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경주지진’ 당시 국민안전처는 최초 지진 발생 후 9분이 지난 시각에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첫 번째 지진 발생으로부터 49분 뒤 규모 5.8의 본진이 이어지며 전국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하지만 국민안전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는 등 끊임없는 뒷북 대응으로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지난 21일 ‘라인 재해 속보’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시 알림 메시지 전송

‘9·12 경주지진’ 이후 지금까지 총 503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후 국내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2013년 93회의 5배가 넘는 횟수다. 지난 24일 오전 9시 2분에는 수원 지역에서도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끊이지 않는 지진 소식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강도 2.0 이상 국내 지진 발생 시 누구보다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목표로 새로운 서비스 '라인 재해 속보' 공식 계정을 내놓았다.

자동 API 봇 활용해 5분 내로 속보 제공

'라인 재해 속보' 공식 계정은 한국 기상청과 연계되는 기상 정보 민간업체 웨더뉴스와의 제휴를 통해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봇(BOT)을 활용한 지진 알림 서비스다. 재해 속보 계정을 친구로 등록한 이용자는 국내에서 강도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늦어도 5분 이내에 긴급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다.

메시지 내용에는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각, 네이버 지도 URL이 포함된 진앙 위치 등이 포함된다. 메시지 수신 여부를 지진 규모에 따라 2.0부터 1.0 단위로 직접 설정할 수도 있어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받을 수 있다.

카카오톡의 '서울시 플러스친구'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재난재해 알림 서비스는 '라인 재해 속보' 이전에도 존재했다. 2015년 1월 30일, 서울시와 다음카카오는 폭설·수해·지진 등 각종 재난에 대비한 실시간 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키로 하고 '안전한 서울 구축을 위한 서울특별시-다음카카오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재난 상황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에서 플러스친구 찾기 또는 아이디 검색을 통해 ‘서울시’를 검색한 뒤 서울시와 친구를 맺으면 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서울시내에 자연재해와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재 상황, 행동요령, 재난 처리 현황 등의 정보를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또한 평상시에는 재난 예방법과 황사·폭염 대비법 등의 생활안전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카카오톡, 경주 지진 직후 2시간 동안 불통

하지만 지난 9월 12일, 카카오톡은 경주 지진 여파로 통신 장애를 일으키며 비상 상황에서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유무선 전화 사용량이 평소 대비 최대 91배까지 급증하면서 사실상 통신이 마비됐음에도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목을 받았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었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지진발생 직후 평상시보다 트래픽이 2배 이상 폭증하면서 서버 오류가 발생했다“며 “특히 인구 집중도가 높은 한국에서 4,100만여 명, 국민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다 보니 네트워크 부하가 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재지변이라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2시간이 넘도록 서비스가 지연된 것은 카카오 측의 위기 대응 능력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바일 메신저, 재난 상황에서 더욱 강한 경쟁력 갖춰야

라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가족, 친구들과 긴급히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핫라인으로 인식되며 일본 제1의 모바일 메신저로 급성장했다. 지난 7월 15일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라인의 이데자와 타케시 최고경영자(CEO)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지진이 강타한 직후 사람들을 보고 메신저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으며,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라인 측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 수신과 지인들 간의 소통이 가능한 수단”이라며, 새롭게 신설한 ‘라인 재해 속보’ 공식 계정을 통해 “혹시나 있을 수 있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라인이 정확한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전달하는 든든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유빈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