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상위차트는 언제나 수십, 수백억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MMORPG 또는 거대 개발사의 게임들이 차지한다. PC게임의 열화판이라고 부르기에 미안할 정도로 스마트폰의 성능을 한계까지 사용한 게임들이 흔해진 2020년. 이런 대기업제 게임 사이에, 되려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띄는 한 게임이 있다. 그저 여러 모양의 주사위와 단순 명료한 UI들만으로 구글 최고매출 차트 최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게임. 하지만 게임성만큼은 확실한 게임. 나도 모르게 몇 시간이고 계속 주사위를 보고만 있게 만드는 게임. ‘랜덤 다이스’이다.

주사위가

포탄을 쏜다고요?

게임을 설치하고 구글 아이디를 연동할 것인지, 게스트로 게임을 즐길 것인지 선택하면 곧바로 게임은 당신의 ‘이름’을 물어본다.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름을 입력하면 바로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모바일 MMORPG를 플레이할 때마다 초반 튜토리얼이 지루했다면 랜덤 다이스의 튜토리얼은 당신의 마음에 쏙 들 것이다. 튜토리얼로 당신은 매우 쉬운 컴퓨터와의 1:1 대결을 즐기게 될 테니까.

> 랜덤 다이스를 시작해보자!

> 플레이어명은 당신의 자유

> 튜토리얼은 컴퓨터와의 대결이다

랜덤 다이스는 스마트폰의 세로 화면을 사용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화면은 2개로 갈라지고 위쪽 화면에선 상대방의 플레이 모습을, 아래에선 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가운데에 위치한 주사위를 누르면 내 영역에 주사위가 생성된다. 주사위는 생성할 때마다 SP를 소모한다. 주사위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SP의 양은 주사위 아이콘 아래 표시된다. 주사위를 소환하는 개수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SP의 양은 점점 늘어난다.

▲SP를 소모하여 주사위를 생성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주사위는 좌측 하단에서 올라오는 숫자박스를 공격한다. 숫자박스에 새겨진 숫자는 박스의 HP. 여기까지만 봐도 대충 감이 오지 않는가? 랜덤 다이스는 정해진 시간 동안 주사위를 이용해 숫자박스가 오른쪽 하단의 붉은 선까지 가지 못하도록 막는 게임이다. 나와 상대방은 똑같이 3개의 라이프를 갖고 있으며, 라이프는 숫자박스가 붉은 선에 닿을 때마다 하나씩 사라진다. 내 라이프는 내 영역의 우측 상단에서, 상대방의 라이프는 상대방 영역의 좌측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색 주사위는 스와이프를 통해 합칠 수 있으며 이렇게 합쳐져 눈이 올라간 주사위는 더 강한 공격을 한다. 또한 아래의 버튼을 통해 SP를 소모하여 주사위를 강화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주사위를 많이 생성하는 쪽의 효율이 좋지만 게임이 장기전이 될수록 주사위를 불러오는 데 드는 sp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이 두 기능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

▲​주어진 기능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내 진영을 운영해보자

튜토리얼에선 여기까지 알려주지만, 랜덤 다이스의 본 게임에는 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첫 번째로 넘어오는 숫자박스에는 ‘강한 적’이라는 박스가 있다. 일반적인 숫자박스보다 훨씬 큰 HP를 가진 중간보스격 존재이다. 이 박스를 없애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박스를 없애기 전까진 주사위 화력이 강한 적 박스에 집중되기 때문에 큰 박스가 있으면 작은 박스의 처치시간이 오래 걸린다.

▲​강한 적과 보스. 이들을 무찌르려면 강한 화력과 주사위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게임 시작 시 정해지는 ‘랜덤 보스’ 시스템도 있다. 타이머에 표기된 시간이 경과하면 나타나는 이 ‘랜덤 보스’는 중간보스보다 훨씬 큰 HP를 갖고 있다. 또한 보스들은 특수 스킬을 갖고 있다. 주사위를 멋대로 바꾸거나 주사위를 쓸 수 없게 만드는 등 플레이에 큰 차질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보스’가 나타나기 전까지 더 많은 숫자박스를 해치워 상대방의 진영을 위험하게 만들거나 보스를 빠르게 무찌를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갖춰야 한다.

▲​상대방과 협동을 통해 ‘카드 상자’를 얻을 수 있는 협동모드

게임에선 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도 가능하다. 보스가 출현할 때까지 계속해서 숫자박스가 밀려나오는 대전모드와는 달리 협동모드는 웨이브로 진행된다. 1회의 웨이브마다 정해진 숫자의 적이 나오며 나와 상대방이 생성한 주사위는 양쪽에서 몰려나오는 숫자박스를 공격한다. 내가 많이 약하더라도 상대방이 강하다면 일정 단계 이상의 웨이브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 협동 모드는 한 번에 최대 5회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며 2시간 간격으로 플레이 횟수가 충전된다. 이 협동모드의 클리어 보상인 카드를 40개 모으면 다양한 주사위를 얻을 수 있는 ‘상자’를 열 수 있다.

본 게임만큼 중요한

나만의 ‘주사위 덱’

랜덤 다이스의 승패와 협동모드의 원활한 게임플레이를 위해서는 ‘주사위’가 중요하다. 언제까지 주사위를 늘리고, 어떤 주사위를 합치고 강화할 것인가에 따른 전략을 세울 수도 있지만, 주사위가 합쳐질 때는 무조건 주사위가 랜덤으로 변하기 때문에 운에 의해 승패가 좌우될 때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더 안정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주사위 덱’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

덱 하나는 5종류의 주사위로 구성된다. 당신이 게임에서 주사위를 생성할 때마다 그리고 같은 색과 숫자의 주사위를 합칠 때마다 필드 위의 주사위는 무조건 덱에 등록된 주사위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5개의 속성주사위만 갖고 시작한다. 주사위는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랜덤 박스, 협동 모드를 통해 얻은 카드를 모아 얻을 수 있는 카드박스, 그리고 VIP 시스템을 통해 얻거나 현금을 통해 구매하는 박스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주사위들과 주사위를 얻는 박스

주사위에는 여러 가지 성격이 있다. 어떤 주사위는 여러 박스에 도트 데미지를 주거나 여러 개의 박스를 동시에 공격하기도 하는가 하면 어떤 주사위는 갖고 있는 공격력은 없지만 다른 주사위의 공격속도를 빠르게 만들거나 SP의 획득량을 올리거나, 주기적으로 SP를 수급하도록 한다. 다양한 덱을 조합해 보고 어떤 조합이 나에게 잘 맞는지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 한 가지 흠이라고 하면 박스를 통해 얻는 주사위의 조합도 랜덤이란 것이다.

못 벗어난 페이 투 윈,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가벼운 게임성

박스에서 나오는 주사위에는 등급이 있다. 이 등급이 높을수록 더 좋은 성능을 갖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 결과적으로 많은 돈을 투자한 플레이어일수록 높은 승률을 기록한다. 부분 유료화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게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쓴 게이머라고 할지라도 불러오는 주사위는 언제나 랜덤이라는 점. 한 판당 아무리 오래 걸려도 5분은 넘기지 않는 가벼운 게임성. 꾸준히만 한다면 다양한 주사위를 모을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지원은 진지하게 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랜덤 다이스를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김혜지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