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의 IT 수도 -
삼성전자 딜라이트 운영실장 신원일 과장

현대의 마케팅에 있어 브랜드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명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에 의지해 제품을 구입하기도 하며, 혹은 브랜드가 갖고 있는 프리미엄 감성을 소유하기 위해 거금을 지출하기도 한다. 과거 국내 제조업체들은 브랜드 마케팅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 마침내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우뚝 선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마켓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년 전부터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이제 삼성전자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삼성 딜라이트’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디지털 라이프 1번지라고 할 수 있다.

Digital 세상을 비추는 Light, ‘samsung d’light’

법적으로 삼성전자의 본사는 수원사업장으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두뇌의 역할을 하는 곳은 강남 삼성전자 빌딩이다. 그리고 삼성전자 빌딩의 정문에는 삼성전자 디지털 라이프의 모든 것을 체험해볼 수 있는 딜라이트가 관문처럼 버티고 서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디지털은 매우 친숙한 생활의 일부가 되었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어렵다. 삼성 딜라이트는 디지털 세상이 무엇인지 삼성전자의 최첨단 제품들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d’light는 ‘Digital’과 ‘Light’의 합성어다.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대로 디지털 세상을 비추는 빛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즐겁고 건전한 디지털 라이프와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표의식이 담겨 있다.

삼성 딜라이트는 이러한 목적을 담아 2008년 12월 삼성전자 홍보관으로 출발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된 점은 똑같았지만, 당시에는 제품판매를 위한 공간이 없었다. 디지털 매장이 오픈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된 것은 작년 4월이다.

“우리가 유럽 여행을 가서 명품 브랜드의 본사를 방문하게 되면 기념으로 뭐라도 하나 사고 싶어지는 심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본사를 찾은 방문객들도 비슷한 심리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삼성 딜라이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글로벌 1위 스마트폰을 본사에서 직접 구매하는 기분은 남다를 것이 분명하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디지털 체험관

현재 딜라이트는 지하 1층은 디지털 제품 매장, 지상 1층은 홍보관과 복합문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 2층에서는 최첨단 IT 기술을 체험해볼 수 있으며, 세미나 공간이 마련되어 일반 관람용보다는 비즈니스에 적합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처음 딜라이트를 오픈했을 당시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을 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특히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테마를 구상했다.”

이런 고민 끝에 신원일 과장은 딜라이트를 7개의 테마를 가진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딜라이트가 내세우는 7개 테마는 여행, 영화, 토크, 스테이지, 파티, 비즈니스, 그리고 스포츠다.

딜라이트에서는 세미나를 통해 학생들에게 최첨단 IT 기술을 소개하고 삼성전자의 제품을 통해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말하자면 딜라이트에서만 가능한 디지털 세상으로의 여행인 셈이다.

이외에도 격주로 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는 콘서트를 여는 등 방문객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블로거를 초청한 파티, 대학생 파티를 위한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취업특강,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만남의 장소, 이스포츠 대회 개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딜라이트가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딜라이트에서 진행하는 모든 체험과 행사는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제공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딜라이트를 방문해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즐거운 디지털 라이프를 경험하시기를 바란다.”

국내 최고의 전자제품 매장

삼성 딜라이트 지하1층에 위치한 매장은 국내 IT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형태의 체험 및 판매 공간이다. 홍보와 판매의 성격을 모두 띄고 있으며, 경쟁사인 애플의 애플스토어와 자주 비교되곤 한다.

“현재 딜라이트의 방문객은 하루 평균 2000명 정도이며 이 중 20% 가량은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많은 제품을 구입해 가고 있다.”

딜라이트샵의 월 평균 매출은 11억 5000만으로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매장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홍보효과는 물론이고, 실질적인 매출에 있어서도 큰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할 것이다. 그럼에도 딜라이트샵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제품 뿐 아니라, 브랜드가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도 함께 구입한다고 볼 수 있다.”

딜라이트샵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TV,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전자제품들이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압도적인 판매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딜랴이트샵 매출의 80%는 스마트폰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높은 만큼 액세서리 판매량도 높게 나오고 있다. 액세서리만 놓고 보면 딜라이트샵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매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매출만 해도 월 평균 1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대표 얼굴이 된 딜라이트

과거 삼성전자라고 하면 딱딱한 대기업, 그들만의 세상 이라는 이미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다. 신원일 과장은 딜라이트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딜라이트의 온라인 카페가 있는데, 현재 회원수가 1만 4000여 명에 이른다. 이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딜라이트 덕분에 삼성이 좋아졌다는 회원도 있으며, 전체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남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비즈니스의 중심지이면서 유흥가이기도 하다. 젊은 직장인들도 많고, 최신 기술에 민감한 얼리어댑터 성향의 사람들도 밀집해 있다. 그리고 삼성 딜라이트는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 강남에 있으니, 여기에 어떠한 문화를 심어야 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장소를 빌려주고, 방학 때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며, 최신 기술을 전파하기도 한다. 딜라이트가 IT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해가면서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IT의 중심지, 딜라이트

얼마 전 울산에서 딜라이트 2호점이 문을 열었다. 울산 2호점은 강남점과 달리 판매 매장으로만 구성된 딜라이트샵이다. 장소 역시 사업자가 마침 울산에서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를 오픈하면서 결정됐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한다.

“삼성 딜라이트가 단순 홍보효과 뿐 아니라 매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전국적인 확장은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딜라이트는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화려함으로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애플스토어와 달리 지하에 묻혀 있는 딜라이트샵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은 아니기 때문에 딜라이트의 새로운 변화를 만나보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며, IT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은 IT의 중심지로 꼽히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IT의 중심은 삼성전자다. 그러므로 삼성전자의 중심에 위치한 딜라이트는 동시에 글로벌 IT 산업의 중심지라고 할 수도 있다.”

기술, 제품, 그리고 문화가 접목된 삼성 딜라이트를 방문하면, 일부 마니아 유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디지털 라이프가 이미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알 수 있게 된다.

월간 앱스토리 ┃석주원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