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공짜로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한다’는 구글의 이상은 두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다.
구글은 12년이 흐른 지금, 전세계 검색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구글’이란 표현은 미국방언협회(American Dialect Society)가 동사로 인정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졌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한다’는 말 대신 ‘구글링한다’는 표현을 즐겨 쓰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세계 모든 정보를 긁어 모으는 힘’으로 광고, 신문, 방송(유튜브 인수), 도서(2000만권 무료 검색), 번역, 부동산, 지도 서비스 등에 걸쳐 사업 영역을 전 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지만 당시 인터넷(소위 닷컴 .com기업으로 불리는)회사들이 광고와 포털 사업에 주안을 두며 등한시한 ‘검색’이란 사용자 욕구와 요구에 주안을 두며 펼친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벤처 기업이다. 1998년 기존 질서를 뒤엎어버린 구글의 등장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구글이 사람들을 매혹한 것은 비단 ‘검색의 품질’만이 아니다. ‘사악하지 말라!(Don’t be evil!)’는 사훈은 신선하고 공정한 기업으로서 구글의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당시 독점기업으로 인식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대조되면서 ‘착한’ 기업이라는 명성을 쌓아나갔다. ‘최종 사용자(end user)에게 봉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창업자의 메시지 역시 구글 마니아를 양산한 요인이었다.
현재 구글 기업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구글플렉스라는 독자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본사를 설립운영 중이며, 구글플렉스 외에도 유럽의 각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북미와 남미 등 세계 각국에 걸쳐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닷컴 기업들의 버블현상이 사라진 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인수, 합병되었지만 구글은 독자적이고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시스템, 기업환경, 제품들 그리고 두 기업인, 세르게이와 래리의 뛰어난 사업역량으로 세계최고의 인터넷&컴퓨터 회사로 자리매김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성과 견줄 세계 유일의 기업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이미 거대 경쟁사가 있는 시장에 뛰어들어 그 경쟁사를 극복하고 시장을 장악한 기업인 구글. 절대로 과소평가할 수 없는 그들, 구글의 공동창립자 세르게이와 래리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로 구글을 17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변화시켰고, ‘즐거움과 도전이 가득한 직장’이란 이상까지 실현했다.

혁신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긁어 모으는 힘과 악하지 않은 비즈니스 전략은 세르게이와 래리에게 그들이 꿈꿨던 제국을 완성시켜 주었지만 이들의 야심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인터넷을 집어삼킨 20대 공학도에서, 30대 후반의 사업가로 변신한 둘의 모험은 인터넷과는 전혀 무관한 분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친환경 자동차는 물론 바이오기업까지. 이들의 성공스토리가, 구글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그려질 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분명한 건 구글의 두 혁신가 세르게이와 래리에 의해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며, 이들에게는 또다시 세상을 뒤집을 만한 에너지가 무한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월간 앱스토리/김그내 기자

신효송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