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이 아니면 걷지 않는다

국내 최초의 멀티플랫폼 웹게임 -넥슨 2012: SEOUL

이제 1년 밖에 남지 않은 2012년. 서울이 외계인들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넥슨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2012: 서울’은 가까운 미래인 2012년, 외계인의 공격으로 파괴된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웹게임이다. 유저는 방어시설을 건설해 외계인들의 UFO를 격퇴하면서, 파괴된 서울을 재건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 특히 ‘2012: 서울’은 웹브라우저와 스마트폰(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선보이는 멀티플랫폼 서비스로 화제가 되고 있다. 2월 2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2012: 서울’은 어떻게 시작됐으며,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2012: 서울’을 개발한 넥슨 마젤란 팀의 핵심 멤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2: SEOUL’ 은 어떤 게임?

웹 브라우저 및 스마트폰(패드)용으로 개발된 멀티플랫폼 웹 전략게임. 유저는 파괴된 서울 도심에 방어시설을 건설해 외계인의 UFO를 물리치는 한편, 도시 재건에도 힘써야 한다.
통상모드에서는 생산시설인 미사일타워 등에서 제작한 무기로 한가로이 서울 상공을 떠다니는 UFO를 격추해 돈과 경험치를 얻는다. 이렇게 얻은 돈으로는 추가적인 방어시설과 도시 재건을 위한 시설들을 건설할 수 있다.
수많은 UFO가 동시에 공격해 오는 전투 모드를 통해서는 발칸타워 같은 방어시설을 적절히 배치해 남산타워를 지켜내는 타워디펜스형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레벨이 오르면 도시를 확장해 더 넓은 지역을 지켜낼 수 있다.

Q.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

A. 처음 1주일은 정신이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계속 발생해서 서비스를 안정화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지금은 서버도 안정화됐고, 유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라 한시름 놓은 상태다.

Q. 최초의 멀티플랫폼 웹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멀티플랫폼 개발은 처음부터 의도된 것인가?

A. 그렇다. 처음 아이디어가 나왔던 시기가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용 게임, 소셜게임 등이 화제가 되던 때였다. 넥슨에서도 세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는 의견도 있었고, 여기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싶어서 외계인에 공격당해 파괴된 서울이라는 배경과 전략시뮬레이션 방식의 게임 플레이를 접목했다. 또, 최근 웹게임들이 스마트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요소를 부각시키는데, 우리는 보다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선택했다.

Q. 전용 애플리케이션 대신, 스마트기기에서 제공하는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도 가능할 텐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을 때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

A. 우선 웹으로 제공되는 ‘2012: 서울’이 플래시 기반이기 때문에 일부 스마트기기 OS에서는 구동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또 내부 테스트 결과 스마트폰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해 게임을 구동할 경우 느려지는 문제도 있었다. ‘2012서울’은 일반적인 PC환경에서는 저사양 게임이지만, 당시 스마트폰의 성능을 고려하면 고사양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

▲ 넥슨 마젤란팀 윤석주 연구원

Q. ‘2012: 서울’의 개발에는 얼마나 많은 개발자원이 투자됐나?

A .개발인원은 마젤란팀 4명이 PM, 웹 클라이언트, 모바일 컨버젼, 통합 서버 개발을 각각 담당하면서 공동으로 기획에 참여했고, 사업본부 내부의 그래픽 파트를 담당하는 ‘그림팀’에서 그래픽 부분을 지원받았다. 이 멤버들이 약 6개월에 걸쳐 지금의 ‘2012: 서울’을 완성시켰다.

Q. 현재 이용자 수와 매출을 공개할 수 있나?

A .우리 게임과 같은 웹게임에서는 플레이 스타일 상 동시접속자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들처럼 장시간 연속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잠깐씩 즐기는 게임이다 보니 높은 동시접속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보다는 하루를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했는지, 일일 방문자(Unigue Visitor)가 더 중요하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수치가 나왔다고만 말씀드리겠다. 또한 매출에 대해서는 이 프로젝트 자체가 큰 매출을 바라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Q. 매출이 목표가 아니라면 ‘2012: 서울’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이유는?

-향후 넥슨에서 진행할 차기 프로젝트들의 선발대라고 보면 될 듯싶다.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새로운 개발 및 서비스 프로세스를 테스트하고 노하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2012: 서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2: 서울’의 개발과정은 그 동안 넥슨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배운 점 역시 많았다. 우리가 쌓은 기술과 노하우는 향후 넥슨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만들어 낸 것보다 앞으로 만들어 나갈 새로운 콘텐츠들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현재 언론을 통해 알려진 ‘메이플스토리 어드벤처’나 ‘카트라이더 러쉬’가 그 좋은 예라고 하겠다.

Q.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을 시도했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알려 줄 수 있나?

A. 먼저 게임과 서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통합 언어가 아닌, 각각의 플랫폼에 따라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같은 일을 두 번, 세 번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각각의 플랫폼에서 최적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었다.
또, 3G 통신망이 실시간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적합한지 알아야 했는데, 이동통신사에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 직접 테스트해야 했다. 개발자가 자체 테스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직접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한 바퀴 돌면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참고로 3G 망이 가장 잘 통하는 지역은 의외로 혼잡한 강남권이었다.
이외에도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처음 시작할 때 어려운 길을 닦아 놓으면 나중에 보다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 넥슨 마젤란팀 황순구 책임연구원

Q. 최초의 멀티플랫폼 웹게임으로 주목도 많이 받았는데, 개발 중이나 서비스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

A .첫 도전이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서비스에 있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웹게임의 경우 게임 플레이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 접속하든 게임플레이에 차이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접속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 ‘2012: 서울’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넥슨 통합계정을 사용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환경에서 기존의 넥슨 회원가입 절차를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과정이 복잡했다. 결제 시스템을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부분에도 제약이 있어서 현재 ‘2012: 서울’의 포인트 결제는 웹에서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웹에서 포인트를 결제하면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업데이트나 서버점검에 있어서도 웹 버전은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통제가 가능하지만, 애플리케이션 버전은 앱스토어의 시스템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래서 부분적인 업데이트 등 환경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Q.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 중 웹 버전과 애플리케이션 버전의 접속자 비율은 어떻게 되나?

A. 처음에는 7:3 정도로 웹 버전이 좀 더 많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스마트폰 환경에서 넥슨 통합계정에 가입하거나 인증 받는 절차가 간단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유저들의 비율이 점차 늘어 현재는 약 5:5에 근접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계속 확대되어 가는 만큼 향후에는 역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애플리케이션으로 접속하는 유저들의 비율이 더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Q. 계정 생성 및 관리 절차를 간단하게 수정할 계획은 없나?

A .넥슨 통합 계정 이외에 별도의 계정 체계도 고려해 봤다. 그러나 지금 당장 새로운 계정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없고, 할 수 있다고 해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다만, 어차피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계정 관리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때가 되면 새로운 계정 등록 및 관리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스마트폰용 게임이라 하면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연상될 정도로 최근 SNG 열풍이 불고 있다. ‘2012: 서울’ 에서도 소셜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현재 ‘2012: 서울’에서는 등록된 친구의 도시를 방문해 선물 풍선을 날릴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친구는 직접 초대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 버전의 경우 등록된 연락처 중에서 유저 동의를 얻어 자동적으로 매칭해 주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그 외에 아직까지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소셜 요소가 없다. 하지만 게임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 중 친구를 찾는 글이 80~90%에 달할 만큼 유저들이 소셜 요소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추가적인 소셜 요소를 준비 중에 있으니 기다려 달라.

Q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왔던 온라인게임들 역시 소셜 요소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굳이 소셜게임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온라인게임과 소셜게임은 어떠한 차이가 있나?

A. 명확히 구분지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무엇이 주체가 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온라인게임에서는 굳이 유저들 사이에 교류가 없더라도 혼자서 퀘스트를 즐기고, 던전을 탐험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등 많은 것들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SNG에서는 처음부터 친구를 맺고, 친구들과 교류를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가거나 혜택을 얻도록 하고 있다. SNG는 게임 자체에서 어떠한 성취감을 얻는 다기보다 소셜, 즉 유저들의 교류 자체가 게임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Q. ‘2012: 서울’은 한국어 버전으로만 서비스되고 있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2012: 서울’을 찾아볼 수 없다.
‘2012: 서울’ 한국어 버전을 외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야 하는 실정인데, 국내 앱스토어에서 서비스할 예정은 없나?

A .애플의 정책상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은 같은 카테고리에 등록되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엔터테인먼트로 등록해 버릴 경우 외국 앱스토어에서 게임 카테고리에 올릴 수가 없다. 또 국내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많은 이슈가 얽혀 있어 우선 해외 마켓을 선택했다.

▲ 넥슨 마젤란팀 정봉재 팀장

Q. 향후 ‘2012: 서울’의 업데이트 계획과 마젤란 팀의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 싶다.

A. ‘2012: 서울’을 오픈하면서 내부적으로 3개월 정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부 분석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플레이 성향에 따라 서비스 2주 만에 준비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 유저도 있었다. 덕분에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구성과 일정도 조정이 필요하다.
차기 프로젝트는 아직 계획에 없다. ‘2012: 서울’만 해도 못 보여드린 것이 많다. ‘2012: 서울’은 넥슨이 준비하는 멀티플랫폼과 통합플랫폼 게임 서비스를 한발 앞서 선보인 게임으로서 새로운 시도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게임 개발사이다. 넥슨 그룹을 일군 넥슨홀딩스(NXC) 김정주 회장의 경영철학인 ‘새로운 도전’이 넥슨 그룹 전체의 문화로 깊숙한 뿌리를 내린 듯싶다.
이러한 도전이 계속 된다면 넥슨 그룹에서 제2의 김정주가 탄생하지 않을까?

월간 앱스토리/석주원 기자

김준혁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