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게임이다 - 네시삼십삼분 권준모 대표이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심리학 박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2001년 모바일게임 전문개발사 엔텔리젼트(현 넥슨모바일)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에 뛰어든 권준모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대두신권’, ‘삼국지무한대전’ 등으로 초창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그는, 2005년 엔텔리젼트가 넥슨에 인수된 후 넥슨의 공동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넥슨을 퇴사한 권준모 대표는 2009년 신규 게임개발사 ‘네시삼십삼분’을 설립하고 다시 한 번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Q. 먼저, 네시삼십삼분이라는 회사명이 독특하다. 업계에서는 법인 등록시에 시계를 보고 결정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회사명의 유래가 궁금하다.

A. ‘네시삼십삼분’은 당시에 내부 공모를 통해 정해졌다. 독특한 이름 덕에 많은 사람들이 물어왔지만, 사실 회사명에 어떠한 의미가 반드시 정해져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의미가 열려있어서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누군가는 존케이지의 ‘4분 33초’ 음악과 연관이 있다고 해석하고, 또 누군가는 게임이 하고 싶어지는 나른한 오후를 뜻한다고 말한다. 4시 33분에 퇴근하냐는 재치 있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 진정한 의미는 우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

Q. 넥슨을 퇴사해 네시삼십삼분을 설립하면서 많은 관계자들이 새로운 모바일게임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런 기대와 달리 기념비적인 첫 작품으로 ‘할인의 달인’이라는 생활정보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앞으로도 게임 이외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나?

A. ‘할인의 달인’은 모든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우리들 자신이 먼저 필요성을 느껴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네시삼십삼분이 일단 게임회사인 만큼 대부분의 콘텐츠가 게임을 중심으로 개발 되겠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개발할 의사가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즐거움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도 일종의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할인의 달인’ 이후에 국내 앱스토어에 ‘모로저택비밀’이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분야가 다른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좋은 성적을 보였었는데, 어느 것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나?

A. 두 애플리케이션 모두 출시 이틀 만에 1위를 달성해서 회사 구성원 모두가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할인의 달인’은 지금까지도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으며, ‘모로저택비밀’은 최다 매출 부분에서 열흘간 1위 자리를 고수하며 사랑을 받았다.
‘할인의 달인’은 오랜 기간 동안 이용자들이 아이폰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모로저택비밀’은 단시간에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두 애플리케이션이 서로 용도가 다르고, 결과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좋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Q. 현재 북미 애플 앱스토어에 ‘캐러비안 점프 온라인(Caribbean Jump Online)’이라는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게임인지 간단한 소개와 국내 앱스토어에서의 서비스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A. ‘캐러비안 점프’는 풀 네트워크를 지원해 전 세계 유저들과 점프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점프레이싱게임이다. G센서로 간편한 조작이 가능하고, 캐릭터가 동전을 먹으면 점프하는 심플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캐러비안 점프’가 처음 해외 앱스토어에 선보인 것은 2월 중순이었는데, 약간의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이를 보강한 후 3월 말이나 4월 초쯤에 재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그때 만나볼 수 있다.

Q. ‘모로저택비밀’이나 ‘캐러비안 점프 온라인’ 모두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출시했다. 부분유료로 판매하는 것이 매출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

A. ‘모로저택비밀’은 1~2챕터를 무료로 접해보고, 그 이후를 추가로 플레이하려면 게임을 구입하도록 했다. 게임 진행과 관련된 아이템들도 물론 구입이 가능하다. ‘캐러비안 점프’는 점프 레이싱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를 공격하는 아이템과 나를 방어하는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단순하게 게임 하나를 유료로 판매하는 것보다 위의 두 게임처럼 이용자가 게임을 일부분 체험한 후에 구입하는 방식, 혹은 게임을 더 즐겁게 진행하기 위해 아이템을 구입하는 방식은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모로저택비밀’의 경우에는 무료 버전을 경험해보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처음으로 결제를 해 봤다는 유저들이 굉장히 많았다.

Q. 피처폰용 게임도 함께 출시하고 있는데, 현재 모바일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처폰 시장이 언제까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A. 아이폰4가 출시되고 스마트폰 수요가 급격히 증가세를 타고 있다. 2011년에 접어들고 나서는 게임시장의 주 고객인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률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부터는 스마트폰 시장이 피쳐폰 시장보다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우리 회사도 올해는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Q. 소셜네트워크가 대중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소셜게임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셜 게임에 대한 견해와 향후 네시삼십삼분에서도 소셜게임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현재로서는 ‘소셜게임’의 정확한 정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용자들의 소셜 그래프를 활용한 게임을 ‘소셜게임’이라고 정의 한다면, 네시삼십삼분에서도 적극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2001년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설립한 권준모 대표는 10년이 지난 2011년에도 여전히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의 정점을 찍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 그의 눈에는 새로운 모바일의 시대가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그 대답은 네시삼십삼분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월간 앱스토리 / 이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