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개발한 스마트폰,
테이크HD! - KT테크 전략기획본부 한동식 과장

피처폰 시절 에버는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 와서 테이크 시리즈는 비주류로 밀려나 있다. 두 브랜드 모두 KT의 자회사인 KT테크의 라인업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T테크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듀얼스크린을 지원하는 ‘테이크야누스’가 그 좋은 본보기다. 그리고 이번에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테이크HD’를 선보이며 관심을 끌고 있다. 게임키트로 주목받고 있는 테이크HD는 어떤 제품일까?

테이크HD는 게임키트라는 주변기기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테이크HD의 개발 콘셉트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많은 소비자들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고 있다. 그런데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스마트폰의 파워풀한 기능들 중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테이크HD는 고성능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여보자는 기획에서 출발했다. 사용자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어떠한 것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PC처럼 다양한 확장성을 스마트폰에 접목할 수 있도록 개발 방향을 정했다.

테이크HD는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나? 간단히 설명해달라.

우선 요즘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디스플레이에 있어서 최고의 해상도를 구현했다. 1280X800 335ppi는 넷북 수준의 고해상도로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테이크야누스에서 선보였던 듀얼스크린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고, HDMI 출력을 지원해 테이크HD로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이나 1080p의 영상을 TV나 PC 모니터 등 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USB젠더를 활용하면 외장 USB메모리나 USB키보드와 마우스 등 다양한 주변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하드웨어적인 성능 외에도 자체적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오피스툴이 내장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MS오피스 문서를 불러와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KT의 유클라우드와 USB키보드, 마우스 등을 활용하면 오피스의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USB의 활용도를 높인 것은 좋은데, USB 주변장치의 경우 본체에서 전원을 공급받아야 한다. 가뜩이나 부족한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더욱 빨리 소모시키는 것은 아닐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내부 테스트를 마쳤다. 대부분의 주변장치의 경우 몇 십 mAh 수준의 낮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USB포트를 통해 출력되는 전력량을 제한해뒀기 때문에, 너무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주변기기는 사용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사양이 전면 카메라다. 3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는 국산 스마트폰 중에서는 유일한데?

여성 사용자들의 카메라 사용 패턴을 분석해보면 셀프카메라 촬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은 후면 카메라의 성능은 중요시하면서 전면 카메라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전면 카메라의 화소도 300만 화소로 높이고, 오토포커스 기능도 탑재했다.

보통 후면 카메라보다 전면 카메라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편인데, 전면 카메라 성능을 낮게 가져가는 이유가 있나?

용도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기 때문이다. 전면 카메라의 주 용도는 화상통화용이다. 화상통화만을 생각했을 때는 기존의 200만 화소 이하의 카메라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셀프카메라를 자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한발 더 다가섰다.

테이크HD는 사운드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3차원 입체음향의 절대강자인 SRS의 기술을 도입해, 순수하게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최고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여기에 젠하이져의 이이폰을 기본으로 제공해 사용자들이 좋은 품질의 음향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게임키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어떤 주변기기인가?

앞서 언급한 스마트폰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주변기기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보여주는 카테고리는 단연 게임이다. 그러나 일부 게임은 스마트폰의 터치 조작방식으로 즐기기에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게임들의 조작성을 개선한다면 더욱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게임키트는 모든 게임에 적용이 되는 것인가?

모든 게임을 지원하지는 않는다. 현재는 테이크HD 구입 시 내장된 5종의 게임과 올레마켓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5종의 게임을 합쳐 총 10종의 게임이 지원하고 있다. 게임로프트와 게임빌, 그리고 KTH와 협력해 ‘피파온라인’, ‘아스팔트6’, ‘제노니아4’ 등의 유명 게임들에 게임키트를 적용시켰다. 향후 지원 가능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게임키트는 블루투스로 연결이 된다. 블루투스의 경우 배터리를 더 소모하게 되는데, 굳이 블루투스용으로 만든 이유가 있나? 어차피 부착해서 사용하는 거라면 직접 연결할 수도 있었을 텐데?

연결 단자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 디자인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또, 블루투스를 사용한다고 해도 실제 전력소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내부 테스트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키트는 다른 단말기용으로도 출시될 가능성이 있나?

확정된 것은 없지만, KT테크의 다른 단말기용으로 출시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게임키트는 하청업체에서 제작했지만, 관련 기술의 라이선스는 KT테크가 갖고 있기 때문에 타사의 단말기용으로는 출시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 스파이더 프로젝트가 공개됐을 때 당시에는 게임키트를 비롯해 랩탑독이나 태블릿독 형태의 주변기기도 있었는데, 개발이 취소된 것인가?

내부적으로 개발은 계속 진행 중에 있다. 게임키트를 먼저 출시한 것은 사용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통해 이러한 주변기기의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주변기기로의 확장은 KT테크의 스마트폰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비슷한 콘셉트를 갖고 있던 모토로라의 스마트폰은 성공하지 못했다. KT테크는 성공할 수 있을까?

모토로라의 경우 스마트폰이 랩탑으로 확장되는 기능적인 개념을 사용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에코시스템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일단 스마트폰 자체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주변기기는 스마트폰의 기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기본 개념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융합하면 KT테크만의 독자적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테이크HD에는 5GHz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일부인 것으로 아는데 시기상조인 것은 아닐까?

사설 와이파이를 주로 이용한다면 사실 별 필요가 없는 것이 맞다. 그러나 통신사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2.4GHz 대역의 와이파이존이 과부하 상태에 이르다보니 5GHz 대역의 와이파이로 이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는 5GHz 대역의 핫스팟이 많지는 않지만, 통신사들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단말기에서 미리 지원한다면 보다 빠르게 5GHz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신 스마트폰들이 LTE를 기반으로한 4G폰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테이크HD는 3G용으로 출시됐다. 4G로 가지 않은 이유가 있나?

처음 테이크HD를 기획했을 때만 해도 KT의 LTE 서비스 플랜이 확정되지 않았었고, LTE 기반 기술을 확보하는데에도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우리가 중점으로 둔 것은 통신기능보다 확장성이었기 때문에 불확정 요소가 많은 4G보다 안정적인 3G를 선택했다.

테이크HD의 성능을 보면 최신 LTE폰에 뒤처지지 않은, 일부는 오히려 더 뛰어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출고가는 70만 원대로 가장 저렴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절감 요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마케팅 쪽은 내 소관은 아니지만, 현재 KT에서 시행하고 있는 페어프라이스 등과 맞물려 합리적인 가격대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에버 시리즈 때부터 우리 제품의 주 고객층은 10~20대의 젊은 층이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휴대전화는 부담스러운 연령대로 이러한 시장 여건 등이 고려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부분은 안드로이드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의 업그레이드 시기다. 테이크HD는 언제쯤 가능할까?

현재 내부적으로 열심히 준비 중이며, 일정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업데이트 되면 단순히 OS의 성능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테이크 시리즈의 듀얼스크린 기능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야누스에서 첫 선을 보였던 듀얼스크린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에서만 지원이 됐는데, 아이스크림샌드위치에서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듀얼스크린이 적용될 수 있다.

테이크야누스 때와 더불어, 이번 테이크HD도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계속될 것인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테이크 시리즈의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포인트를 갖고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서, 최대한 대응해 나가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려고 한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네트워크 속도, 3G냐 LTE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사실 스마트폰을 기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매우 다양하다. 앞으로도 유용한 기능들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

끝으로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테이크HD를 기획하면서 사용자들이 어떤 식으로 사용을 하고, 무엇을 원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상품 기획자로서의 위치가 아니라 스스로가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내가 필요로 하는 기능, 불편한 점 등을 꼼꼼히 따져 제품에 반영했다. 이런 부분들이 소비자들에게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중점으로 둔 것은 통신기능보다 확장성이었기 때문에
불확정 요소가 많은 4G보다 안정적인 3G를 선택했다."

테이크HD가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동식 과장의 말처럼 스마트폰이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KT테크가 이러한 기능들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또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월간 앱스토리 ┃석주원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