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태블릿’이라고 하면 스마트폰을 크게 확대한 듯한 태블릿PC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예전에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도면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기기를 먼저 떠올렸으며, 지금은 태블릿PC와의 혼동을 막기 위해 그래픽 태블릿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예나 지금이나 와콤이 그 자리 그대로 서있다. 현재의 와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그래픽 태블릿의 선도 기업이지만, 기술 발달로 더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는 태블릿PC 형태의 모바일 컴퓨터이다.

펜 컴퓨터, 스탠드얼론 기기

와콤에는 여러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와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그래픽 태블릿인 인튜어스 시리즈는 PC와 연결된 다양한 크기의 판 위에 전용 펜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면 PC에 그대로 전송되는 기기이며, 와콤은 이러한 제품군을 펜 태블릿으로 명명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펜 태블릿의 작업 영역이 디스플레이로 되어있어서 PC 화면을 쳐다보지 않고 펜 태블릿을 직접 보면서 디스플레이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펜 디스플레이가 있다.

그 밖에도 종이 위에 전용 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면 종이에도 결과물이 남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도 결과물이 그대로 전송되어 디지털 자료로 남게 되는 뱀부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패드도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는 외형만 보면 신티크 시리즈와 같은 펜 디스플레이 제품군으로 보이지만, PC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펜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는 그 자체로 완전한 PC이며, 단독으로 사용되는 기기이다. 와콤은 이러한 제품군을 펜 컴퓨터로 구분하고 있다.

높은 하드웨어 사양

와콤의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를 처음 보면 펜 디스플레이 제품군인 신티크와 흡사해 보인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신티크는 단지 디스플레이와 입력장치가 결합된 제품일 뿐이며, PC 본체에 연결하는 구조이다.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는 PC 본체의 기능까지 모두 내장한 기기이기 때문에 근본부터 다른 셈이다. 내장된 PC의 기본 사양은 인텔 코어 i7과 코어 i5 두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램은 4GB부터 16GB까지, 저장공간은 SSD 64GB부터 512GB까지 다양하다. 운영체제는 모두 윈도우10 기반인데, 하위 모델에는 윈도우10 홈 에디션이 사용되고 상위 모델에는 윈도우10 프로 에디션이 채택되었다.

그래픽 작업을 위한 기기이니만큼 작업 영역이 중요할 텐데,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는 13와 16 두 종류로 나뉜다. 13 모델에는 2560x1440 WQHD 해상도의 13.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으며, 16 모델에는 3840x2160 UHD 해상도의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13 모델과 16 모델 간의 또 다른 차이점이라면 13 모델은 CPU 내장 그래픽 코어인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 550을 사용하지만 16 모델에는 엔비디아 쿼드로 그래픽 칩셋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16 모델 중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가 탑재된 모델에는 2GB의 그래픽 전용 램이 추가된 엔비디아 쿼드로 M600M이, 코어 i7 프로세서가 탑재된 모델에는 4GB의 그래픽 전용 램이 추가된 엔비디아 쿼드로 M1000M 그래픽 프로세서가 채택되어 있다.

창작 작업에 최적화

와콤 그래픽스튜디오 프로의 용도는 그래픽 창작 작업이다. 타깃이 명확하고, 이러한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구성도 깔끔하다. 입력 작업을 위해 함께 제공되는 스타일러스는 기능이 더욱 강력해진 와콤 프로 펜 2로, 8192 단계의 엄청난 필압 감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기울기 및 멀티터치 기능도 제공되어 실제 펜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와콤 타일러스의 특징인 배터리 또는 충전이 전혀 필요치 않은 장점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태블릿의 온스크린 작업 시 가장 문제 되는 지연 현상이 거의 없어서 화면에 펜을 움직이는 그대로 결과물이 그려진다.

(출처 : digitalartsonline.co.uk)

그래픽스튜디오 프로의 일부 모델에는 후면에 인텔 리얼센스 3D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고, Arctec Studio 11 스캔 소프트웨어가 함께 제공되어 3D 작업도 가능하다. 물론 원활한 3D 모델링이나 스컬핑을 위해서는 높은 하드웨어 사양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와콤 그래픽스튜디오는 충분한 사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Spec.

Point

기본적인 그래픽 태블릿으로의 사양도 상당히 뛰어나지만, PC 사양도 꽤나 높아서 포토샵이나 페인팅 툴을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별매인 와콤 링크를 사용하면 다른 PC에 연결해서 펜 디스플레이인 신티크처럼 쓸 수 있어서 활용도 또한 만족스럽다.

사양이 높고 기능이나 성능이 뛰어난 만큼 가격은 만만치 않다. 4GB 램에 64GB 저장공간을 갖춘 모바일스튜디오 프로 13의 가장 낮은 모델이 184만 원이며, 모바일스튜디오 프로 16의 최상위 사양은 369만 원이다.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PC 기능이 없는 신티크도 100만 원대에서 300만 원대까지 판매되고 있는 것을 비교한다면 모바일스튜디오 프로를 비싸다고 보기도 힘들다. 무엇보다도 대체할 수 없는 기능과 성능이라는 점에서 전문가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