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메모리 카드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하고 저장하기 이전에는 '카메라'와 '필름'이 있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제품군에서 모두 기술력을 가진 다국적 기업으로는 코닥(Eastman Kodak Company)이 있다. 1883년 세워진 코닥은 세계 최초로 필름 롤을 만들었던 것을 시작으로, 카메라와 인화지, 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왔다. 그런 코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지난 20일(현지시간) 스마트폰 EKTRA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날로그 카메라의 모습을 띈 Ektra는 외관상으로도 알 수 있듯, 사진 또는 카메라 애호가를 위한 독특한 매력의 스마트폰이다.

www.kodak.com | Kodak | 가격: £449(약 63만 원)

백 투 더 클래식, 1940년대 감성 그대로

Ektra는 사실 코닥이 1940년대에 생산한 클래식 카메라 브랜드로, 코닥은 새로운 스마트폰에 이와 동일한 이름을 붙였다. 이를 통해 카메라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암시하면서, 모양과 질감 등 외관상으로도 전형적인 스마트폰보다 클래식한 카메라의 모습에 초점을 두었다.

우선 5인치 1080P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전면은 다른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지만, 후면에 장착된 큰 카메라 렌즈는 일반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에 살짝 튀어나와 있다. 또한 제품 하단부는 손잡이 형식으로 제작되어 사용자가 한 손으로 잡고 조작하기에도 편리하기까지 하다. 질감 역시 클래식 카메라에 있는 가죽을 적용했으며, 측면에는 전용 셔터 버튼이 추가되었다. 특히 제품의 버튼과 후면에 크게 새겨져 있는 코닥의 브랜드 로고가 인상적인데, 이는 창업자인 이스트먼 코닥 회장이 자신이 가장 선호한 알파벳 'K'가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착안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DSLR 같은 독보적인 카메라 기능

실제로 코닥의 Ektra는 셔터 속도 조정과 ISO 등급을 비롯한 다양한 카메라 옵션을 지원하고 있다. DSLR 다이얼 고객 맞춤형 수동 모드를 통해 다양한 상황과 장면에 맞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기능은 햅틱 터치로 된 직관적인 터치스크린을 제공된다.

후면 카메라는 2100만 화소에 f2.0 조리개 값, 광학 손떨림 보정 기능(OIS)과 자동 포커스 기능을 갖춰 선명하고 흔들림 없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셀피 촬영이 가능한 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로, 보통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의 화소 수를 갖춰 만족스러운 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는 어드밴스드 매뉴얼 모드로 노출과 셔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으며, 야간 및 스포츠 모드도 선택할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4K 고화질 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어 소중한 추억을 선명하고 아름답게 기록할 수 있다.

코닥의 두 번째 스마트폰, 크게 달라진 성능

Ektra는 코닥이 지난해 출시했던 IM5에 이은 두 번째 스마트폰이다. 코닥은 영국의 전자 업체 불리트(Bullitt)과의 협업으로 지난해 남미에서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출시했으나 시장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한 바 있다. 코닥 이름으로 처음 출시된 스마트폰 IM5은 불리트가 제조했으며, 코닥은 브랜드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개발되었다. IM5는 5인치 터치스크린에 13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5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내장한 안드로이드폰으로, 그다지 눈에 띄는 성능이나 디자인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에 비해 이번 Ektra는 최신 스마트폰에 뒤지지 않는 스마트폰 사양을 탑재했다. 카메라는 전작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으며,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헬리오 X-20 프로세서, 3GB 램 등을 탑재했다. 여기에 3000mAh 배터리를 내장했으며 micro SD 카드를 지원하고 있다.

제원표

그냥 찍기만 하세요

1888년 카메라의 판매에 뛰어든 코닥은 "버튼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You press the button, We do the best)"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하면서, 디지털카메라가 일반화되기 전까지 사진기와 필름 시장에서 큰 입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쫓지 못해 몇 차례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고, 지금은 그래픽 커뮤니케이션과 상품 패키징, 인쇄 분야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실로 코닥의 이번 스마트폰은 디자인과 스펙적인 부분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카메라 애호가들의 반응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Ektra는 스마트폰과 카메라 두 가지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1988년도 코닥의 광고 카피처럼 편리한 사진 촬영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올해 말 영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449 (US$550)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코닥이 이번에 만든 Ektra로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성아 기자 press@appstory.co.kr